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출처 이야기 중국
사1
진나라의 흥망

항우의 위기

달라지는 천하의 형세

항우는 함양에서 팽성(彭城)에 있는 회왕에게 사자를 보내어 관중의 평정 상황을 보고하였다. 이번 토진군의 상징적인 총수는 회왕이었기 때문이다. 항우의 보고를 받은 회왕은 “약속대로 시행하라.”는 것이었다. 약속이란 먼저 관중으로 들어간 자가 관중의 왕이 된다는 일이다. 항우의 입장은 난처하였다. 항우에게도 할 말은 있었다. 토진군을 보낼 때 항우에게는 북쪽을 공략하게 하고 패공(유방)에게는 서쪽 관중을 공략토록 하였던 것이다. 그러니 패공(유방)이 먼저 관중으로 들어간 것도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제 와서 그 약속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항우는 범증과 이 문제를 의논하였다. 어떠한 구실을 붙여서라도 패공(유방)의 관중왕 자리를 거절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패공(유방) 같은 인물에게 관중왕을 내줄 수는 없다. 그러나 앞서 회왕 앞에서 제장들과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어긴다면 모든 장수들로부터 신용을 잃게 될 것이다. ‘항우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이다.’라고 그들이 배반하면 그것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한 그들은 다음과 같은 엉터리 구실을 하나 생각해냈다.

파(巴)와 촉(蜀)은 도로가 험난하나 진나라 사람들이 많이 옮겨 사는 곳이니 이곳도 관중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한중(漢中)을 덧붙여 패공(유방)에게 주어 한왕(유방, 漢王)으로 칭한다는 것이 항우와 범증이 생각해낸 억지였다.

파·촉은 지금의 사천성으로 넓기는 하지만 변방의 땅이다. 이 지방뿐이라면 누가 보아도 독 안에 든 쥐처럼 패공(유방)을 가둔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므로 관중과의 경계에 있는 한중을 덧붙여 주어 형식만을 갖추어 보자는 속셈이었다.

항우는 마침내 패공(유방)을 세워 파·촉·한중의 왕으로 삼고 한왕(유방)이라 칭하여 남정(南鄭)에 도읍하게 하였다. 만약 항우 자신이 관중의 왕이 된다면 제후들로부터 빗발치는 비난은 물론 명분이 서지 않으므로 자신도 또한 관중의 왕이 되지 않고 진나라의 항장에게 관중을 3등분하여 맡기기로 하였다.

함양 이서의 땅은 장한을 세워 옹왕(雍王), 함양 이동은 장사 흔을 세워 새왕(塞王), 상군 지방은 동예를 세워 책왕(翟王)을 삼았다. 이것은 진나라의 항장들로 하여금 패공(유방)을 변방에 가두어 놓자는 속셈에서였다.

항우는 스스로 서초패왕(西楚覇王)이라 칭하여 양·초의 땅 구군(九郡)을 통치하고 팽성(彭城)을 수도로 정하였다. 그리고 진의 토벌에 공로가 있었던 여러 장수들에게 영지를 나누어주고 왕으로 봉하였다. 이때 왕으로 봉함을 받은 제후는 진의 항장 장한·장사 흔·동예를 비롯하여 경포·한광 등 18명에 이르렀다.

파·촉의 땅에 봉함을 받은 한왕(유방) 패공(유방)은 처음부터 항우의 이 같은 인사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더구나 진의 항장들을 관중의 세 왕으로 봉하여 자신을 가두어 놓으려고 한 그의 처사에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

여러 장수들을 불러놓고 “이번 항우의 나에 대한 처사는 차마 그대로 넘길 수가 없소. 내 기필코 항우를 공략하여 응징하겠소.”라고 말하였다.

주발(周勃)·관영(灌嬰)·번쾌 등 무장들은 혈기만 믿고 이를 찬성하여 항우를 공략하자고 하였으나 소하가 만류하여 간하였다.

