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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문과 서전문은 다른가?
관련 장소 | 돈의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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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3년 6월 19일, 풍수지리학자 최양선(崔揚善)은 지리로 보면 도성의 장의동문(藏義洞門)과 관광방(觀光坊) 동쪽 고갯길은 경복궁의 좌우 팔에 해당하니 사람들의 통행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종이 그의 말을 받아들여 돈의문을 닫았다. 대신 새로 문을 하나 만들었는데, 그 문이 바로 도성 서쪽에 있는 서전문(西箭門)이다. 이 서전문은 돈의문과는 다르다. 야샤에는 안성군 이숙번의 집이 인덕궁 소동 앞에 있었는데 돈의문 길이 자신의 집 앞을 지나자 문을 옮겼다고 하는 말도 돌았다. 사람들의 빈번한 왕래가 싫었던 이숙번이 돈의문을 폐쇄하고 새로 서전문을 만들어 그리로 통행하게 한 것이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이숙번의 집을 '색문가(塞門家)', 즉 성문을 막은 집이라 불렀다고 한다. 새문안은 새문에서 발전된 말이고 새문은 또 색문가에서 출발했으니, 지명을 따져보면 풍문만은 아닌 듯하다.
서전문의 위치는 아마도 사직터널 부근일 것으로 추정하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1418년 8월 1일 《태종실록》에는 서전문에 관한 기록이 보인다. "내가 인덕궁에 가려는데, 성녕대군의 집이 길가에 있으니, 이를 보면 반드시 애통한 마음이 생길 것이다. 이를 피하고자 서전문으로 돌아 숭례문으로 나가려 한다."
1422년(세종 4년) 2월 23일에는 도성의 역사를 마무리하면서 서전문을 막고 다시 돈의문을 설치했다. 그러니까 조선의 서쪽 문인 돈의문은 사대문 중 가장 늦게 생긴 셈이다. 서전문은 그 뒤로 역사에서 사라졌다.
영조 때는 돈의문이 경희궁과 가까우니 인마(人馬)의 시끄러운 폐단이 많아 출입을 통제해야 한다는 병조의 청원에 따라 매일 경영고(京營庫)에서 공상(供上)할 때만 문부장(門部將)이 문을 열었다가 닫도록 했다. 이후 돈의문은 한동안 특별한 일이 없으면 폐쇄됐다. 그러나 통행이 너무 불편하다는 말이 많아 다시 영조는 완전 개방을 명한다. 가끔 돈의문 밖에 호랑이가 출몰해 사람을 다치게 하는 일이 있었다는 기록도 보인다.
《한경지략》을 보면 경희궁 정문인 흥화문(興化門) 현판은 이신(李紳)이 썼다고 한다. 이 현판 글씨가 명필로 어찌나 빛이 나던지 캄캄한 밤에도 환하게 고개를 비추므로 그 앞의 지명을 야조가(夜照街)라 하였고 그 동네를 야주현이라 불렀다는 기록도 보인다.
경희궁 흥화문은 일제가 남산 아래 장충단 공원에 이토 히로부미를 추모하는 박문사를 건립하면서 절문으로 쓰기도 하고 이어 해방된 뒤에는 신라호텔 정문으로 이용되다 1988년 경희궁 복원 사업 때 지금의 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원래 자리에 서지는 못했다. 그 문의 원래 자리에는 구세군회관 건물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희궁은 일부만이 복원됐으나 세종문화회관 뒤로는 경희궁의 흔적이 담긴 지명들이 존재한다. 종로구 당주동(唐珠洞)은 옛 지명인 당피동(唐皮洞)과 야주현(夜珠峴)의 앞뒤 글자를 합한 것이다. 또한 경희궁 북문이 무덕문(武德門)인데 이 문 이름을 딴 무덕동(武德洞)이 있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조선왕조 역대 임금들의 실록(實錄)을 통칭하는 편년체 사서. 태조에서 철종까지 472년간에 걸친 25대 임금들의 실록 28종을 일컫는다. 국왕이 교체될 때마다 사관들이 다양한 자료들을 모아 편찬했다. 1,893권 888책. 필사본·영인본.
한경지략(漢京識略)
조선 시대 한성(漢城)의 역사를 간략하게 서술한 책. 연대는 미상이며, 저자는 유득공의 아들 유본예로 추정되는 수헌거사(樹軒居士)다. 2권 2책. 필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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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도성을 둘러싸고 있는 안산, 인왕산, 북악산, 낙산, 남산을 시작으로 서울의 성곽, 마을, 강으로 이어지는 한양의 역사를 하나하나 탐색한다. 조선의 왕, 지식인,..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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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돈의문과 서전문은 다른가? – 서울, 한양의 기억을 걷다, 김용관, 인물과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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