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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들으면 서양식 피부관리나 화장이 더 단순한 듯하지만, 현재도 서양 브랜드들이 화장품 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금도 유럽, 미국 등지에서 고가의 첨단 원료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 때문에 뉴욕 세포라나 파리 몽쥬약국 등에서 찾아야 할 화장품들은 여전히 많다. 우선 미국은 각질 제거, 레티놀 등 노화된 피부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코스메수티컬’ 브랜드가 많다. 필링제가 유명한 엑스비앙스, 펩타이드 등 노화 완화 성분이 유명한 스트라이벡틴, 비타민C가 유명한 렉솔 등이 목적이 분명한 고기능성 제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여드름 피부용 제품도 우리나라에선 화장품으로 금지하고 있는 농도를 허가한 것이 많아 약과 화장품의 중간 개념으로 드럭스토어에서 많이 팔린다. 자연주의 제품도 넘쳐나는데 유분기 많고 뻑뻑한 사용감에도 100% 무기 차단 성분인 뱃저 자외선 차단제 등 아이 엄마들이 선호할만한 것이 많다.

유럽 브랜드의 경우는 가장 좋은 점이 대부분 피부 타입을 분명히 명시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더모 코스메틱’으로 분류를 하는데, 사실 거기선 일반적인 화장품이지 특별히 민감하거나 피부과와 관련되어 판매하는 브랜드들이 아니다. 우리나라처럼 두루뭉술하게, 최대한 많은 소비자가 써보도록 유도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어떤 특징이 있는 피부에 쓰는 제품이라고 제품에 명시가 되어 있다. 그래서 드럭스토어에선 ‘이 브랜드의 이 라인, 이 제품’을 쓰라고 안내받기가 쉽다.

유럽은 유기농 화장품들이 굉장히 잘 발달되어 있다. 직접 농장을 운영하고 허브를 키워서 화장품을 만드는 브랜드도 많다. 무조건 피부에 좋다기보다 적어도 미국과 동양권보다는 훨씬 고급스러운 제품을 만들어낸다. 라벤더 워터, 로즈 워터 등 아주 기본적인 유기농 화장품은 한 번쯤 기분 전환용으로 써볼만하다. 해초, 진흙, 스크럽 등 에스테틱 살롱에서 받는 테라피를 집에서 직접 할 수 있는 제품도 많다. 해초팩은 피부에 산뜻한 보습 작용을 하고, 진흙팩은 반대로 피지를 싹 빨아들인다. 우리나라가 목욕탕에서 때를 민다면, 유럽 에스테틱 살롱에선 진흙팩이나 스크럽으로 각질과 피지를 제거한다. 전신용이기 때문에 이런 제품은 진흙가루 3kg, 5kg처럼 대용량이며 당연히 가격도 싸다.

시어버터, 아르간 오일 등 천연 오일도 서양의 전문 브랜드에서 구하는 게 좋다. 서양인은 대체로 산뜻한 질감보다 오일처럼 진득하고 미끄러운 질감을 좋아해서 오일이나 버터 자체를 파는 브랜드가 많으며(록시땅, 눅스와 같은) 원료는 유럽뿐 아니라 아프리카, 호주, 태국 등 여러 곳에서 구하니 순도와 원산지를 따져보는 게 좋다.

얼굴 윤곽 교정을 위한 브론징 파우더는 서양 브랜드, 특히 미국 브랜드에 집중적으로 포진해 있다. 어두운 갈색 콤팩트 파우더인데 큰 브러시에 묻혀서 얼굴 전체를 가무잡잡하게 표현하기도 하고 윤곽선에 발라 셰이딩을 주기도 한다. 지금은 좀 주춤하지만 광물 안료가루만 가지고 파운데이션 대신 화장을 하는 ‘미네랄 메이크업’ 역시 미국에서 대유행했고, 매우 흔한 아이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