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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의 광활한 지역에서 유혈 분쟁이 점점 더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1990년대 중반 이후로 10년 동안 이 분쟁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300만 명이 넘는다. 분쟁의 원인은 주로 지하자원이다. 수많은 반군과 용병 집단은 금속, 다이아몬드, 열대 목재를 팔아 돈을 벌고 있으며, 이 지하자원 구매자들은 대부분 선진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다.

원자재를 판 돈으로 무기를 사 들인다

출처 : UNDP - Human Development Report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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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람들이 탐을 내는 광물은 콜탄(Coltan)이다. 콜탄에 함유된 탄탈(tantalum)이라는 물질은 고성능 칩과 응축액을 만드는 데 사용되며, 이 탄탈이 없다면 우리가 매일 쓰는 휴대폰을 만들 수 없다. 르완다와 우간다 등 인근 국가의 군인과 사업가들도 북반구 선진국 구매자들과 커넥션을 이루며 콩고민주공화국산 콜탄 판매에 뛰어들고 있다. 콜탄 구매 기업 가운데 가장 유명한 회사가 바로 독일 바이엘 그룹 자회사인 HC스타르크HC Starck이다. 유엔 보고서(S/2002/114에 따르면, 스타르크는 내전 지역에서 콜탄을 헐값에 들여와 어마어마한 이윤을 남긴다. 콩고민주공화국에는 세계 전체 콜탄의 80%가 매장되어 있다.

시에라리온과 앙골라에서 벌어진 수십 년간의 내전에서 반군들은 다이아몬드를 팔아 매년 7억 달러에 이르는 수입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이 돈이 다시 전쟁에 사용된다는 데 있다. 2003년부터 소위 킴벌리 프로세스^각주1) 가 시행되면서 '유혈 다이아몬드(Blood diamond)'가 거래되지 못하도록 했지만, 이 통제 조치는 아직 결함이 너무 많다. 특히 서아프리카 내전 지역에서 채굴되는 다이아몬드가 불법으로 대량 거래되고 있으며, 이 '유혈 다이아몬드'가 인근 말리와 가나로 몰래 반입되어, 그곳에서 '분쟁과 무관한 다이아몬드(Conflict-free diamond)'라는 증명서를 받아서 판매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2003년 이후 합법적인 다이아몬드 판매로 채광 국가가 벌어들인 수입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수단 정부는 중국에 석유를 팔아 번 돈으로 다르푸르 지역 내전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수단이 가장 큰 무기 판매 대상국이어서, 이는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나이지리아에서 유혈이 낭자하게 자행되는 인권 유린과 위협은 그 나라 남부 지역의 석유 저장고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석유 판매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강제 이주와 환경 파괴에 반대하면, 주민 대부분은 오히려 폭력에 의해 추방당하는 처지다.

유엔은 투명성을 더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난한 나라에서 원자재를 공급받은 기업이 거래 내역을 당당하게 밝히고 유통 경로와 매출액을 공개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는 은밀한 사업 파트너와의 거래를 선호하는 부패한 해당국 정부 때문에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