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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없이 과도한 기본급과 천문학적인 보너스와 퇴직금을 챙기면서도 세제 혜택까지 누리는 배부른 자본가를 의미하는 말이다. 1928년 저널리스트 프랭크 켄트가 출간한 『정치적 행태(Political Behavior)』에 등장한 용어로, 2007~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월가街의 탐욕스러운 은행가를 비꼬는 말로 쓰이면서 널리 알려졌다. 예컨대 2010년 3월 1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구제 금융을 받은 월가의 금융계 인사들이 구제 금융을 받는 상황에서도 보너스 지급 계획을 마련하자 이들을 살찐 고양이라고 부르며 공격했다.

국가 차원에서 살찐 고양이 통제를 시도한 나라도 있다. 스위스가 그런 경우다. 스위스는 2013년 3월 기업 경영진의 연봉을 최저 연봉자의 12배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이른바 '살찐 고양이법' 국민 발의안을 통해 11월 국민투표에 붙였지만 부결되었다. 당시 스위스 재계는 "이런 식으로 경영진의 임금을 제한하면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이 다른 나라로 떠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 경고가 먹혔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스위스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유럽연합(EU)은 2013년 5월 고액 연봉을 받는 은행원들을 대상으로 '보너스 상한제'를 마련해 2014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EU의 법안은 기업 인수·합병이나 매각이 성사되었을 때와 임원이 퇴직할 때 지급되는 특별 보너스를 금지했으며, 경영진이 보수 규정을 위반하면 최대 6년치 보수에 상당하는 벌금과 징역 3년의 실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살찐 고양이에 대한 시선이 차갑기 때문이었을까? 2013년 대형 투자은행들에서 이익을 내면서도 직원에게 지급하는 급여는 오히려 줄이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월가와 유럽의 금융가들이 '살찐 고양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과 유럽의 9개 대형 투자은행들은 2013년 3분기 누적 수익이 전년 대비 10퍼센트 늘어났지만 연봉, 보너스, 상여금 등을 포함한 보수는 5퍼센트가량 감축했다. 2013년 미국에서는 실리콘밸리의 신흥 IT갑부를 중심으로 '연봉 1달러'를 받는 최고 경영자가 늘었는데, 이들을 살찐 고양이로 보는 시각에 따른 현상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연봉 1달러' 선언을 말 그대로 선언일 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들이 고액 연봉을 포기한다 하더라도 주식과 배당소득만으로 막대한 부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애플의 고 스티브 잡스는 2011년 사망 직전까지 연봉 1달러를 받았지만, 당시 그의 순 자산은 70억 달러(약 7조 3,700억 원)에 달했다.

자본가(capit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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