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출처 이야기 중국
사1
전한시대

번영하는 장안

한무제의 뒤를 이어 소제·선제가 36년간 한나라를 다스리는 동안 이 두 황제는 다 같이 백성들의 재산을 소중히 여기고 생산을 장려하였기 때문에 사회는 생기가 약동하여 차차 번영의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전한·후한 4백 년을 통하여 최고의 전성기를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의 장안은 전국의 정치적·경제적 중심지였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문화 도시이기도 하였다. 청사에 길이 이름을 남긴 유학자 동중서(董仲舒), 역사학자 사마천, 문학자 사마상여(司馬相如), 천문학자 당도(唐都)와 낙하굉(落下閎), 농학자 조과(趙過), 외교가이며 실크로드를 개척한 장건 등 유명한 인물이 이 시대를 전후하여 활약하였다.

조정에서 시험을 쳐 인재를 발탁하여 태학(太學, 국립 대학)을 개설하고 박사와 그 제자를 초빙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전국 각지의 학자들이 끊이지 않고 장안에 떼 지어 몰려들어 장안은 고대 중국 문화의 중심지가 되었다.

장안의 도시 규모는 둘레가 25킬로미터, 가구수 8만 호, 인구 4,50만으로 당시 로마 시의 4배 규모에 달했다. 장안과 로마는 각각 실크로드의 양 끝에 위치하고 있어 똑같이 2천 년 옛 역사의 유럽과 아시아의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과시하였다.

장안 시가는 종단로가 여덟 가닥, 횡단로가 아홉 가닥, 사원이 3개소, 궁전이 3개소, 성문이 12개소였는데 이 가운데 가장 장관을 이룬 곳은 장락궁과 미앙궁을 중심으로 한 거대한 궁전의 건축물들이었다.

궁중에는 누각과 누대가 임립(林立)하여 장관을 이루었다. 신명대(神明臺)는 높이가 40미터, 봉궐(鳳闕)의 높이는 58미터, 정간루(井幹樓)는 구름 사이에 높이 솟은 듯이 보였다. 좀 더 자세히 말한다면 150미터가 좀 넘었다. 12개 성문에는 각각 3개씩의 통용문이 있어 한꺼번에 12량의 수레가 통과할 수 있었으며 성문 위에 세운 누각은 폭이 52미터나 되어 수십 리 떨어진 먼 곳에서도 능히 바라보일 정도였다.

장안의 도시 거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국외로부터 파견되어 온 사신과 상인들의 모습이었다.

조정에서는 이들을 위하여 특별히 영빈관(迎賓館)을 지었는데 이 영빈관을 중심으로 각국의 독특한 도시가 형성되어 그들 특유의 민족의상과 분위기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그들은 또한 지금까지 중국에서 보지 못했던 아라비아 말·타조의 알·유리·융단 등 진기한 동물과 상품을 가지고 와 그들의 문물을 소개하였으며 그들이 연주하는 독특한 음색의 민속 악기와 멜로디는 장안 각계각층의 흥미를 끌었다.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온 마술사들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수염을 쓰다듬으며 눈썹을 찡그리고 코를 씰룩거리면서 입 속에서 불을 토해내는가 하면 밧줄로 몸을 칭칭 감게 하고서는 자기 혼자의 힘으로 거뜬히 풀어버리거나 갓 심은 참외씨가 순식간에 큰 참외로 바뀌는 솜씨를 보여 장안 사람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하였다.

서역으로부터는 오이·포도·당근 등의 작물이 일찍부터 전해져 재배되었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외의 상인들은 중국의 비단·철기·칠기(漆器) 및 기타 갖가지 특산품을 낙타에 가득 싣고 장안을 기점으로 하여 끊이지 않고 서쪽으로 향했다.

당시 장안 남쪽 네거리에는 높이 9척의 청동제 낙타 한 쌍이 머리를 쳐들고 서 있었다. 이것은 장안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청동기 조형 미술의 하나로서 한대의 장안이 국제 무역 도시였다는 사실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김희영 집필자 소개

서울에서 태어나 한문사숙에서 한문을 수학하고 충남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저서로 《이야기 일본사》, 《이야기 중국사》가 있다.

출처

이야기 중국사1
이야기 중국사1 | 저자김희영 | cp명청아출판사 도서 소개

중국 고대부터 전한 시대까지의 역사를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이야기 식으로 풀어 썼다. 엄청난 인구와 광대한 국토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이야말로 진정한 중국의 힘이며,..펼쳐보기

전체목차
전체목차
TOP으로 이동


[Daum백과] 번영하는 장안이야기 중국사1, 김희영, 청아출판사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