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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셔너, 트리트먼트, 세럼은 뭉뚱그려서 모발을 코팅해서 촉감이 매끄러워지게 하는 실리콘, 합성 수지(피막 형성제), 합성 및 천연 기름과 왁스, 수성 보습 성분, 모발과 비슷한 단백질 등이 주성분이다. 그 조합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컨디셔너는 모발을 약산성으로 되돌려주며 보습 성분으로 가볍게 코팅해 미끄럽게 하고, 트리트먼트는 그보다 유분이나 막을 만드는 성분이 더 많으며, 세럼이나 헤어 매니큐어 등은 실리콘이 주를 이루어 갈라지고 일어난 모발 겉에 보호막을 만들어주는 기능을 한다.

소비자들이 상상하는 건 모발이 영양분을 흡수해서 안쪽이 촘촘히 채워지고 표면도 되살아나는 장면이겠지만 모발은 죽은 세포이기 때문에 어떤 성분도 이미 손상돼서 파괴된 모발을 원상태로 되돌리진 못한다. 잠시 표면을 코팅했다가 머리를 감으면 씻겨 나가기를 반복하는 것이 모든 헤어 케어 제품의 역할이다. 컨디셔너와 트리트먼트는 둘 중 하나만 써도 되고(트리트먼트 하는 날엔 컨디셔너 생략 가능), 세럼은 손상된 모발 끝 위주로 드라이하기 전에 쓰면 좋다.

자연 친화적인 제품은 ‘실리콘 프리’, ‘합성 폴리머 프리’를 강조하기도 하는데 단단한 막이 덜 생길 뿐 기름, 왁스, 보습 성분 등으로 모발을 코팅하는 건 마찬가지다. 실리콘은 보송보송하면서 볼륨감 있게 모발을 코팅하고 떡이 지지 않는다. 반면 실리콘과 합성 폴리머가 없는 제품은 그야말로 모발에 로션이나 크림을 바른 것처럼 보습력만 있다. 대신 쉽게 씻겨나가기 때문에 비듬이 잘 생기거나 모공이 잘 막히는 두피에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