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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하고 안전한 화장품을 쓰겠다고 하지 않을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하지만 인간 세상이라는 게 그렇게 이상만큼 완벽하진 않다. 화장품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선 수천 년의 화장품 역사를 통해 꾸준히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중이다.
“유럽의 귀족 부인들이 쓰던 화장품이래. 사드리니까 어머니가 너무 좋아하시는 거 있지? 화장대가 빛이 난다고.”, “질감이 쫀쫀한 게 바르자마자 피부가 탱탱해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어머, 이거 향기 너무 좋다. 마치 꽃밭에 온 것 같아!” 등 화장품은 피부에 좋으라고 바르는 건데, 사람들은 무심코 위와 같은 이유로 좋지 않은 성분을 같이 바르고 있다. 화장품 회사들이 그다지 좋지 않거나 나쁜 걸 알면서도 그런 성분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화장품이란 ‘상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물질들일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그 결과물로 나타나는 촉감, 향, 용기, 색상 등을 그만큼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많이 우려먹은 사연인데 모 고가 브랜드의 크림과 에센스 론칭 행사장에서 만난 브랜드 홍보 담당자들 얼굴에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울긋불긋, 오톨도톨, 전형적인 화장품 트러블이었다. “얼굴이 왜 그러세요? 지난번엔 이렇지 않으셨잖아요?” 심지어 아르바이트 학생까지 같은 트러블이 있었다.
유난히 향이 강하던 그 제품은 안티에이징 제품이었는데 다량으로 들어간 유분과 피막형성제(막을 만들어 탱탱하게 느껴지는 성분), 다양한 식물 추출물 중 무언가에 의해 트러블이 생긴 것이다. 비싸서였는지 시험을 해야 해서인지 다들 그 제품을 미리 발랐나 보다. 그럼에도 직업적인 이유로 어떻게든 화장으로 얼굴 상태를 감추고 제품이 좋다고 말해야 했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화장품 성분에는 영화 제목처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있다. ‘좋은 놈’은 독성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거의 없으면서 내 피부가 필요로 하는 성분이다. 건성 피부에 코코넛 오일에서 합성해 사람의 피지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카프릴릭/카프릭트리글리세라이드’를 나무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순한 데다 건성 피부의 상태가 좋아지도록 하는 성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성분이 썩지 않도록 넣는 방부제나 화장품 색이 좋아 보이도록 넣는 합성 색소(타르 색소)는 피부엔 좋지 않은 성분이다. 나쁜 줄 알면서도 화장품이란 걸 만들어야 되니까 법 규제하에서 넣는 것이다.
반면 건성 피부용인데 시원하게 한다고 알코올을 넣었다면 그 피부 상태에 맞지 않으니까 결과적으로 ‘나쁜 놈’이다. ‘이상한 놈’은 피브이피처럼 피부에 직접적 영향은 없지만 막을 만들어 마치 화장품을 바른 후 피부가 탱탱해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성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득이 안 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바르면 피지 배출과 각질 탈락을 막아 여드름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 밖에도 화장품 성분이 하나로 섞이도록 하는 계면활성제, 점성이 생기라고 넣는 점증제 등 실제 작용은 없는 성분들, 소량이지만 화장품 이름에 걸맞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넣는 희귀 성분들이 참으로 많다. 속되게 말하면 ‘바람잡이’인 셈이다.
인기 많은 대부분의 화장품은 이렇게 좋은 성분뿐 아니라 나쁜 성분과 그 화장품의 느낌을 살려주기 위해서 들어가는 성분이 뒤죽박죽 섞여 있다. 엄밀히 말해 좋은 화장품은 피부에 좋은 성분만 들었고 나쁜 성분은 최대한 뺐으며 쓸 데 없는 성분도 생략한 제품이다. 이런 제품들이 분명 있지만 방부제를 순한 걸로 쓰는 만큼 사용기한이 짧아져 보관을 잘못하면 썩을 수 있고(수출도 못 함), 향료를 안 넣어서 냄새가 이상하며, 점도도 떨어져 발라도 바른 것 같지가 않고, 당장 효과가 없다며 무수한 타박을 받을 수 있다. 발라보고 순위를 정하는 TV 뷰티 프로그램에서 상위권에 랭크되지 못함은 물론이다.
나쁜 화장품은 내 피부에 필요한 기능을 하긴커녕 나쁜 영향만 끼치는 제품을 말한다. 쓰면 쓸수록 피부가 나빠진다. 과거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비싸게 팔던 토너 같은 것에 유독 많았다. 물, 알코올, 향료, 방부제, 합성 색소가 성분의 거의 전부다. 피부가 촉촉하고 매끄러워질까 해서 비싼 돈 주고 샀는데 물 말고는 해만 되는 성분인 것이다. 이런 제품은 지금도 있으며 적어도 그런 제품은 알아보고 피하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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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에디터의 화장품 가이드. 화장품에 대한 온갖 궁금증 해결은 물론이고, 자신의 피부 타입과 톤 알아내는 법, 화장품에 들어가는 성분과 질감까지 꼼꼼히 짚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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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내가 쓰는 화장품, 안심해도 될까? – 잇 코스메틱, 이선배, 지식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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