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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5~6세(49~72개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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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 다녀온 아이가 가방을 집어던지더니 놀이터에서 놀겠다며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갑니다. '그래 실컷 놀아라' 하며 평화로운 오후의 여유를 만끽하려는 순간, '과연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까?'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아이 뒤를 따라 놀이터에 나가 본 엄마는 깜짝 놀랍니다. 아이는 친구들과 떨어져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습니다.
"너 왜 여기서 혼자 있어? 친구들하고 같이 놀지 않고."
엄마가 물으니 아이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아이는 눈물을 삼키며 모기만한 목소리로 겨우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이 나랑 안 놀아 줘."
이 말에 엄마의 가슴도 무너져 내립니다. 머릿속에서는 왕따니 어쩌니 하는 말들이 왔다 갔다 하고, 속상해하는 아이를 어떻게 달래야 할지 막막할 뿐입니다.
가족 관계에 문제가 있을 때 사회성 발달에 문제
5세 정도가 되면 아이들은 사회성이 발달하면서 부모와 노는 것보다 또래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즐기게 됩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에서 단체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친구 관계는 일생일대의 과제라 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가 되지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면 부모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정도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사회성이란 타인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능력이지요. 이 시기에 형성된 사회성은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므로 친구와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를 내버려 두면 그 성향이 굳어 버려 자기 세계에만 집착하는 '천상천하 유아독존'형이 될 수 있고, 매사에 자신감이 없는 삶을 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사회성의 바탕에는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이는 엄마와의 관계를 통해서 세상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빠나 형제도 아이의 사회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요. 3세까지 가족, 특히 엄마와 친밀한 관계를 경험한 아이는 다른 사람들과 세상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기대를 하게 되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는 친구에게 관심이 별로 없거나 친구를 괴롭힙니다. 또는 친구의 장난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머뭇거리게 되기도 합니다.
흔히 부모는 아이가 사회성이 부족한 경우 친구를 사귀면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교육기관에 아이를 보냅니다. 하지만 집에서 부모, 형제와 관계를 맺기 어려워하는 아이는 유치원에서도 관계를 잘 맺지 못하고 힘들어합니다. 친구나 선생님으로부터 마음의 상처라도 받으면 아예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런 경우에는 먼저 가족들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긍정적인 자아상을 가질 수 있도록 칭찬을 많이 하고 즐거운 경험을 많이 하도록 도와주세요. 용감해지라고 무턱대고 태권도 학원이나 웅변 학원을 보내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사회성이 부족했던 경모가 변화하기까지
첫째 경모는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많은 아이였습니다. 원래 고집이 세고 약간의 불안증도 있었던 터라 자꾸만 자기 세계에서 나오지 않으려 했습니다. 이렇게 세상과 접촉하기를 꺼리는 아이의 문제들은 유치원에 다니는 내내 끊임없이 불거져 나왔습니다. 경모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대신 혼자서 기차를 가지고 놀고 다 함께 모래 놀이를 하는 시간에 단 한 번도 모래에 손을 대지 않았지요. 뿐만 아니라 푹푹 찌는 날씨에도 내복을 입고 다녔으니 당연히 유치원 아이들은 경모를 멀리했지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친구들이 자신과 놀든 말든 경모는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혼자 놀고 있는 아이를 보고 있자면 억지로라도 끌어다 아이들 무리 속에 집어넣고 싶었지만 소용없는 짓인 줄 아니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단은 경모의 성향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했습니다. 당시 장난감 기차에 빠져 있던 아이를 위해 다양한 기차 장난감과 기차가 나오는 책을 사 주고 함께 놀아 주었습니다. 될 수 있는 대로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고자 노력했고 드러나지 않게 조금씩 변화를 유도했습니다.
육아에 무관심하던 아빠도 경모와 시간을 좀 더 보내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가족들과 만나 폭넓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시댁에도 자주 다녔지요. 몇 년 동안은 여름휴가를 아예 시댁에서 보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유치원 선생님에게는 아이가 돌출된 행동을 보이더라도 조금만 참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경모를 보면서 자꾸만 조급해지는 제 마음을 다잡는 일이었습니다. 아픈 아이들과 엄마들을 만나고 그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우리 경모도 언젠가 괜찮아질 거야. 그때까지 믿고 기다리자' 하고 다짐하곤 했지요.