“비록 한중이 나쁜 땅이긴 하오나 죽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한 사람 앞에 무릎을 꿇고서도 나중에 천자가 된 옛 성군들의 일을 생각하십시오. 원하옵건대 왕께서는 한중에 있으면서 백성들을 잘 기르고 어진 사람을 불러들여 파·촉의 힘을 기른 후 기회를 보아 관중을 평정한다면 가히 천하를 도모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왕(유방)은 소하의 말을 옳게 여겨 소하를 승상으로 삼았다.

기원전 206년 4월 영지를 받은 여러 제후들은 함양 부근의 위수(胃水)를 떠나 각각 영지를 향해 떠났다.

이때 한왕(유방)은 서쪽의 한중으로 향하여 들어가는데 그곳은 길이 좁고 험난하여 잔도(棧道)를 놓고 통행하는 곳이었다. 잔도란 사닥다리처럼 나무를 얽어 걸쳐놓은 길이다. 한왕(유방)은 이 잔도를 통과하고 나서 모두 불살라버렸다. 이는 장량의 제안에 따른 것인데 장량은 왜 이런 제안을 하였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 뜻이 있었다. 진나라가 평정되자 제후가 된 여러 장수들은 각기 영지로 돌아가게 되니 군대가 별로 필요 없게 되어 상당수에 이르는 군대를 해산시켰다. 이들 해산된 병졸들이 떼를 지어 한중을 습격할 것에 대비하자는 것이 그 하나이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잔도를 불살라버리면 한왕(유방)이 다시 동쪽으로 진출하여 중원의 패권을 겨룰 뜻이 없다는 것을 실제 행동으로 보임으로써 항왕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자는 작전이었다.

잔도(棧道)

험한 산에 널빤지를 놓아 선반처럼 만든 길로 군량 수송 등에 사용되었다.

ⓒ 청아출판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항왕이 나에 대한 경계심을 풀게 하는 것도 좋지만 그러면 나는 다시 동쪽으로 진출하지 말라는 거요? 잔도가 없다면 나갈 수가 없지 않소?”

한왕(유방)은 답답하여 장량에게 푸념하였다.

“잔도는 없어졌지만 딴 길이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길이니까 작전에는 안성맞춤입니다. 승패는 이제부터입니다. 자중하시고 기다리셔야 합니다.” 하고 장량은 한왕(유방)을 위로하였다.

파·촉이라는 변경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한왕(유방)을 위시한 그의 장수들뿐만 아니라 휘하의 병졸들도 마찬가지였다. 도중에서 이탈하여 도망치는 자가 속출하였다. 한왕(유방)의 행렬이 서울로 정해진 남정(南鄭)에 이르니 장병들이 모두 고향의 노래를 부르며 또한 도망하는 자가 많았다.

도망하는 병졸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 한왕(유방)에게,

“승상 소하가 도망하였습니다.”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보고가 들어왔다. 한왕(유방)은 자기 귀를 의심하였다. 딴 사람이라면 몰라도 소하가 도망을 치다니 정말 믿을 수 없는 말이었다. 한왕(유방)은 몹시 화가 나고 양팔을 잃은 듯 실망하였다.

얼마 후 소하가 돌아와 한왕(유방)을 뵈었다. 한왕(유방)은 한편으로 성내고 한편으로 기뻐하면서 소하를 꾸짖었다.

“그대가 도망하다니 무슨 일이오?”

“신이 도망한 것이 아니고 도망한 자를 붙잡기 위해 뒤쫓았을 뿐입니다.”

“그대가 뒤쫓아갔다는 자가 누구요?”

“한신(韓信)입니다.”

한왕(유방)이 다시 꾸짖어 말하였다.

“여러 장수들 중에 도망한 자가 한두 사람이 아니었는데도 공은 뒤쫓아간 일이 없었소. 그러니 한신을 뒤쫓아갔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겠소?”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여러 장수들은 얻기가 쉽습니다만 한신과 같은 사람은 나라 안에 둘도 없는 국사(國士)입니다. 왕께서 길이 한중의 왕이 되기를 원하신다면 한신을 등용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반드시 천하를 다투고자 하신다면 한신이 아니면 함께 일을 계책할 사람이 없습니다. 왕께서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한왕(유방)이 대답하였다.

