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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베스트셀러의 합성어로, 드라마에 등장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드라마셀러의 가장 대표적인 경우로 거론되는 책은 소설 『모모』다. 2005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 등장한 이 책은 100만 부 넘게 팔렸다. 2013년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 나왔던 『폭풍우 치는 밤에』, <결혼의 여신>에 등장한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등도 대표적인 드라마셀러로 거론된다. <신사의 품격>에 나왔던 신경숙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역시 드라마 방영 뒤 10만 부가 팔렸다. 2009년 출간되었다가 사실상 묻혀 있었던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은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등장한 지 보름 만에 5만 부가 팔렸다. 드라마셀러 현상은 베스트셀러 순위도 단숨에 뒤바꿔놓을 만큼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국출판인회의가 발표한 2014년 2월 마지막 주 베스트셀러 순위 '톱10' 가운데 8권이 영화나 드라마, 기업광고 캠페인 등 '외부 효과'를 등에 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한국출판협동조합, 교보문고, 예스24 등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이 발표하는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드라마셀러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책을 드라마에 넣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출판사가 비용을 대고 간접광고를 의뢰하는 식이다. 드라마 제작사가 간접광고 형식으로 수억 원대의 제작 지원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2014년 8월 SBS에서 방영된 수목 미니시리즈 <괜찮아, 사랑이야>의 제작사가 몇몇 출판사에 넣은 제안서는, 제작 지원금 5억 원에 (해당 책이나 출판사 관련) 에피소드 5회, 간접광고 전(全)회, 주·조연의 직업으로 설정, 메인 배경 사용, 제작 지원 표기, 보도자료와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 제작사는 출판사에 "출간할 책의 표지를 먼저 주면 그 표지를 드라마에 노출한 후, 종영 뒤 출간을 하게 되면 홍보가 조금 더 극대화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미 정해진 큰 틀의 주제는 있으나 출판 예정인 책의 스토리대로 변경은 가능"하다며 책 홍보를 위해 드라마 내용까지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드라마셀러에 대한 출판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독자층이 생기고, 다른 책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져 책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 반면, 출판 시장이 드라마에 종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책은 자체의 콘텐츠 파워를 가진 대표적인 본원상품이었지만 최근 들어 외부 요인에 휘둘리는 파생상품으로 전락했다"며 "출판사들이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에 등장하는 스크린셀러나 드라마셀러를 만들기 위해 외부 시장에 목을 매는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김영희는 "'드라마 속 책'은 대단히 한국적인 현상이다. 과문한 탓인지, 주인공들이 특정 책을 읽어주다시피 하는 미드나 영드를 본 기억은 별로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게다가 한국 드라마 속 돈 많고 잘생긴 남자 주인공들은 절대 두껍거나 복잡한 책은 안 읽는다.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은 석달간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의 마지막 페이지만 주로 읽는다. <시크릿 가든>의 현빈은 그 멋진 서가에서 『인어공주』만 펴든다. <주군의 태양>의 소지섭은 난독증인 덕에 『폭풍우 치는 밤에』가 계속 클로즈업되었다."

드라마셀러는 미디어셀러(media seller)의 한 유형이다. 미디어셀러는 미디어에 노출된 이후 베스트셀러가 된 도서를 이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