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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와 씨씨 크림이 파운데이션과 다른 점은 애초에 보습제가 바탕이 되기 때문에 손으로 펴 바를 수 있고 촉촉하다는 것이다. 색소 농도는 낮더라도 다량의 보습제를 바른 것이라 피부가 바로 촉촉해 보이고, 화장을 안 한 듯 자연스러우면서 자외선 차단 기능이 포함된 것은 자외선 차단제와 로션, 크림 등 보습제 역할과 피부 화장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처음엔 독일 블레미시 밤의 전통을 이어가려는 생각에 색상이 칙칙하게 나왔지만 지금은 독립된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으로서 색상도 화사하고 다양하다. 또 우리나라 특유의 기능성 화장품 인증 제도까지 영향을 미쳐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 미백, 삼중 기능성 제품도 많아졌다. 제형 역시 튜브에 든 크림 타입에서 벗어나 콤팩트에 든 밤 타입, 쿠션에 묻힌 액상 등 거의 모든 형태가 등장했다. 그래서 간편하게 제품 하나로 화장을 하려는 학생, 주부, ‘귀차니스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비비, 씨씨 크림의 가장 큰 단점으론 ‘다크닝(Darkening)’이 꼽힌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소 파우더가 피지에 젖어 어두워 보이는 현상인데 모래가 물에 젖으면 진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분산, 코팅 기술이 동원되고 있지만 애초에 파운데이션보다 보습제가 많아 특히 지성 피부가 다크닝이 빨리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오래가고 색상 표현이 선명한 파운데이션이 괜히 생겨난 게 아니란 얘기다. 비비, 씨씨 크림과 파운데이션의 경계도 점점 모호해지고 있지만 소량으로도 완벽하고 오래가는 피부 표현을 하려면 파운데이션을 써야 한다. 또한 파운데이션의 휘발성 베이스가 날아간 후 파우더를 덧발라 고정을 시키는 게 중요하다.

또 다른 단점은 색상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다. 반투명하단 이유로 두세 가지 색상 밖에 없는 브랜드가 많은데 화장품 회사에서는 이보다 좋을 수가 없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어색한 색을 바르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비비, 씨씨 크림이 유행한 다음부터 전혀 맞지 않는 가면 같은 화장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