“내 또한 동쪽으로 진출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뿐이오. 어찌 답답하게 이곳에 오래 눌러 있겠소.”

“왕의 계획이 그러시다면 곧바로 한신을 등용하십시오. 만약 등용하지 않는다면 한신은 또 도망할 것입니다.”

“내 한신을 불러 대장으로 삼겠소.”

한왕(유방)이 말하자 소하가 말하였다.

“왕께서는 본래 거만하고 무례하여 지금 대장 임명하는 일을 어린아이 부르는 것처럼 하시니 이런 점이 바로 한신이 도망하려고 하는 까닭입니다. 왕께서 반드시 그를 대장에 임명하고자 하신다면 좋은 날을 가려서 재계하고 광장에 단을 설치하여 예를 갖추는 게 옳을 것입니다.”

한왕(유방)이 허락하였다.

이 소문을 들은 여러 장수들은 모두 기뻐하였다. 사람마다 제각기 생각하기를 내가 대장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결국 대장에 임명된 사람은 한신이었다. 천만 뜻밖의 일에 온 군중은 놀랐다. 일개 미관 말직에 지나지 않았던 한신이 대장이 되었으니 군중이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면 한신은 어떤 사람인가?

한신은 회음(淮陰) 사람이다. 젊었을 때 가난한데다 별다른 선행이 없었으므로 관리로 뽑히지도 못하고 언제나 남에게 붙어서 먹으니 그를 싫어하는 자가 많았다.

한신이 성 밑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었는데 빨래를 하고 있던 한 아주머니가 한신의 굶주린 모습을 보고 수십일 동안 그에게 식사를 제공하였다. 한신이 기뻐하고 그 아주머니에게 “내 후일에 반드시 은혜를 갚아 드리겠습니다.” 하니 그 아주머니는 불끈 화를 내면서 “대장부가 스스로 생활할 능력이 없기에 내가 왕손을 가엾게 여겨, 식사를 제공했을 뿐이거늘 어찌 보상 따위를 바라겠소.” 하였다.

회음의 백장들 가운데 몹시도 한신을 업신여기는 젊은이가 있었다. 어느 때 그 백장이 한신을 놀려댔다.

“네가 키가 크고 칼을 즐겨 차고 다니기는 하지만 속은 겁쟁이일 뿐이다.”라고 말하자 여럿이서 한신을 모욕하였다.

“이봐 한신, 죽기 싫으면 나를 칼로 찔러라. 그렇지 않거든 내 바짓가랑이 밑으로 기어나가거라.”

한신은 한참 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머리를 숙이고 바짓가랑이 밑으로 기어나오니 온 저자의 사람들이 “한신은 정말 겁쟁이야!”라고 놀려댔다.

화음후 열전 중에서

ⓒ 청아출판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항량이 회계에서 일어나 군사를 거느리고 회수를 건너오자 한신은 칼 한자루만을 가지고 그를 쫓아 항량의 군사가 되었으나 무명의 병졸에 지나지 않았다. 항량이 정도의 싸움에서 패하여 죽자 항우의 휘하에 들어갔다. 항우는 그를 낭중으로 삼았다. 한신은 여러 번 항우에게 계책을 올렸으나 항우는 한 번도 그의 계책을 채용하지 않았다.

한왕(유방) 패공(유방)이 파촉으로 들어오게 되자 한신은 항우의 진영에서 도망하여 한나라로 갔다. 그러나 이 무명의 한신을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느 때 한신은 소하와 이야기할 기회를 가졌다. 소하는 자주 한신과 이야기하는 가운데 한신이 뛰어난 인물임을 알아차렸다. 한군이 남정에 이르렀을 무렵 도망하는 장병들이 많았다. 한신도 자신의 거취 문제를 생각해보았다. 소하가 자신의 이야기를 한왕(유방)에게 진언했는데도 아마 한왕(유방)이 나를 등용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껏 아무 말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곳에 더 머무를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한신은 이렇게 판단하고 도망쳤던 것인데 뒤늦게 안 소하가 한신을 뒤쫓아와 한왕(유방)에게 한신을 추천하여 대장으로 임명하게 된 것이다.

