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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엄격하게 훈육하는 엄마를 이르는 말이다. 중국계 미국인인 에이미 추아 예일대학 로스쿨 교수가 2011년 출간한 『타이거 마더』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엄격한 중국식 통제와 규율로 두 딸을 '조련'한 경험을 담은 이 책에서, 추아는 자율성을 살려주는 서구식 교육법은 "아이들에겐 벌"이라고 단언했다. 추아의 주장은 뜨거운 찬사와 격렬한 비난을 동시에 받았는데, 2012년 같은 중국계인 데지레 바올리안 진 미시간주립대학 조교수는 타이거 맘이 자녀를 망친다고 주장했다. 진은 중국계 미국인 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백인 학생들에 비해 학교 성적이 높을수록 우울감에 빠지기 쉽고,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으며, 유럽계 학생들에 비해서도 학업과 관련해 부모에게 훨씬 시달림을 당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했다. 진은 "조사 대상자 가족의 절반 이상이 교육 문제를 가장 중요한 가정사로 여기고 있으며, 부모들은 자녀의 성적이 나쁠 경우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는 등 감정적으로 매우 격렬하게 반응한다는 응답이 나왔다"면서 "부모들은 경쟁심 유발과 동기부여를 위해 자녀를 남들과 비교하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자부심이 떨어지고, 쓸모없는 사람으로 느끼는 등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는 2014년 4월 19일자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부터 바이올린을 완벽하게 연주하지 못하면 어머니에게 얼굴을 맞았으며, 어머니와 의절하고 지낸 지 10년이 넘었다"며 자신은 타이거 맘의 희생양이라고 말했다.75 2014년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저우민 교수와 어바인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제니퍼 리 교수는 학술지 『인종과 사회문제(Race and Social Problems)』에 실은 논문에서 아시아인들은 낮은 소득에도 좋은 학교를 찾아 거주지를 선택하는 것은 물론, 개인 교습 같은 교육 지원도 자녀에게 최대한 해주려 노력한다면서 타이거 맘은 미국 내 아시아인들의 성공 공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성공은 단순한 강압적 양육이 아니라 가족 차원의 노력과 자녀의 호응이 결합할 때 나오는 성과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로스엔젤레스 지역에서 비교적 낮은 소득으로 살아가는 중국계와 베트남계 이민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은 이 논문의 주장이 아시아계의 성공 원인에 더 가까울 수 있다고 해석했다. 에이미 추아의 연구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가정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일반화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타이거 맘에 대한 예찬론도 만만치 않다. 2013년 아이비리그에 낙방한 수지 리 웨이스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나를 거절한 (모든) 대학들에게」라는 글에서, 아이비리그에 합격하려면 정규 교과 이외 9개 과목을 이수하고, 동아리 여섯 곳의 리더로 활약하며, 3개 스포츠 종목에서 학교 대표로 뛰고, 엄청난 대입자격시험 성적을 거두어야 하는데, 이는 "두 명의 엄마가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라고 꼬집으면서 "타이거 맘을 두었다면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유학생이 줄자 호주 대학들은 2013년 중국의 타이거 맘 유치 마케팅에 나섰다. 밤 10시 기숙사 점호 및 통금, 기숙사 내 음주 금지, 학부모와 핫라인(비상 직통전화) 개설을 핵심으로 하는 스파르타식 기숙사를 강조하며 아시아계 타이거 맘의 마음 잡기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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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김민아, 「타이거 맘」, 『경향신문』, 2013년 4월 8일.
- ・ 이순녀, 「타이거 맘 자녀 '고양이' 된다? 자존감 적고 불안감 높아 美 '안티 타이거 맘' 확산」, 『서울신문』, 2012년 1월 19일.
- ・ 김현수,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 "난 타이거 맘의 희생양"」, 『한국일보』, 2014년 4월 20일.
- ・ 김세진, 「가혹 일변도 '타이거 맘' 아시아계 성공 공식 아니다」, 『연합뉴스』, 2014년 4월 8일.
- ・ 이호기, 「아이비리그 낙방 美여고생 풍자 기고문에 찬반 논란」, 『머니투데이』, 2013년 4월 6일.
- ・ 양모듬, 「中 '타이거 맘(자녀를 엄격히 관리하는 엄마)' 사로잡기 나선 호주 대학들」, 『조선일보』, 2013년 10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