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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1 은주시대
백이와 숙제
백이(伯夷)·숙제(叔齊)는 고죽군(孤竹君)의 두 아들이었다. 아버지는 막내인 숙제를 몹시 사랑하여 그에게 자기 뒤를 잇게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 고죽군이 죽자 숙제는 형인 백이에게 왕위를 양보했다.
“아버지께서는 비록 나를 후사로 정하셨지만 형님이 계신데 제가 어찌 그 자리를 잇겠습니까. 형님이 뒤를 이으셔야 합니다.”백이는 백이대로 완강히 거부하였다.
“아버지의 마음이니 어길 수 없다.”
두 사람은 서로 양보하다가 백이가 영토 밖으로 도망치자 숙제도 그 뒤를 따랐다. 고죽국에서는 할 수 없이 가운데 아들로 뒤를 잇게 하였다.
백이와 숙제는 고국을 떠나 여기저기 방황하다가 당시 어질기로 이름난 서백에게 의탁해 볼까 하는 희망을 안고 주나라를 향해 발길을 옮겼다. 주나라 서울 풍읍에 당도해보니 서백은 이미 죽었고 때마침 무왕이 아버지 문왕의 위패를 안고 주왕을 토벌하기 위해 출진하는 길이었다. 두 사람은 무왕의 말고삐를 잡고 간하였다.
“아버지가 죽었는데 장사도 지내지 않고 싸움을 일으키려 하니 효도라고 할 수 있는가. 신하인 제후로서 천자를 시해(弑害)하려 하니 옳은 일이라고 하겠는가?”
무왕의 좌우에 있던 군사들이 그를 죽이려고 하자 태공망 여상이 “이 사람들은 의로운 사람이다.” 하고 붙들어 보내게 하였다.
이윽고 무왕이 은나라를 평정해 온 천하가 주나라를 종주국으로 받들었다. 그러나 백이와 숙제는 그렇지 않았다. 주나라는 천도와 인도를 배반하여 세운 나라이니 우리들이 살 세상이 못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들은 “의를 지키어 주나라의 곡식을 먹지 않겠다.”고 말하고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꺾어 먹고 살다가 마침내 굶어 죽고 말았다. 굶어 죽게 되었을 때 다음과 같은 노래를 지었다.
저 서산에 올라가
고사리를 캐네
무왕은 포악한 방법으로 구왕의 포악함에 대신하였건만
슬프다 그 잘못을 알지 못하네
신농(神農)·우순(虞舜)·하우(夏禹)의 도가
홀연 사라졌으니
내 어디로 가서 몸을 의지할 것인가
아, 이대로 죽을 수밖에 없구나
登彼西山兮
采其薇矣
以暴易暴兮
不知其非矣
神農·虞·夏 忽焉沒兮
我安適歸矣
于嗟徂兮
命之衰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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