한신이 배례를 마치고 자리에 올라가니 한왕(유방)이 말하였다.

“승상이 자주 장군의 이야기를 하였소. 장군께서는 어떠한 계책으로 과인을 가르치려 하시오?”

한신이 사은하고 이어 한왕(유방)에게 물었다.

“지금 동쪽으로 진출하여 천하의 패권을 다툴 상대자는 항왕이 아니겠습니까?”

“그렇소.”

“대왕께서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용맹스럽고 사납고 어질고 굳세기가 항왕과 비교하여 누가 낫다고 보십니까?”

한왕(유방)이 잠시 동안 생각하다가 “내가 못하다고 생각하오.”라고 대답했다.

“그러하옵니다. 신도 또한 대왕께서 그만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신은 일찍이 그를 섬긴 일이 있사오니 항왕의 사람됨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항왕은 한번 성을 내어 큰 소리로 꾸짖으면 천 사람이 다 벌벌 떱니다. 그러나 어진 장수에게 일을 맡기고 처리하게 할 줄을 모릅니다. 그러니 이것은 다만 필부의 용맹에 지나지 않습니다. 항왕은 사람을 대할 때 공손하고 자애스러우며 말씨는 화하고 부드럽습니다. 남이 병이 들면 자신의 음식을 나눠줄 정도로 인정이 많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부리는 사람이 공이 있어서 마땅히 봉작해야 할 사람에게는 그 인(印)이 망가지고 깨어지도록 만지작거리며 차마 내어주지 못합니다. 그러니 이것은 아녀자의 인(仁)일 뿐입니다.

항왕은 지금 천하의 패자로서 비록 제후들에 군림하고 있으나 관중에 있지 않고 팽성을 수도로 삼고 있습니다. 의제를 옮겨 강남으로 쫓아보내고 항왕이 지나는 곳이면 죄 없는 백성을 잔혹하게 죽여 없애니 이름은 비록 패자라고 하지만 실은 천하의 인심을 잃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의 강한 위세를 약화시키기 쉽습니다. 지금 대왕께서 진실로 항왕의 정책에 반대하여 천하의 지혜스럽고 용맹있는 자를 임명하여 부린다면 정복하지 못할 곳이 없을 것이며 천하의 성읍을 공신에게 봉한다면 어딘들 복종시키지 못하겠습니까. 전쟁의 명분을 바르게 하고 고향이 그리워 항상 동쪽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군사를 써서 동방의 적을 공략한다면 무찌르지 못할 적이 어디 있겠습니까?

또 관중을 차지하고 있는 세 왕은 본래 진나라의 장수였습니다. 진나라의 자제들을 거느린 지 수년 동안에 죽이고 멸망시킨 것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게다가 그의 무리들을 속이고 항왕에게 항복하여 신안에 이르렀을 때 항왕이 항복해 온 진나라 군사 20여만 명을 구덩이에 생매장하였습니다. 그때 오직 장한·사마흔·동예만은 죽음을 면했습니다. 진나라 부형들은 이 세 사람에 대한 원한이 골수에 사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초나라는 위력으로써 이 세 사람을 관중의 왕으로 삼았으니 진나라 백성 치고 그들을 사랑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대왕께서는 관중에 들어가셔서 털끝만큼도 해치는 일이 없었으며 진나라의 가혹한 법을 폐지하고 3장의 법만을 두기로 약속하셨습니다. 진나라 백성들은 모두 대왕께서 진나라의 왕이 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지금 대왕께서 군대를 이끌고 동쪽으로 진출하신다면 관중은 격문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평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한왕(유방)은 매우 기뻐하여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한신을 얻음이 너무 늦었구나.’라고 하였다. 마침내 그의 계책을 채용하여 제장이 공격할 곳을 각각 나누어 정하였다.

