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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vs 클렌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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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는 수천 년 전부터 사용되어온 클렌저인데 아마도 고기를 구워먹은 후 그 기름이 잿물(알칼리수)과 섞여 자연적으로 생겨났을 것이다. 지금도 제조 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동식물의 기름에 소듐하이드록사이드(수산화나트륨), 포타슘하이드록사이드(수산화칼륨) 같은 알칼리를 섞어 반응한 덩어리, 혹은 액체가 비누다. 세안용 비누는 코코넛유, 올리브유 등 주로 식물성 기름으로 만드는데 올리브유가 베이스인 것을 특별히 카스틸 솝(castile soap)이라고 부른다. 요즘은 범위를 넓혀 식물성 기름만 쓴 것도 그렇게 부른다.

자연적으로 비누를 만들면 pH9 이상의 알칼리성이 된다. 수제 천연비누에는 글리세린과 남는 유분이 있어서 보습 기능이 있다지만 알칼리성인 건 마찬가지다. 물론 일부 중성이나 약알칼리, 약산성 비누도 있지만 비누 대부분이 그렇다. 정상 피부는 이런 알칼리성 클렌저로 씻어도 곧 약산성으로 돌아오지만, 손상된 피부는 오랫동안 알칼리성으로 있으면서 세균에 취약해지고 건조해진다.

폼 클렌저 중에도 전성분표에 스테아릭애씨드, 미리스틱애씨드, 라우릭애씨드 등 지방산이 먼저 보이고 그 다음 포타슘하이드록사이드 등 알칼리가 나오면 비누가 위주인 죽이나 물 상태의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물속의 금속 이온과 만나 생기는 비누 때는 세면기에만 남는 게 아니라 피부에도 쌓인다. 그래서 매일 비누를 쓰는 사람은 피부와 모발이 푸석하고 뻣뻣하다. 이런 단점 때문에 유럽 등 석회수가 나는 나라의 폼 클렌저는 ‘Soap Free(비누 성분 없음)’라는 걸 강조하기도 한다. 또 현재 국내법상 고형 비누는 공산품이라 화장품법의 관리 밖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누의 장점은 그 알칼리성 때문에 쉽게 썩지 않고 방부제, 인공 색소, 향료 등을 넣지 않은 천연비누일 경우 독성이 없다는 것. 즉, 몸 안에 들어가도 해롭진 않다. 극지성이라 제대로 세안이 안 되어 여드름이 나는 사람(남자 중 많음)은 비누 세안을 하면 피지가 쫙 빠지면서 상태가 나아지기도 한다. 건강한 지성 피부이면서 화학물질에 민감하고, 물이 연수이고, 비누가 약알칼리 정도라면 좋은 클렌저다.

폼 클렌저는 무조건 비누보다 세정력이 약한 것이 아니라 강한 것도 있고 약한 것도 있다. 비누보다도 세정력이 강한 합성 계면활성제(소듐라우릴설페이트,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가 주성분인 것(주로 거품 잘 나고 ‘뽀드득’한 느낌)도 있지만 데실글루코사이드, 포타슘코코일글리시네이트처럼 세정력이 약하고 생분해가 잘 되는 천연 계면활성제를 쓴 것도 있고, 비누 성분과 섞어 만든 것도 많다. 무엇을,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거품, 세정력, pH 등 성격이 다 달라진다. 합성 계면활성제를 쓴 제품이라고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고, 자기 피부에 맞으면서 가능한 순한 제품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폼 클렌저의 전성분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 비누 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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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알레포 비누
클레오파트라가 썼다고 하며 당시 제조법은 전해지지 않지만 유럽으로 전해진 비누의 조상 격. 올리브유에 월계수유 약간을 섞어 6개월에서 3년 가량 숙성을 거쳐 시리아에서 비누 장인에 의해 생산된다.

마르세이유 비누
프랑스 마르세이유 지방에서 생산되어 이름 붙었고 17세기에 루이 14세가 조제법에 대한 칙령을 정해 더욱 수준 높게 발전했다. 기름은 오직 올리브유만을 써서 초록색을 띤다.

아프리카 블랙 솝
시어버터와 나무를 태운 잿물을 반응시켜 만든다는 나이지리아 유래 비누. 시어버터 자체가 훌륭한 보습제인데, 제대로 제품화가 된 제품이라면 모르지만 현지에서 정확한 계량 없이 만들어진 제품은 알칼리 성분이 남아 있을 수 있다.

마르세이유 비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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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배 집필자 소개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지만, 친구들이 연구소로 떠날 때 과감히 패션 매거진으로 눈을 돌려 「쉬크」, 「신디더퍼키」, 「앙앙」 등에서 에디터로 오랜 시간 일했다. 『잇 걸』, 『잇 스타일』, 『서..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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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 코스메틱 | 저자이선배 | cp명지식너머 도서 소개

뷰티 에디터의 화장품 가이드. 화장품에 대한 온갖 궁금증 해결은 물론이고, 자신의 피부 타입과 톤 알아내는 법, 화장품에 들어가는 성분과 질감까지 꼼꼼히 짚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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