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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대의 수공업

목공(木工)·칠공(漆工)·도공(陶工)·피혁가공(皮革加工)·방직(紡織)·제염(製鹽)·제동(製銅)·제철(製鐵) 등의 수공업은 도구의 개량과 생산 관계의 변화에 따라 각각 발명과 진보 현상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진보를 보인 것은 제철업의 발달이었다.

제철은 이미 춘추 시대부터 시작되었으나 비교적 대규모의 제철과 농업과 수공업에 철기가 널리 이용된 것은 역시 전국 시대 중기와 후기에 들어서면서였다.

제철은 원래 제동 기술을 기초로 하여 발전한 것이지만 강철제의 공구가 만들어짐으로써 청동기 제작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뛰어난 일품(逸品)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근년 호북성에서 발견된 전국 시대 증국(曾國)의 문화재인 동준동반(銅樽銅盤)은 그 정교함이 마치 상아세공(象牙細工)의 기법을 연상케 하는 일품으로 그 복잡한 제작 공정에 대하여는 지금까지도 고고학자들 사이에 해명되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또한 하북성에서 출토된 중산국의 문화재는 금은상감의 세공 기법을 발휘한 보기 드문 일품으로 평가되는데 이 같은 금은상감의 공예 기술이야말로 강철로 만든 조각 도구의 발명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중산국과 증국은 그 유래조차 뚜렷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제까지의 역사책에서도 그다지 다루어지지 않은 조그마한 제후국에 지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작은 나라의 공예 기술이 그렇게 정교한 것을 보면 부국강병을 자랑하던 강대국의 수공업이 얼마나 발달되었는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농업과 공업이 발달함에 따라 상업도 급격히 발달하여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당시 제나라의 수도 임치는 중국 굴지의 대도시로 면적이 60제곱킬로미터, 가구 수 7만에 이르렀다. 도시로 불릴 대규모의 취락이 전국에 30개 가까이 있었으며 1만 호를 넘는 현(縣)이나 1천 호가 넘는 촌락이 즐비했다. 상인들은 이들 도시와 촌락들을 왕래하며 상업 활동을 하였다. 네 바퀴가 달린 큰 수레를 수십 대, 선박을 백수십 척씩 동원하여 대상(隊商)을 편성하는 상업 활동도 성행하였다.

상업이란 원래 사람들로부터 천시당하는 직업이었으나 이때에 이르러서는 그런 관념은 이미 사라지고 있었다. 호상(豪商)이나 대상인들이 국왕이나 영주와 대등한 입장에서 행세하였으며 제철소·광산·목장의 소유주나 보석상 및 식량과 피륙의 도매상 가운데는 공작(公爵)·후작(侯爵)에 상당하는 사회적 지위를 가졌거나 대신이나 재상의 관직에 오른 자가 있을 정도로 지위가 향상되었다.

천문학의 발달

고대 중국의 천문학은 오랫동안의 발전 단계를 거쳐 전국 시대에 이르러서는 이미 하나의 체계를 형성하였다. 방위 천문학의 28수(二十八宿)의 한 가지 예로 그 발전상의 윤곽을 짐작할 수있다.

고대 중국에서는 성좌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현상의 변화를 관측하기 위하여 천체를 지상과 마찬가지로 구역을 나누어 식별하였다. 지표에서 동서남북으로 구분하는 예에 따라 천체도 또한 동서남북의 네 구역으로 나누어 ‘사방의 사상(四象)·성상(星象)’으로 구분하여 관측하였다. 이와 같은 방위 천문학은 무려 3천여 년 전의 은나라 때부터 시작되어 차츰 발전되어 왔다.

은허(殷墟)의 갑골문 가운데 이미 ‘사상’에 관한 기록이 있으며 서주(西周) 시대에는 28수의 구분법이 이미 확정되었을 가능성이 짙다. 이 같은 사실은 《시경(詩經)》 가운데서 8개의 성좌에 대한 명칭이 소개되고 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석신(石申)과 감덕(甘德)에 의해 이루어진 《성경》은 전국 시대 별의 움직임의 관측에 관한 완벽한 기록이다. 당시 또 다른 《무함(巫咸)》이라는 이름의 천문에 관한 책이 있었다. 이것은 은나라 때 성좌를 관측하던 관리의 이름을 붙인 항성도의 기록이다.

당시 이 3권의 천문에 관한 저서를 정리한 결과 모두 284성좌, 464개의 항성이 확인되었음이 판명되었다. 이것은 세계 최고(最古)의 항성도라고 말할 수 있다. 이보다 약 70~80년 늦게 서방 사람으로는 최초로 그리스 사람이 항성도를 만들어냈다.

별의 관측 방법이 발전함에 따라 중국의 역법(曆法)도 크게 발전하였다. 당시에 이미 태양·달·별의 운행에 대한 법칙성을 근거로 하여 달력이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