항우는 진나라를 평정하자 진나라 토벌에 공이 있는 자에게 영지를 주어 제후로 삼는 분봉제(分封制)를 실시하였다. 그러나 이 같은 분봉제는 전국 시대의 혼란과 진나라의 악정에 시달려 온 백성들이 바라던 평화와 통일의 실현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천하를 통일하기 전의 군웅 할거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에 지나지 않았으며 그 위에 항왕은 영지를 주어 제후를 봉하는 데 있어서도 논공행상이 그 공평성을 잃어 자기의 기분에 맞는 사람에게는 좋은 땅을 주어 왕으로 삼고 그렇지 않은 자에게는 봉작을 하지 않았다. 이런 일로 여러 장수 가운데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자가 많았다. 이런 결과는 마침내 제후들이 각기 영지로 돌아간 후 한 달 남짓해서 산동 지방에서 전쟁이 일어나 모처럼 평화를 갈망하던 중원 천지가 다시 전란의 와중에 휩쓸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일찍이 진나라 재상 이사가 처형되었을 때 제나라는 전가(田假)를 왕으로 옹립하였다. 전영(田榮)이 전가를 추방하자 전가는 항우에게 와 몸을 의탁하고 있었다. 진을 멸망시킨 후 항우는 전도(田都)를 제나라 왕으로 삼았다. 이에 대하여 전영이 분개한 것은 당연했다. 전영은 곧바로 전도를 죽이고 제왕이 되었으며 팽월을 장군으로 임명하여 양(梁)에서 반란을 일으키게 하였다.

일심동체의 사이처럼 보였던 장이와 진여의 우정에도 금이 갔다. 장이는 상산왕(常山王)으로 봉함을 받았으나 진여는 왕이 되지 못하였다. 항우를 원망한 진여는 전영에게서 군사를 빌려 항우의 편에 들어가 있는 장이를 공격하였다. 그 후 장이는 한왕(유방) 유방에게 몸을 의탁하게 되었다.

항우는 이때에 이르러 의제(義帝)가 존재할 의의가 없다고 생각하였다. 진나라 토멸의 상징적 존재로 받들던 의제가 진나라가 평정된 지금에 무엇이 필요할 것인가? 그는 의제를 없애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자를 보내어 “옛 제도에 의하면 황제의 영토는 지방이 천 리이고 강 상류에 사셨다 하옵니다. 이러한 곳으로는 장사 임현만한 곳이 없사오니 그곳으로 천도하시기 바랍니다.”라고 하여 장사로 옮기게 하였다.

의제의 가신들은 항우의 속마음을 눈치채자 모두 슬금슬금 도망쳐버렸다. 항우는 은밀히 구강왕 경포 등에게 명하여 장강 중류에서 의제를 살해하고 말았다.

새 모양으로 장식된 유리 상감의 금동조형식단금구

장안성에서 출토된 것으로 상단은 새 모양이고 하단은 나무를 끼우도록 되어 있다. 전체가 도금되었고, 유리 구슬이 상감되는 등 정교하게 제작되었다.

ⓒ 청아출판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김희영 집필자 소개

서울에서 태어나 한문사숙에서 한문을 수학하고 충남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저서로 《이야기 일본사》, 《이야기 중국사》가 있다.

출처

이야기 중국사1
이야기 중국사1 | 저자김희영 | cp명청아출판사 도서 소개

중국 고대부터 전한 시대까지의 역사를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이야기 식으로 풀어 썼다. 엄청난 인구와 광대한 국토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이야말로 진정한 중국의 힘이며,..펼쳐보기

전체목차
전체목차
TOP으로 이동


[Daum백과] 항우의 위기이야기 중국사1, 김희영, 청아출판사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