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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에서는 아시카가 모치우지[足利持氏]의 난이 평정된 후 간토 관령 우에스기 노리자네[上杉憲實]에 의해 일단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1449년 모치우지의 아들 시게우지[成氏]가 간토 공방으로서 가마쿠라에 들어오면서 시게우지와 관령 우에스기씨와의 사이에 차츰 대립이 일어나게 되었다.

1454년에 이르러 관령 노리자네의 아들 노리타다[憲忠]가 시게우지에게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막부에서는 쓰루가의 슈고 이마가와 노리타다[今川範忠]에게 명하여 우에스기씨와 협력하여 시게우지를 공격토록 하였다. 피아간에 공방전이 벌어지면서 가마쿠라는 불길에 휩싸였고, 전세가 불리한 시게우지는 시모우사 고가(不總古河)로 도망쳤다.

그 후 시게우지는 고가 공방(古河公方)이라 불렸으며 다시 가마쿠라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였다. 이러한 정세하에서 시게우지를 추격 토벌하기 위해 쇼군 요시마사의 동생인 마사토모[足利政知]가 간토으로 파견되어 내려왔다. 그러나 마사토모는 정세가 불안한 가마쿠라에 들어가지 않고 이즈의 호리코시에 근거지를 마련하였다. 그래서 마사토모를 호리코시 공방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 무렵 관령 우에스기 가는 고즈케(上野)를 근거지로 하는 야마노우치씨[山內氏]와 무사시(武藏)를 근거지로 하는 오기가야쓰씨[扇谷氏]의 두 가문으로 갈라져 각각 나가오(長尾, 山內) · 오타(太田, 扇谷)의 두 가로(家老)에 의해 관리 · 운영되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 두 가문 가운데 간토 관령을 지낸 노리자네의 야마노우치 가가 우세하였다. 그러나 막부가 고가에 있는 시게우지를 방비하기 위하여 성곽의 보수와 축성을 권장한 결과 그 세력의 판도가 뒤바뀌었다. 오기가야쓰 가의 가로 우타 도칸[太田道灌]이 가와코에 성(河越城)을 보수함과 아울러 그 지성(支城)으로 에도 성(江戶城)을 쌓았기 때문이었다.

이 에도 성은 착공한 지 1년 만에 완성된 것이다. 이로써 오기가야쓰 가는 가와코에 성 · 이와쓰키 성(巖村城) · 에도 성을 연결하는 지역을 그의 세력권에 넣을 수가 있었다.

한편 야마노우치 가에서는 가로의 지위를 숙부에게 빼앗긴 데 대한 불만으로 나가오 가게하루[長尾景春]가 그의 주군 야마노우치 아키사다[山內顯定]를 배반하고 고가 공방 시게우지와 내통하여 반란을 일으켰다.

이에 오타 도칸은 이 반란 세력을 토벌하기 위해 간토 각지를 전전(轉戰)한 지 4년 만에 가게하루 등의 세력을 축출함으로써 그의 명성을 간토 일원에 크게 떨쳤다. 그러나 1486년 주군 오기가야쓰 사다마사의 초대를 받고 사가미국 가스야[糟屋]의 별장에 간 그는 목욕 중에 불의의 습격을 받아 피살되고 말았다.

이 사건은 오타 도칸만 제거하면 오기가야쓰 가의 세력이 쇠퇴할 것으로 생각한 야마노우치 가의 음모였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오타 도칸의 세력이 강해질수록, 그리고 그 명성이 높아질수록 주군인 사다마사의 심정도 평온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그 결과 사다마사는 전날의 숙적이었던 고가 공방 시게우지와 그의 아들 마사우지[政氏] 그리고 가게하루 등과 손을 잡고 야마노우치 가와 싸움을 벌이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두 우에스기씨끼리의 싸움이 각지에서 계속되는 가운데 1491년 호리코시 공방 마사토모가 57세에 죽었다. 그의 아들 챠챠마루[茶茶丸]가 마사모토의 뒤를 승계하였으나 구신들이 이에 반발함으로써 이즈는 혼란에 빠져들었다.

이 혼란 중에 쓰루가 고코쿠지(駿河興國寺)의 성주였던 이세 나가우지[伊勢長氏]가 이즈에 침입하여 이즈를 손안에 넣고 전국 다이묘(戰國大名)의 한 사람이 되었다. 이것이 바로 전국의 효웅(梟雄) 또는 풍운아라고 불리는 호죠 소운[北條早雲]의 탄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