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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아프리카는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가장 적은 대륙이지만, 친환경 대체에너지 생산의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아시아의 중국과 인도는 선진국의 일반적 기준에 미치지 못한 상태에서 경제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랍 세계는 석유와 지정학적 중요성으로 세계의 화약고다.
1960년대만 해도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지금의 아프리카 국가처럼 가난했다. 한국은 굶주림에 허덕였으며, 라오스, 캄보디아, 타이, 말레이시아는 악명 높은 도미노이론(Domino theory)의 적용 대상이 된 나라였다. 도미노이론은 미국이 베트남에서 철수하거나 전쟁에서 패배하면 이들 베트남 인근 국가가 차례차례 공산주의 세력권 안으로 떨어져 들어간다는 논리였다.
중국에서는 마오쩌둥(毛澤東)이 계급투쟁을 선포했다. 끔찍한 굶주림의 시대에 벌어진 대약진운동(大躍進運動)은 3,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채 끝나고 말았다. 곧이어 벌어진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은 중국 전역을 혼란 속으로 내몰았다. 1979년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 정책으로 중국은 비로소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 일본도 그때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아니었다. 자동차, 텔레비전, 카메라 등은 유럽과 미국에서만 생산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동아시아는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지역이 되었다. 중국이 생산한 완제품의 1/3이 첨단 제품의 범주에 속한다. 물론 중국 내 부유한 해안 도시와 가난한 농촌 지역 간 격차는 심각한 상황이다. 싱가포르에서 인도네시아에 이르는 1세대와 2세대 호랑이 국가들은 선진국으로 진입 과정에 도달할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인 국가들이며, 한국은 이미 부유한 국가에 속한 나라다.
20세기 후반 라틴아메리카는 '미국의 뒷마당'으로 인식되었으며, 이에 따라 자유주의 경제 전략의 실험 무대가 되었다. 자국민에 대한 억압과 대토지 소유주의 전횡에 맞선 저항운동은 미국 정보기관의 개입을 불러왔고, 라틴아메리카 전 지역이 실질적으로는 바나나, 목재, 광산 관련 거대기업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과테말라에서 칠레에 이르기까지 잇달아 군부독재 정권이 들어섰으며, 반독재 투쟁에 성공한 나라는 소수에 불과했다. 쿠바는 지금도 고립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니카라과는 바티칸에서 배척당한 '해방신학'을 다시 받아들였다. 최근 들어 상황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점점 많은 국가에서 '좌파' 또는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정권이 들어서고 거센 해방의 물결이 고조되고 있다.
아프리카는 1960년대에 비로소 독립을 쟁취했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신생국 정부들은 과거 식민 지배 강대국의 도움으로 권좌를 차지했기 때문에 외국의 이해를 대변하는 토착인 대표 노릇을 했다. 이 꼭두각시 노릇을 거부할 때엔 제거 대상이 되었다. 핵무기 핵심 물질인 우라늄 공급 지역 콩고에서 미국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파트리스 루뭄바각주1) 총리를 살해하고 그 후부터 군사정권의 배후세력이 되었다. 보수 성향의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마저 1990년대를 결산하면서 "모부투 세세 세코(Mobutu Sese Seko)와 조제프 카빌라(Joseph Kabila) 모두 미국과 미국중앙정보국(CIA, Central Intelligence Agency)의 도움으로 정권을 장악했다"고 평한 바 있다.
아프리카 남부 지역에서는 아파르트헤이트가 기승을 부렸으며, 아직도 그 후유증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서부 사하라 지역에서는 사라위 족 사람들이 모로코의 지배에서 벗어나려고 독립 투쟁을 하고 있지만, 아직 결실을 못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부족별 지역으로 갈라진 소말리아에서는 오늘날까지 국경선이 확정되지 못한 상황이며, 중앙정부의 폭압이 자행되고 있다. 아프리카는 수십 년간 대리전쟁의 전장이 되고 있다. 앙골라, 모잠비크, 에티오피아를 둘러싼 미국과 구 소련의 지정학적 이해관계의 대립은 힘없는 그곳 주민들에게는 고통만 줄 뿐이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가 수십 년 동안 발전이라곤 전혀 이루지 못한 지역이 되고 말았다.
이와 함께 세계은행(World Bank/ International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과 국제통화기금(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 같은 국제기구들은 아프리카 국가를 세계시장에 편입시키는 임무를 넘겨받았다.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가 1970년대부터 채무 위기를 극복하는 조건으로 경제 자유 개념을 강요받았다. 이로 인해 원자재 수출에서는 활력을 회복하긴 했지만, 주민들은 더 많은 희생을 요구받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현재 아프리카 전체 주민 3/4의 하루 소득이 채 2달러도 안 된다. 아프리카 대륙은 점점 더 많은 원자재를 수출하고 있다. 토착 엘리트들은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이면서 외국에서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사실은 국제 은행들의 배만 불려 주고 있다. 아프리카 주민 대부분은 세계화와 세계무역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아랍의 원유 자원 역시 그 지역의 복지와 평화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며 오히려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토착 엘리트와 국제 석유회사들만 수십 년 동안 원유 거래로 떼돈을 벌고 있다. 아랍 지역의 정권 가운데 합법적인 민주정권은 단 한 곳도 없다. 아랍 주민 대다수는 빈곤에 허덕이고 있으며, 아랍 지역은 종교적 · 민족주의적 광신도들의 이념적 온상이 되고 있다. 특히 '세계의 정유소'로서 아랍은 전 세계 에너지 보급에서 엄청난 비중을 지닌 지역이지만, 민주주의와 인권은 그곳에서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는 페르시아 지역의 왕정체제 때부터 이미 그러했으며, 최근 수십 년 동안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담 후세인과 오늘날의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인근 아랍국 간 근동지역의 분쟁도 긴장 상황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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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vom 22. September 1997
- ・ 세계은행(World Bank) - 세계발전지수(World Development Indicators) 2007
글
저자 카를 알브레히트 이멜은 1950년에 태어난 이멜은 개발정책 분야에서는 독일에서 가장 정평이 나 있는 언론인이다. ‘독일 언론인상’을 세 차례나 수상했다. 아동구호 단체 ‘인간의 대지(Ter..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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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교육, 인구, 빈곤, 환경, 전쟁, 인권 등의 주제를 두루두루 다루며 미국과 서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부터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까지 살펴 세계화를 제대로 바라보고..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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