이러한 노력들은 6개월, 1년 이렇게 기간을 정해 두고 한 것이 아니라, 아예 그 노력 자체가 일상이 되도록 했습니다. 소아 정신과 치료는 육체적 질병 치료와 다릅니다. 감기가 걸리면 감기약을 먹고, 나으면 더 이상 약을 안 먹어도 됩니다. 하지만 심리적인 문제는 조금 나아졌다고 해서 그간의 노력을 끊으면 다시 문제가 발생합니다.
경모에 대한 제 나름의 처방은 어느새 저의 일상이 되었고 아이를 바꾸기 위해 시작한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릴 즈음에야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경모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좋아하는 친구와는 깊이 사귀기도 했지요. 그때의 기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경모는 그간의 제 눈물에 보상이라도 해 주려는 듯 친구들과 잘 어울렸고, 지금은 친구들과 즐겁게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친구 관계에 걸림돌이 되는 행동을 고쳐 주세요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면서 애정 관계를 돈독히 만들었다면 이제는 문제가 되는 아이의 행동을 고쳐 줘야 합니다. 아이의 행동별로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은지 소개합니다.
놀림을 받는 아이
아이가 연약한 몸짓이나 표정을 하고 있다면 그것부터 고쳐 줘야 합니다. 자세가 구부정하다면 책을 머리에 얹고 걷는 연습을 시키기도 하고, 말을 할 때도 상대방의 눈을 보며 이야기하게 해 주세요. 좋은 건지 싫은 건지 모를 정도로 불명확한 태도는 놀림을 부추기므로 친구들이 자신을 괴롭힐 때 "싫어" 하고 말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세요. 또한 아이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아이를 감싸 주고 격려해 주어야 합니다.
다른 아이를 괴롭히는 아이
이런 아이 역시 친구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쉽습니다. 최선의 방법은 왜 친구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것입니다. 아이의 하루 생활을 관찰해서 아이가 친절한 행동을 하면 그 즉시 과장될 정도로 칭찬해 주세요.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배우므로 부모가 아이를 친절하게 대하면 아이도 바뀌게 됩니다. "자꾸 그러면 밥 안 준다"는 식의 위협적인 말로 아이들의 행동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아이를 더 공격적으로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
이런 아이에게는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게 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인사를 못 하고 엄마 뒤로 숨거나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인사를 하는 것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데 방해가 되니까요. 이런 아이들은 여러 명의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힘들어하므로 아이 성향에 맞는 한두 명의 친구와 깊이 사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자주 삐치는 아이
가정에서 과잉보호를 받고 자란 아이들은 친구들이 자기에게 장난을 치는 것을 의도적으로 괴롭히는 것으로 착각해 자주 삐칩니다. 아이가 친구 때문에 자주 삐친다면 평소 아이를 과잉보호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고, "친구들이 너와 놀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하며 친구들의 행동을 이해시켜 주세요. 만약 아이의 상처가 너무 깊다면 "나한테 장난하는 게 싫어" 하고 친구에게 직접 표현하도록 가르치세요.
사회성 높은 아이로 만드는 생활 노하우
친구들을 집에 초대한다
아이가 함께 놀고 싶어 하는 친구 몇 명을 초대해서 놀게 한다. 아이는 자기 집에서 놀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감 없이 놀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친구와 노는 재미와 그 방법도 알게 된다.
아이와 성향이 맞는 친구를 사귀게 한다
아이마다 개성이 있어 잘 맞는 친구와 잘 맞지 않는 친구가 있다. 아이는 자신과 잘 맞는 친구가 하나만 있어도 친구들이 놀아 주지 않는다며 속상해하지 않는다.
부모들끼리 친하게 지낸다
부모들이 친해져서 아이들도 함께 놀게 하면 쉽게 잘 어울릴 수 있고, 아이들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쉽게 해결이 가능하다. 여행이나 식사 등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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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친구가 너무 없어요 – 아이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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