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현재 하루 2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사는 사람이 도시민의 43%, 농촌 주민의 59%에 이른다. 그러나 늦어도 30년 안에 이러한 도시민 비율은 농촌 주민 비율보다 더 높아질 것이다.

슬럼 지역 주민 거의 절반이 한 공간에 평균 서너 명씩 생활하고 있다. 단칸방에 사는 가족도 수없이 많다. 여기에서 비롯하는 사생활 침해, 가정폭력은 일상이 되다시피 했다. 전염병이 창궐하고,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은 공부방을 가질 엄두조차 내지 못하며, 많은 이들이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슬럼가 인구의 추이

출처 : UN-Habitat, Global Urban Observatory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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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참을 수 없는 것은 아프리카 도시의 위생 환경이다. 아프리카 남부에 위치한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 근교 음바레에서는 주민 1,300명이 하나뿐인 공용 화장실을 나눠 쓰고 있다. 그 공용 화장실에는 간이 화장실이 고작 6개 딸려 있을 뿐이다. 케냐 몸바사의 빈민 지역 주민이 물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뿐이다.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들은 더러운 물 때문에 생긴 질병을 치료하느라 지출하는 돈이 평균 소득의 1/3이나 된다. 수없이 많은 빈민 지역 주민은 마실 물을 사는 데만도 총소득액의 1/5을 지출해야 한다. 민간 식수판매업자들이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슬럼가 주민을 또 괴롭히는 것은 환경오염과 유독성 쓰레기다. 노출된 화덕에서 땔감으로 나무와 저질 석탄을 태우면 방 안까지 연기가 자욱하게 퍼지는데, 이 때문에 특히 부녀자와 아이들이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많은 이들이 자녀에게 더 나은 기회를 주기 위해 고향을 등지고 도시로 떠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더 나은 교육 혜택의 꿈을 이루지 못한다. 학교 자체가 부족하고, 식량과 주거, 교통을 감당할 돈이 없기 때문이다. 늘어난 아이들 모두에게 학교에 다닌 기회를 줄 수는 없는 조건에서, 여자아이들은 돈벌이를 해야 해서 공부를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

유엔은 밀레니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의 일환으로 2020년까지 적어도 슬럼 지역 주민 1억 명의 생활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계획했다. 물론 이 계획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 기간에 4억 명이 새로이 슬럼 지역 주민이 될 것이다.

정부는 언제나 문제의 본질을 외면해 왔다. 그저 슬럼에 사는 사람들을 내쫓고 슬럼 지역을 없애려고만 한 것이다. 물론 슬럼 지역의 위생을 개선하기 위한 예산도 부족하지만, 정작 부족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적 의지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