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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화장품은 대체로 고가이며 용기도 중후하고 우아한 향기가 난다. 이름만 대면 알아주는 ‘사모님’이 쓰는 브랜드일수록 더 그렇다. 그렇다면 피부에 대한 작용은 어떻게 다를까? 슬프게도 남자 화장품과 마찬가지로 절대다수의 성분이 젊은 여자들도 쓸 수 있는 것들이다.
엄마 화장품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체로 유분이 많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피부 표면이 아니라 속부터 건조해진다. 콜라겐, 엘라스틴 등 피부를 구성하는 단백질이 유연하지 않고 딱딱해지며 히알루론산, 세라마이드 등 피부 속을 보습하는 성분이 줄어들어 깊은 건조감을 느낀다. 그래서 표면이라도 당장 촉촉하게 만드는 것이 유분이 많은 화장품이다. 물론 피부 속 수분을 잃지 않도록 기름막을 쳐주는 역할도 한다. 두 번째, 아주머니들은 ‘빤빤하고 탱탱한’ 느낌을 좋아한다. 질감을 얼마나 잘 만들었느냐에 따라 ‘그 제품이 좋다, 나쁘다.’로 입소문이 갈리기도 한다. 젊은 층은 기피하는 미네랄 오일(크림이 ‘착 달라붙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이 든 제품도 많고, PVP(폴리비닐피롤리돈) 같은 피막 형성제가 바르자마자 탱탱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세 번째로 주름 개선, 미백 성분이 들어간 제품이 많다. 바르면 바를수록 변화가 좀 있어야 하기도 하고, 그것 자체가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할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유수의 대기업이 좀 더 강력하고 특색 있는 성분을 만들어 넣기 위해 경쟁을 하곤 한다. 하지만 젊은 사람이 쓰는 화장품에도 그 성분이 들어간 제품이 있고, 단지 젊다고 해서 트러블이나 내성이 생기진 않는다. 만약 트러블이 생긴다면 대개 지나친 유분과 피막 형성제, 향료 때문이다. 만약 중년 이후의 여성인데 그런 제품을 쓰고 트러블을 겪는다면 유아용, 청소년용 뭐라도 좋으니 자기 피부 타입에 맞는 순한 화장품을 쓰는 게 좋다. 중년 이후 여성이라고 다 건성 피부인 것도 아니고 지성 피부, 민감성 피부 다 있다.
엄마 화장품은 대개 ‘단지’에 들어 있다. 보통 튜브나 펌프에 든 것은 쓰기 귀찮아하기 때문인가 보다. 하지만 손가락이 들락날락하는 단지에 잘 썩는 기름, 식물 추출물 등이 담겨 있으면 그만큼 보존을 잘 하기 위해 살균제 등을 넣어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인 설화수 소선보 크림은 겉은 단지형인데 뚜껑을 열면 펌프형이다. 고객층의 선호도를 반영한 용기라고 할 수 있다.
엄마들은 최소 다섯 가지에서 열 가지는 바르는 것 같다. 아침용, 저녁용 나눠서. 맨얼굴로 잠자리에 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쩌면 건조한 것보다도, 맨 피부가 드러났을 때 눈에 띄는 잡티, 잔주름 같은 데에 대한 내성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진짜 피부다. 그 피부가 원하는 것은 충분한 유분일 수도, 미처 떨어져나가지 못한 묵은 각질을 벗겨내는 것일 수도 있다. 또 좀 더 기능이 우수한 자외선 차단제일수도, 향이 없는 순한 로션일 수도 있다. 엄마들도 무작정 비싼 화장품이 아닌, 자신의 맨 피부에 관심을 갖고 정말 써야 할 것이 무엇인지 찾아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열 가지 바를 걸 서너 가지로 줄일 수 있고, 피부 상태는 훨씬 나아지며 노화도 늦출 수 있다. 엄마 화장품 설명서에 끝도 없이 이어진 화장품 사이의 화살표, 이제 그걸 맹목적으로 따르는 건 그만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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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에디터의 화장품 가이드. 화장품에 대한 온갖 궁금증 해결은 물론이고, 자신의 피부 타입과 톤 알아내는 법, 화장품에 들어가는 성분과 질감까지 꼼꼼히 짚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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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엄마 화장품의 정체는 무엇인가? – 잇 코스메틱, 이선배, 지식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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