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살면서 자외선의 무서움을 체험한 적이 몇 번 있다. 오래 전 영화 〈반지의 제왕〉의 배경이 된 뉴질랜드의 눈 덮인 산 위로 화보 촬영을 떠났다(눈밭+높은 고도는 자외선 양이 가장 많은 곳이다). 곧 자외선 차단제를 빠뜨렸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땐 자외선에 대한 경각심이 요즘처럼 강하지 않았던 터라 다른 이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그나마 모자와 마스크로 가린 나와 스태프들은 괜찮았는데, 괜찮다며 맨얼굴로 버틴 포토그래퍼 선배는 한 달도 더 가는 화상을 입었다.
남편 친구들은 하이킹, 요트, 테니스 등 야외 스포츠를 즐기면서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습관이 없었다. 얼마 전 단체 사진을 찍은 후 우연히 10년 전 사진과 비교해 보게 됐다. 다들 어느 정도 늙은 건 어쩔 수 없겠지만 특히 야외활동을 많이 즐긴 사람, 피부가 흰 사람들은 마치 큰형님처럼 보였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광노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난 늘 촌스럽게 양산에 선글라스, 때론 자외선 차단 장갑까지 ‘장착’하고서야 햇빛 아래 나서서 ‘뱀파이어’라는 놀림을 당했지만 지금은 그러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자외선은 우리가 보는 햇빛(가시광선)보다 에너지가 강한 빛이다. 파장이 짧을수록 강한데 자외선A, B, C 순으로 강해지며 그 다음은 엑스레이다. 다행히도 C부터는 대기에 의해 차단이 된다. 자외선A는 피부를 검게 하고, 늙게 하고, 피부 아래층까지 침투하며 B는 A보다는 피부 침투 깊이가 얕지만 벌겋게 화상을 입히고 시간을 두고 주근깨, 기미 등이 생기게 하며 피부암을 유발한다.
UV 코팅이 된 양산의 경우 실험적으로는 80~90%의 자외선을 차단한다. 하지만 그건 양산 위에만 자외선을 쬐었을 때고 실제론 시멘트 바닥, 건물 벽 등으로부터 반사되는 양이 만만치 않아 차단율이 훨씬 떨어진다. 그래서 최후의 방어막이 바로 자외선 차단제인데 호주처럼 자외선이 강하면서 백인이 많은 곳에선 피부암 문제가 끊이지 않아 국가 주도로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한다. 우리나라에선 요즘 사람들이 자외선 차단제를 너무 써서 비타민D 합성이 안 된다고 걱정하는 의사들이 있다. 하지만 자외선 차단제가 그 정도로 온 몸을 철통 방어해주진 못하며, 또 비타민D 합성을 굳이 얼굴로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글
출처
뷰티 에디터의 화장품 가이드. 화장품에 대한 온갖 궁금증 해결은 물론이고, 자신의 피부 타입과 톤 알아내는 법, 화장품에 들어가는 성분과 질감까지 꼼꼼히 짚어준다.
전체목차
화장/미용과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