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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야기 일본

무로마치 민중 속에 파고든 종교

선종

이 시대의 신앙으로는 가마쿠라 시대에 이어 무사계급을 중심으로 선종이 크게 보급되었다. 특히 아시카가 요시미쓰는 선종에 매우 독실하였으며 아시카가씨의 보호를 받은 임제종(臨濟宗)각주1) 은 교토를 중심으로 크게 융성하였다.

요시미쓰는 중국 송(宋)나라를 모방하여 교토와 가마쿠라에 오산 제도(五山制度)각주2) 를 도입하여 많은 선종 사원 가운데 으뜸이 되는 사원 5개를 선정하여 특별한 보호조치를 취하였다. 이 오산의 승려에게는 특히 주자학을 장려하고 시와 문장도 아울러 교습토록 하였다.

그 결과 오산의 승려 가운데 기도[義堂周信]와 그의 제자 젯카이[絶海中津] 같은 훌륭한 시문의 대가가 배출되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오산 문학(五山文學)이 꽃을 피웠다.

오산파 승려들은 학문이 깊고 중국 사정에도 밝아 막부에서는 그들을 정치와 외교 부문에 중용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승려들이 정치에 관여하는 것을 비판하는 일파도 있었다. 교토 다이토쿠지(太德寺)의 잇큐[一休]는 정치에 관여하는 것을 비판하고 선(禪)을 대중화시키기 위하여 각지를 편력하면서 선의 보급에 주력할 뿐 시대와 사회에 아첨하는 일을 수치로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는 괴짜 승려라는 평을 받기도 하였다.

잇큐

다이토쿠지 47주지라고 소개되곤 하지만 실제로는 다이토쿠지에 잠시 머물렀을 뿐, 대부분 방랑을 하며 사람들과의 교류를 즐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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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과 렌뇨

신란이 죽고난 후 정토진종(淨土眞宗)은 오랫동안 햇빛을 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남북조 시대부터 호쿠리쿠 방면에서 점점 신자들이 증가하다가 렌뇨[蓮如]의 시대에 이르러서는 더욱 발전하였다. 렌뇨가 어렸을 때의 진종은 매일 매일의 끼니조차 제대로 잇지 못할 정도로 그 교단의 세력이 쇠퇴해 있었다. 공부를 할 때도 등불을 밝힐 기름이 없어서 송진을 구하여 불경을 읽을 정도였다.

그러나 렌뇨는 조금도 좌절하지 않고 정력적으로 마을을 돌아다니며 농민들 속에 파고들어 불경을 강론하고, 신도들을 모았다. 렌뇨의 친절하고 자상한 가르침은 각지 민중들의 마음을 움직여 마침내 쇠퇴의 길에 빠졌던 혼간지(本願寺)를 부흥시키고 강력한 교단으로 성장시켰다.

이렇게 하여 렌뇨의 교단은 호쿠리쿠 지방을 중심으로 점점 확장되어 얼마 후에는 야마시나에 혼간지를 세우고 다시 그의 만년에는 지금의 오사카에 이시야마 혼간지(石山本願寺)를 세우기에 이르렀다. 특히 호쿠리쿠의 신도들은 그 세력이 슈고와 대항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하여 마침내는 반란을 일으키기에 이르렀다. 다이묘들은 이들의 세력을 송두리째 뽑아 버리려 하였기 때문에 마침내 이 반란은 다이묘들과의 싸움으로 확산되었고, 토호 · 승려 · 농민들까지 가세하여 1508년 오다 노부나가에 의해 평정될 때까지 약 1세기 동안 그 세력을 떨쳤다.

렌뇨

렌뇨가 조직한 혼간지의 거대한 교단은 전국 다이묘들과 충돌하는 것이 불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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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종과 닛신

렌뇨의 정토진종이 호쿠리쿠 지방에서 교세를 떨치고 있을 무렵 법화정(法華宗)도 이에 못지않게 교세를 떨치고 있었다. 법화종은 니치렌[日蓮]이 입적한 후 간토 일대를 비롯하여 킨키(近畿) · 중부 · 규슈 지방 등 거의 전국에 걸쳐 그 세력을 뻗치고 있었다. 이 법화종은 각 지방 영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음으로써 그들의 부하들도 법화종을 신봉하게 되었다.

또 황실과 조정의 귀족, 쇼군들에게도 지지를 받았으며 교토나 사카이의 상공업자에게도 신뢰를 받았다. 15세기 중엽 이후 법화종의 발전에 크게 공헌한 사람은 교토 혼보지(本法寺)의 가이산 닛신[開山日親]으로 그는 법화경 이외의 종교를 믿는 것은 천하를 어지럽히는 근본이라는 식의 강경한 어조로 타 종교를 배격하였다.

당시의 쇼군 요시노리는 이 말을 듣고 크게 노하여 닛신을 체포하여 시뻘겋게 달군 냄비를 닛신의 머리에 뒤집어씌웠다. 이로 인하여 닛신의 머리는 피부가 죄이고 당겨붙어 머리를 깎을 수 없을 정도로 엉망진창이 되었다. 그런데도 닛신은 여전히 타 종교를 배격하는 행동을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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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영 집필자 소개

서울에서 태어나 한문사숙에서 한문을 수학하고 충남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저서로 《이야기 일본사》, 《이야기 중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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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일본사
이야기 일본사 | 저자김희영 | cp명청아출판사 도서 소개

신화시대부터 현대까지 일본의 수많은 사건과 역사적 변천을 체계적으로 수록했다. 야마토 정권, 귀족정치의 대두, 무사정권의 수립과 군웅할거 시대, 메이지 유신과 전쟁 등..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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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무로마치 민중 속에 파고든 종교이야기 일본사, 김희영, 청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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