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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서양, 화장품 종류마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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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화장품

다양한 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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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있는 서양인 친구들은 내가 화장품 종류에 대해 얘기하면 무슨 소리인지 잘 알아듣지도 못한다. “뭐? 화이트닝 에센스? 그게 뭐야?”, “그런데 대체 비비 크림이 뭐야? 틴티드 모이스처라이저하고는 다른 건가?” 1950년대 이후 일본을 위시해 아시아 경제가 발전하면서 동양 여성에게 어울리는 화장품이 대거 생겨났다. 미백 제품, 밀크 로션, 에센스, 트윈 케이크, 메이크업 베이스, 아이 크림, 비비 크림, 롱 래쉬 마스카라 등 수없이 많다.

‘서양에도 그런 건 있을 텐데…….’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있긴 있되 동양에서 아이디어를 따왔거나 비슷하되 목적이 다른 것들이다. 미백 제품만 해도 백인은 하얘지고 싶어 하지 않으며 오히려 브론저 등으로 가무잡잡하게 만드는 걸 좋아한다. 스킨 라이트너란 종류가 있는데 약과 비슷해서, 심한 잡티가 있는 부위를 탈색시키기 위한 용도다. 그래서 미국에선 우리나라에서 금지된 하이드로퀴논이란 성분을 허가하고 있다.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이자 화장품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한 사람은 동양에서 판매할 ‘화이트닝’ 제품을 만들자는 제안에 심히 갈등을 했다는 후문이 있다. 피부색을 희게 만드는 게 굉장히 부자연스러우며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양에서 미백 제품을 아무리 찾아봐야 매우 발견하기 어려우며 찾는다 하더라도 독한 잡티 제거용이거나 가볍게 각질만 제거해주는 정도다.

밀크 로션 타입은 서양에선 얼굴과 몸에 동시에 바르는 보디 로션에 많다. 그것도 이름이 모이스처라이저인 게 대부분이고 로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서양에서 로션은 물보다 조금 걸쭉한 액체 제품을 말한다. 벌레 물린 데 바르는 칼라민 로션이 대표적이다. 밀크 로션 제형이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레 데마끼앙’이라고 해서 클렌징 밀크가 많다. 그것도 아침, 저녁 할 것 없이 레 데마끼앙을 얼굴에 문지르고 미네랄워터나 토너를 묻힌 화장 솜, 해면 등으로 얼굴을 닦아낸다.

서양 브랜드의 클렌징 밀크는 우리나라 사람이 쓰려면 건성 피부에나 맞다. 서양 사람들이 그 다음 단계로 쓰는 토너가 우리의 스킨보다 훨씬 세정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나 일본 등의 아시아에선 두드려 흡수시키는 화장수가 주라면 서양에선 세안 대신 얼굴을 닦아내는 토너 용도라 알코올이나 계면활성제가 대체로 많이 들었다. 이런 제품을 우리나라 식으로 얼굴에 두드려 바르면 건조하고 자극적일 수 있다.

서양인은 보습제로 로션보다 크림이나 밤 타입을 선호하며 대체로 유분감이 많다. 우리나라처럼 젊은 사람들도 단계별로 바르는 게 아니라 주로 중년층 이상 여성이 건조함을 느낄 때 하나만 바르기 때문이다. 에센스는 서양엔 아예 없는 말로, 에센스 하면 보통은 향수 재료로 들어가는 에센셜 오일을 연상한다. 우리나라와 일본 기준 에센스는 서양에선 세럼이며 그나마 없는 브랜드가 대다수다.

아이 크림은 지금은 서양 브랜드에도 많이 퍼졌지만 원래 프랑스에서 중년층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에스테틱 살롱 브랜드에 많았다. 젊은이들이 대중적으로 쓰는 브랜드에는 별로 없고, 보통은 얼굴에 바르는 보습제를 눈가에도 바르지, 눈가에 따로 신경 쓰지 않는다. 대신 눈가의 깊은 주름을 완화시키기 위한 제품은 꽤 있는데 그것도 중년층 이상에서 정말 필요한 경우에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편이다.

메이크업 베이스는 유럽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에서 얼굴의 울긋불긋함을 보정하기 위해 만든 제품인데, 우리나라로 건너오면서 필수품이 되다시피 했다. 서양인은 특별히 붉은 기가 있지 않은 한 메이크업 베이스를 잘 바르지 않는다. 피부색을 다른 색으로 바꾸는 걸 어색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프라이머는 서양에서도 근래에 생긴 아이템으로 원래 일부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에만 있었다. 모공과 잔주름을 메운다는 건 동양인이 중시하는 개념이다. 서양인은 파운데이션 다음에(혹은 파운데이션도 생략하고) 브러시에 파우더를 묻혀서 마구 돌리듯 칠한다. 피부 결보다도 건강한 피부색과 윤곽을 드러내는 것이 베이스 메이크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하지만 최근 동양에서 히트한 프라이머 종류를 서양의 큰 브랜드에서도 많이 내놓고 있다.

마스카라 역시도 다르다. 서양인의 속눈썹은 대개 길고 위로 올라가 있어서 묽으면서 자연스럽고 진하게만 만들어주면 좋은 마스카라라고 생각한다. 반면 동양인은 마스카라 질감이 딱딱해 속눈썹이 바짝 올라가면서 섬유질 등이 들어 있어 길이와 볼륨까지 연장시켜주기를 원한다. 이러한 이유 탓에 서양의 유명한 화장품 대기업들은 대부분 동양인을 위한 화장품을 따로 기획하거나 동양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한다.

TIP
• 미백 제품은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찾는다.
• 서양 브랜드의 토너엔 알코올, 계면활성제가 많이 들어 있을 수 있다.
• 서양 브랜드에서 건성 피부용 크림을 찾으면 정말 유분이 가득한 제품을 받는다.
• 에센스는 다기능 제품이 아니며 목적이 뭔지를 생각하고 찾아야 한다.
• 서양 브랜드의 파우더는 보통 브러시를 굴려 쓰지, 곱게 밀착시키는 용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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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배 집필자 소개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지만, 친구들이 연구소로 떠날 때 과감히 패션 매거진으로 눈을 돌려 「쉬크」, 「신디더퍼키」, 「앙앙」 등에서 에디터로 오랜 시간 일했다. 『잇 걸』, 『잇 스타일』, 『서..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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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 코스메틱
잇 코스메틱 | 저자이선배 | cp명지식너머 도서 소개

뷰티 에디터의 화장품 가이드. 화장품에 대한 온갖 궁금증 해결은 물론이고, 자신의 피부 타입과 톤 알아내는 법, 화장품에 들어가는 성분과 질감까지 꼼꼼히 짚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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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나에게 꼭 맞는 화장품 찾기 1. 스킨 케어 제품 2. 메이크업 제품 3. 보디 & 헤어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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