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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야기 조선
왕조사

기해·병오박해

계속되는 천주교 박해

한편 순원왕후가 수렴청정을 하던 시기, 천주교에 대한 박해가 대대적으로 재현되었다. 순조 1년(1801) 신유박해로 천주교도가 어느 정도 약해졌으나, 헌종 1년(1835) 겨울 프랑스 나백다록(羅伯多祿 : 원 이름은 모방) 신부가 몰래 압록강을 건너 서울로 들어왔고, 얼마 안 있어 정아각백(鄭牙各伯 : 원 이름은 샤스탕)이 조선주재 주교로 임명되어 역시 몰래 서울로 들어오면서 천주교 교세가 다시 확장되었다. 당시 풍양 조씨 조인영 등이 안동 김씨 세도를 서서히 누르면서 정권을 장악해 갈 때였다. 조인영 등은 천주교 문제를 정권 장악을 위한 계기로 삼으려 하였다.

그리하여 헌종 5년(1839) 조정에서는 대대적인 천주교도의 색출을 포도청에 지시하였다. 이로부터 시작된 것이 이른바 기해박해였다. 기해박해는 1년 이상 지속되었다. 이 기간 동안 포도청에서 천주교도를 체포하면, 먼저 배교(背敎)를 유도하였다. 그래서 만약 천주교 신자들이 배교를 인정하면 그대로 풀어주고 그렇지 않으면 모두 처형하였다. 천주교도를 압박하는 조정의 대책이 갈수록 강해지자, 당시 조선에 들어왔던 프랑스 신부들이 하나둘씩 자수하였다. 이들은 일단 서울로 압송된 후 신문을 받다가 8월 14일 모두 처형되었다. 이 기해박해 때만도 약 70여 명 이상이 처벌되었다. 기해박해가 마무리되던 즈음인 10월 18일 조인영은 대왕대비를 움직여 장문의 〈척사윤음〉을 발표하였다.

이후에도 천주교 탄압은 계속되다가, 헌종 12년(1846) 김대건 신부가 체포되었다. 김대건은 순조 21년(1821) 충청도 내포지방의 솔뫼에서 출생하여, 어려서부터 집안의 영향을 받아 천주교를 신앙으로 하였다. 그러다가 앞서 조선에 몰래 들어왔던 나백다록 신부의 추천을 받아 15세 때 마카오로 건너가 그곳에서 신학공부를 하였다. 당시 나백다록 신부가 유학생으로 추천한 사람은 김대건 이외에도 최양업·최방제 등이 있었다. 헌종 11년(1845) 1월에 귀국한 김대건은 당시 조선교구 교구장이었던 페레올 등과 함께 포교에 전력하였다. 다음해 그는 만주에 있던 메스트로 신부 등을 맞아들이기 위해 여러 모로 노력하던 중 황해도 연안에서 청나라 배에 서신 등을 전해주고 돌아오다가 순위도에서 체포되었다. 김대건이 체포된 후 그의 처리에 대해서 헌종은 당시 조정대신들과 논의하였다.

“김대건(金大建)의 일은 어떻게 처치할 것인가?”

헌종이 이렇게 말하자, 영의정 권돈인은 강경한 입장으로 말하였다.

“김대건의 일은 한 시각이라도 용서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 사교(邪敎)에 의탁하여 인심을 속여 현혹하였으니, 그 한 짓을 밝혀 보면 오로지 의혹하여 현혹시키고 선동하여 어지럽히려는 계책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사술뿐만 아니라 그는 본래 조선인으로서 본국을 배반하여 다른 나라 지경을 범하였고, 스스로 사학(邪學)을 칭하였으며, 그가 말한 것은 마치 공동(恐動)하는 것이 있는 듯하니, 생각하면 모르는 사이에 뼈가 오싹하고 쓸개가 흔들립니다. 이를 안법(按法)하여 주벌(誅罰)하지 않으면 구실을 찾는 단서가 되기에 알맞고, 또 약함을 보이는 것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자 헌종도 역시,

“처분해야 마땅하다.”

하고 판결하였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7월 25일 헌종은 김대건을 효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렇게 김대건의 처형이 결정된 후 9월에 프랑스 동양함대가 충청도 홍주에 출현하였다. 프랑스 함대는 기해박해 때 프랑스 선교사가 죽은 사실을 추궁하며 이를 기회로 조선과 통상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조선으로서는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9월 16일 새남터에서 김대건을 처형하였고, 며칠이 지난 9월 20일에는 현석문·임치백 등을 처형하였다. 이를 병오박해라 한다.

절두산 천주교 성지

1866년 병인양요 때 전국 각지에 척화비를 세움과 동시에 1만여 명의 천주교 신자들을 붙잡아 이곳에서 처형한 데서 연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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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집필자 소개

국민대학교 문과대학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사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선후기 정치사를 전공했으며, 현재 국민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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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조선왕조사
이야기 조선왕조사 | 저자이근호 | cp명청아출판사 도서 소개

조선왕조 500년의 인물과 사건을 대화 형식으로 서술한 <이야기 조선왕조사>. 조선의 역사를 '이야기식'으로 정리하면서 500년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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