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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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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생태계' 구축을 두고 논쟁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데, 가장 뜨거운 쟁점은 금산분리 규제와 개인 정보 보호다. 핀테크 예찬론자들은 금산분리 규제와 지나친 개인 정보 보호가 핀테크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금산분리를 둘러싼 논란이다. 일본이나 미국은 산업자본이 소유한 은행 지분이 20퍼센트가 넘지만 2015년 현재 한국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은행 산업 진출 등을 막기 위해 산업자본이 보유할 수 있는 은행 지분을 최대 4퍼센트로 제한하고 있는데, 핀테크를 금융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런 금산분리 조항 때문에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015년 2월 핀테크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금산분리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산분리 완화는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2015년 2월 임지선은 "금산분리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이 은행을 설립해 고객이 맡긴 돈을 마음대로 갖다 쓰는 일탈을 막기 위해 도입된 규제"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를 풀면 예컨대 보험·증권·카드 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대기업들이 금융 산업의 핵심인 은행을 소유할 수 있게 됩니다. 은행이 기업의 사(私)금고가 될 가능성은 물론 과당경쟁으로 금융 전반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핀테크 업체는 핀테크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개인 정보 보호 활용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기업이 고객의 개인 정보를 동의 없이 수집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번거로운 본인 인증 절차가 사라지지 않아 핀테크 산업 활성화에 장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는 2015년 1월 "우리나라 규제 중에 개인정보보호법은 심각한 수준으로 형벌의 과잉"이라며 "보다 효과적인 소비를 위해 자신들의 개인 정보를 내주는 사람들도 있는데, 무조건 개인 정보 이용에 있어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불법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인식이 부족한 개인 정보 보호 수준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 개인 정보 유출과 사이버 해킹 등 보안 사고가 세계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할 뿐만 아니라 보이스피싱·스미싱·파밍 등 전자 금융 사기도 끊이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 핀테크가 아무리 편리하다고 해도 '개인 정보 보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김영린 금융보안연구원장은 2014년 12월 "핀테크가 가장 발달한 미국 상황을 보면 사고 발생 후 어디서 책임질지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며 "핀테크 육성을 위해 민·관이 해야 할 일이 권역별 규제 장벽을 허무는 것을 비롯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보안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핀테크 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연구실장 임일섭은 2015년 3월 핀테크가 거대한 변화의 시발점인지 모르지만 "우리 금융 산업이 직면한 과제를 모두 해결해줄 수 없다는 점도 분명하다. 핀테크가 야기하는 변화들은 금융 회사들이 반드시 적응해야 하는 불가피한 환경이지만, 실물경제의 성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그것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했다.

"정보통신기술과 금융의 접목이라는 측면에서 핀테크는 불가피한 변화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금융 회사의 수익성 개선을 보장하지 않으며, 나아가 실물경제의 성장에 금융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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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이석주, 「'핀테크 활성화 위해 금산분리 폐지해야"」, 『국제신문』, 2015년 2월 22일.
  • ・ 임지선, 「'핀테크'가 뭔가요」, 『경향신문』, 2015년 2월 8일.
  • ・ 김학재, 「핀테크 막는 키워드 '개인정보보호-금산분리' 사회적 합의 필요」, 『파이낸셜뉴스』, 2015년 1월 20일.
  • ・ 특별취재팀, 「保安사고 트라우마…핀테크 성공 열쇠는 '정보 보호'」, 『동아일보』, 2014년 11월 12일; 조현숙·박유미, 「은행들 핀테크 경쟁…모바일 넘어 '웨어러블 뱅킹'」, 『중앙일보』, 2014년 12월 29일.
  • ・ 임일섭, 「핀테크가 금융 산업의 성장을 선도할 수 있을까」, 『한겨레』, 2015년 3월 22일.

김환표 집필자 소개

IT와 SNS 문화, 사회학에 관심이 많은 문화평론가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월간 『인물과사상』에 ‘사회문화사’를 연재했으며, 지금은 ‘인물 포커스’를 연재하고..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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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지식사전3 | 저자김환표 | cp명인물과사상사 도서 소개

문화, 경제, 정치, 사회, 디지털, 광고, 마케팅 최신 키워드로 우리 시대를 독해하다! 대중문화 현상과 커뮤니케이션 행위, 사회문화사 관련 200개의 키워드를 선별해..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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