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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비비, 씨씨 크림 등이 유행하면서 파우더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예전엔 ‘콤팩트’라 부르는 프레스트 파우더를 예쁘고 고급스러운 걸로 들고 다니는 게 여자들의 로망이었다. 더욱 옛날 얘기로 돌아가면 우리나라는 파우더 제조 기술의 선진국이었다. 삼국시대 고분벽화에서도 얼굴을 하얗게 화장한 것을 볼 수 있고, 특히 신라는 아름다운 육체에 아름다운 정신이 깃든다는 ‘영육일치 사상’을 지니고 있어 남자 청소년인 화랑들이 백옥처럼 곱게 백분을 발랐다. 서기 692년에는 승려가 일본에 건너가 곱고 부착이 잘 되는 연분 제조 기술을 전파한 기록도 있다.
오랜 세월이 흘러 서양 최초의 상업적 파우더는 1882년 겔랑에서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선 유럽, 미국, 일본 등 외제품이 물밀 듯 들어오던 일제시대에 국산품 박가분 대란이 일기도 했다. 종로4가에서 포목점을 하던 박승직(현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의 조부)의 부인 정정숙 여사가 며느리와 함께 가내수공업으로 만들어 포목점에서 팔았는데 하루에 5만 갑을 판 적이 있을 정도로 히트상품이었다고 한다. 박가분은 손에 덜어 물을 더한 후 개어서 얼굴에 바르면 그야말로 하얗게 되는데, 어떤 양반댁 마나님이 어디까지, 얼마나 바르는 줄 몰라 많은 양을 목과 귀까지 바르고 남편을 기다렸다가 남편이 귀신일 줄 알고 기겁했다는 우스갯소리도 전해 내려온다.
파우더는 파운데이션이 나오기 전까지 유구한 역사를 지닌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이었다. 파운데이션이 나온 후에는 유분기를 줄이고 고와 보이도록 마무리를 하는 제품이 되었지만, 요즘은 훨씬 그 용도가 다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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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에디터의 화장품 가이드. 화장품에 대한 온갖 궁금증 해결은 물론이고, 자신의 피부 타입과 톤 알아내는 법, 화장품에 들어가는 성분과 질감까지 꼼꼼히 짚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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