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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렌징 오일은 유분 함량이 가장 많은 메이크업 리무버다. 물론 물로 잘 헹궈지지만 그 기름이 다 씻기는 것은 아니다. 어떤 클렌징 오일이든 베이스가 되는 오일이 어느 정도는 피부에 남는다. 이것이 클렌징 오일의 보습 효과이고, 베이스 오일이 좋은 것이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성 피부는 굳이 클렌징 오일을 쓸 필요가 없다. 피부 속에서 기름이 퐁퐁 솟아나오고 있는데 유분을 남기는 제품을 사용하면 트러블 발생 확률만 높일 뿐이다. 클렌징 오일을 오랫동안 쓰면서 여드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수많은 지성(脂性)인을 보게 된다. 모든 클렌징 오일이 여드름을 유발하는 건 아니지만 클렌징 오일을 쓴다는 것만으로도 그런 성분이 들어갈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이소프로필팔미테이트, 이소프로필미리스테이트, 미네랄 오일이 베이스인 제품이 그렇다. 이소프로필미리스테이트는 모공을 막는 정도가 0~5 중 5로 최고 등급(1989, James E. Fulton. JR), 이소프로필팔미테이트는 4로 높으며 클렌징 오일 베이스로 많이 쓰인다.

미네랄 오일은 연구 결과에서는 0~2로 낮은 편이지만 실제로는 좁쌀 여드름이 심해지는 사례가 많다. 입자가 매우 작아 쉽게 피부에 스며들고 화장을 잘 지우며 끈적이지 않고 가벼워서 지성 피부용 클렌징 오일에 잘 쓰인다. 하지만 그만큼 모공과 각질층에 남기 쉽기 때문인 듯하다. 또 다른 문제는 클렌징 오일을 쓴 후 미끈거리는 느낌이 싫다고 세정력이 강한 폼 클렌저로 박박 씻는다는 것이다. 방금 바른 클렌징 오일이 씻겨나가 뽀드득하게 느껴질 정도면 피부 보습막도 거의 다 씻겨나갔다고 보면 된다. 덕분에 모공에 오일은 남은 채 각질층은 건조해질 수 있다. 클렌징 티슈 중 기름에 적셔 있는 것(예 : 맥 와이프스)도 클렌징 오일과 마찬가지다.

클렌징 크림은 오일 다음으로 유분이 많지만 요즘 워터 베이스인 것도 많아서 제품을 잘 읽어보면 그런 문구를 찾을 수 있다. 클렌징 밀크는 클렌징 크림보다는 유분이 적다. 이것들 역시 중성이나 건성 피부엔 괜찮지만 굳이 지성이 쓸 필요는 없다.

수분이 훨씬 많은 제형은 클렌징 워터, 클렌징 젤(리퀴드), 또는 클렌징 티슈 중 클렌징 워터가 적셔져 있는 것이다. 같은 클렌징 워터나 티슈라도 계면활성제로 무엇을, 얼마나 넣었는지, 어떤 입자를 이루고 있는지에 따라 세정력은 다 다르다. 유럽 브랜드 중 그냥 닦아내기만 하면 되고 따로 물 세안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들이 있는데, 피부에 남아도 되는 순한 유화제를 썼다는 뜻이지만 물 세안을 한 번 하는 게 낫고 지성 피부의 경우 세정력 약한 폼 클렌저를 조금 써서 한 번 더 세안을 하는 게 모공에 남은 노폐물을 씻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지성 피부인데 클렌징 워터만 쓰고 며칠 지난 후 트러블을 경험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하지만 클렌징 워터를 쓰고 또 강력한 폼 클렌저를 쓰면 지나친 세안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클렌징 워터+폼 클렌저’의 이중 세안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다. 하지만 클렌징 워터를 먼저 쓰면 화장이 두꺼운 부위를 순간적으로 닦아낼 수 있어서 편리하다.

클렌징 젤은 대부분 수성이지만 간혹 오일 성분인 것이 있다. 젤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상 클렌징 오일인 제품이다. 이런 제품은 대개 ‘오일 젤’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는데 잘 안 보이는 것도 있어 지성 피부는 주의해야 한다. 또 일명 ‘프랑스 약국 화장품’, ‘더모 코스메틱’ 브랜드에선 ‘젤 무쌍’이 눈으로 보기엔 젤이지만 물을 섞어 거품을 내 쓰는 폼 클렌저다. 이런 제품을 국내로 들여올 때 ‘클렌징 젤’이란 이름을 붙여(예 : 비쉬 클렌징 젤) 소비자가 그냥 얼굴에 문질러 쓰기도 한다. 그러면 세정력이 너무 강해 헹굴 때 거품이 많이 나고 피부도 건조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