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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정보가 어떤 목적으로 언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언제든지 파악하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자기 정보 통제권' 또는 '정보 자기 결정권', '개인 정보 자기 결정권' 등으로도 불린다. 팔란티리 2020은 "이 기본권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헌법상의 보호 장치, 즉 압수·수색에 있어서의 영장주의, 주거의 자유 보장,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보장, 그리고 통신 비밀 침해 금지 등과 유사하지만 다소 다른 개념이다"라며 "전통적인 프라이버시 권리가 개인의 사적 영역을 외부의 침입이나 개입에서 소극적으로 보존하고자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개인 정보 자기 결정권은 타인에 의한 개인 정보의 무분별한 수집·축적·처리·가공·이용·제공에 대해 정보 주체에게 적극적인 통제권을 부여하고자 하는 데 그 핵심이 있다"고 말한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그간 단 한 번의 '동의 표시'로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모르고, 자신이 제공한 정보의 제공·조회·삭제에도 전혀 관여할 수 없다는 점을 이유로 '정보 인권'이란 관점에서 자기 정보 결정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자기 정보 결정권은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령에 반영되어 있었지만 사실상 선언적 수준에 불과해, 그간 금융기관들은 사실상 자기 정보 결정권을 무시해왔다. 하지만 2013년 신용카드사가 보관하고 있던 고객의 개인 정보가 다량으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자기 정보 결정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결국 2013년 3월 10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미래창조과학부·안전행정부·방송통신위원회·금융감독원은 '금융분야 개인정보유출 재발 방지 종합대책'을 통해 2013년 하반기부터 소비자의 자기 정보 결정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금융 소비자가 본인의 신용 정보가 이용·제공되고 있는 현황을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고, 본인 정보 조회 중지 요청권도 주고, 정보 제공 동의도 철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 소비자는 금융 회사에서 본인 신용 정보가 언제 어떻게 이용제공되고 있는지를 조회할 수 있게 되었으며, 정보 제공을 원하지 않는다면 기존 정보 제공에 동의한 사실을 철회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원하지 않는 금융 회사에서 오는 영업 목적 전화는 두낫콜(Do not call) 통합 사이트에서 수신 거부할 수 있고, 거래가 끝난 금융 회사에 정보 파기를 요청할 수 있으며, 일정 기간 신용 조회를 차단할 수 있게 되었다.

금융 분야에서 자기 정보 결정권 보장은 커다란 진전이지만 자기 정보 결정권 보장이 개인 정보 유출을 막는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김형중은 "금융권의 개인 정보 유출은 자기 정보 결정권이 없어 유출된 것이 아니라 개인이 맡긴 소중한 개인 정보를 금융기관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유출된 것이라면서, 자기 정보 결정권이 개인 정보 유출을 막아줄 것처럼 생각하면 오산"이라면서 이렇게 말한다.

"근원적으로 개인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해킹 방지 기술 개발, 내부 인력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자는 제로데이 취약점 확보에 따른 선제적 백신 개발과 보급, 화이트해커에 의한 사전 점검 및 보완 등이 답이다. 특히 정부가 앞장서서 국방 시스템 등 핵심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해 제로데이 취약점 정보를 확보해 백신 업체 등에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부 인력에 대한 전문성 제고, 인성 교육 강화와 감독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