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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사건으로 얼룩진 무로마치 시대였지만, 이 시대는 나름대로의 특색 있는 문화를 탄생시켰다. 특히 그 가운데에는 현재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들이 많았다.

이 시대에는 어떠한 문화가 탄생하였을까. 꽃꽂이 · 다도 · 묵화(墨畵)가 시작된 것도 바로 이 시대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화는 어떤 배경에서 어떠한 상태로 성장하였는지 알아보자.

무로마치 막부는 교토에 있었기 때문에 자연 그 문화는 귀족과 관계가 깊었다. 가마쿠라 시대로부터 귀족 문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무사들은 이 시대에 들어서면서 한층 세련된 문화를 창조해냈다. 그 위에 무사들 사이에 보급된 선종과 당시 도입된 중국 문화의 영향을 받아 한층 깊이 있고 정취 있는 문화로 발전했다.

금각(金閣)과 은각(銀閣)은 이 시대의 문화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평가되고 있다. 금각은 쇼군 아시카가 요시미쓰가 기타야마에 세운 3층 건물이다. 1층과 2층은 헤이안 시대의 침전 건축양식을 채용했고, 3층은 당풍(唐風, 중국)의 건축양식을 채용하였다. 이 건물의 특색은 공가풍(公家風) · 무가풍(武家風), 정토신앙과 선종의 절충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계에서 요시미쓰 시대의 문화를 기타야마 문화라 부르고 있다.

은각은 쇼군 요시마사가 히가시야마에 별장으로 세운 건물로써 서원(書院) 건축양식을 채용하였다. 요시마사는 처음에 금각을 본떠 이 건물에도 금박을 시공하려 하였으나 경비 문제로 은박을 하였다.

은각은 금각의 찬란함과 대조를 이루어 안정감을 주고 정원의 경치와 잘 조화를 이루어 정취를 풍긴다. 요시마사는 은각에 그가 좋아하는 회화와 공예품을 수집하였고, 이 방면에 취향 있는 동호인들을 초대하는 일로 일과를 삼고 정무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였다.

이 같은 영향을 받아 교토나 기타 도시의 유력한 부자들과 다이묘들은 점점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묵화나 서원 건축양식, 렌가(連歌)나 노가쿠(能樂) 등이 히가시야마 시대를 중심으로 발달하였고 새로운 종교도 태동하였다. 무로마치의 문화는 기타야마 문화에서 히가시야마 문화로 발전하면서 더욱 심오한 맛을 보여주고 또한 후세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