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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Diss)

결례를 뜻하는 디스리스펙트(Disrespect)의 약자로 힙합 장르에서 랩을 통해 다른 래퍼나 못마땅한 사람들을 비난하는 행위

ⓒ Roman Samborskyi/Shutterstock.com

결례를 뜻하는 디스리스펙트(Disrespect)의 약자로 힙합 장르에서 랩을 통해 다른 래퍼나 못마땅한 사람들을 비난하는 행위를 뜻한다. 디스는 미국 힙합계에서는 일상이나 마찬가지다. 디스는 게임의 성격을 띠기도 하는데, 래퍼들이 누군가를 디스하는 곡을 특히 심혈을 기울여 만들고 힙합 마니아들이 내용보다 누구의 랩 실력이 훌륭한지를 따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힙합을 오늘날 세계적인 음악 장르로 만든 것도 디스다. 1990년대 미국에서 본격화된 랩 배틀로 미국은 랩 음악의 전성기를 맞았다.

미국의 래퍼들은 서로 뭉쳐 다니며 패거리(Crew)를 이루거나 자신이 속한 레이블(음악 기획사) 단위로 뭉칠 때가 많다. 따라서 디스는 계파 간의 자존심을 건 파워 게임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디스전(戰)이 총격전으로 비화된 경우도 있다. 1990년대에는 뉴욕을 중심으로 한 동부 힙합과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한 서부 힙합으로 파벌이 나뉘어, 랩으로 서로를 헐뜯다 총격전이 벌어지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강수진은 "'힙합'은 이른바 집단성을 과시하려는 경향이 짙다"면서 "특히 하드랩의 일종인 '갱스터랩' 등이 힙합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크루'나 '레이블' 성향은 더욱 강해졌다. 1990년대 후반 '동부 힙합', '서부 힙합'으로 나뉘어 각종 다툼을 벌인 일도 '집단' 문화를 고착화시킨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2013년 한국의 힙합 그룹 사이에서 격렬한 디스전이 발생하면서 디스는 큰 관심으로 부상했다. 당시 발생한 디스전 역시 폭로전까지 가세하며 집단 간 세(勢)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었는데, 래퍼들 간 경쟁과 발전이라는 디스의 본질이 제거된 채 진행되어 '디스=폭로전'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경멸과 무례가 없으면 디스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힙합은 미국의 빈곤층 밀집 지역인 할렘에서 출발한 하층민들의 한이 담긴 음악으로, 디스는 부조리한 사회와 위선을 욕설로 희화화하는 하나의 형식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래퍼로 통하는 조PD는 "사생활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상대방이 '멘붕'이 될 정도로 씹어야 디스죠"라고 하며 "사소한 것으로 중학생들 삐치듯이 하는 그런 스토리 가지고 디스를 하면 욕만 듣죠. 상대방을 멘붕시키는 것이 진짜 디스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