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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야마의 생활 문화
서원 건축양식
무로마치 시대에 들어서면서 종래의 무가풍 건축양식에서 벗어나 서원(書院) 건축양식이 선을 보였다. 쇼군이나 귀족 그리고 상류 계급의 무사들은 저택을 지을 때 이 양식을 채용하기 시작하였다.
이 건축양식은 건물 정면에 현관이 있고 깊숙한 곳에 서원이 있고 서원 공간에는 서재가 있었다. 서원 전면에는 서원창(書院窓) · 맹장지 · 선반 등이 있고 실내에는 다다미를 깔았다. 천장에는 반자를 하고 통풍과 채광용 교창(交窓)이 있었으며 방은 장지와 칸막이로 구분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앞쪽에 서원정(書院庭)이 조성되어 있었다. 이 건축양식은 한마디로 일본 건축양식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묵화의 발달
건축양식이 변화함에 따라 실내장식에도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종래 흔히 사용되었던 병풍 외에도 화폭이 큰 회화가 유행하였다. 또 마루 등 공간을 장식하기 위한 족자용 회화도 발달하였는데 이 족자용 회화는 처음에 불교와 관련 있는 그림이 인기를 끌었으나 후에는 산수화가 인기를 끌었다.
이 무렵 중국 송나라나 원나라에서는 묵화가 발달하여 이 화풍이 일본에도 전해졌다. 묵화는 문자 그대로 먹만 사용하여 강렬한 선으로써 그 형상을 표현하는 회화로 선심(禪心)과 일맥상통한다 하여 많이 보급되었다.
셋슈와 수묵화
셋슈[雪舟]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수묵화의 대가였다. 그는 1420년 무사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 절로 들어가 수행자가 되었는데 그림을 좋아하여 수행에는 관심이 없고 그림만 그리고 있었다. 화가 난 주지승이 셋슈를 기둥에 꽁꽁 묶어 놓았다가 얼마 후 풀어줄 생각으로 셋슈 쪽을 넌지시 넘겨보다가 그만 놀라고 말았다. 셋슈의 발밑에서 난데없이 쥐새끼들이 조르르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의아하게 생각한 주지승이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것은 두 팔이 꽁꽁 묶인 셋슈가 발가락을 이용하여 마룻바닥 위에 떨어진 자신의 눈물로 그린 쥐의 그림이었다. 발가락과 눈물로 그린 그림이 그 정도였다면 셋슈의 그림 솜씨를 가히 짐작할 만하다. 주지승은 한편으론 놀라고 한편으론 감탄하며 셋슈에게 자유로이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허락하였다.
셋슈는 그 후 교토의 쇼코쿠지(相國寺)에서 그림 공부를 하고 다시 명나라에 건너가 공부를 계속하여 명나라의 화가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그림 솜씨를 발휘하였다. 그리고 87세의 생애를 마칠 때까지 〈산수장권(山水長卷)〉을 비롯한 많은 명화를 후세에 남겼다.
무로마치 중엽에 이르러 송원화(宋元畵)의 화법에 무사들의 기호를 가미한 화풍이 가노 모토노부[狩野元信]에 의해 발달하였다. 그의 아버지 마사노부[正信]는 아시카가 요시미쓰를 섬겨 여러 가지 작품을 남기고 있으나 모토노부는 아버지 마사노부의 화풍을 다시 발전시켜 가노파 전성 시대의 기초를 구축하였다.
다도와 꽃꽂이
가마쿠라 시대 선종에서는 차를 마시는 것이 일찍부터 유행하고 있었다. 차라고 해야 당시는 녹차(綠茶)를 가루로 빻아 끓여 마시는 정도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무로마치에 들어서면서 조촐하고 아담한 다실(茶室)에서 꽃꽂이를 장식해 놓고 묵화나 글씨를 감상하면서 조용히 차를 마시는 습관이 무사들과 도시민 사이에 유행하게 되었다. 이를 다도(茶道)라고 하는데 이 다도는 선종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같은 다도를 창시한 사람은 야마토의 승려 슈코[珠光]라고 한다.
쇼군 아시카가 요시마사는 특히 다도를 즐겨 히가시야마의 별장에 다실을 만들고 차를 즐겨 마셨다. 다실의 대부분은 조용한 정원 가운데 만들어졌다. 특히 교토의 료안지(龍安寺) 정원은 모래와 자갈만으로 이루어진 정원이었기 때문에 선의 수행에는 최상의 장소였다고 한다.
다도와 함께 꽃꽂이도 이 시대에 생겨났다. 무로마치 초기에는 입화(立花)각주1) 라 해서 불전이나 침전의 공간을 장식하는 데 사용되었으나 히가시야마 시대에 들어서면서 서원의 마루 등을 장식하는 꽃꽂이가 유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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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히가시야마의 생활 문화 – 이야기 일본사, 김희영, 청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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