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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개발도상국 국민 절반이 위생시설을 전혀 갖추지 못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에서는 이에 대한 개선책도 전혀 마련되지 않고 있다. 그 때문에 누구보다도 아동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페루에서는 각 가정의 화장실을 수세식으로 바꾸기만 해도 신생아의 생존율을 거의 60%나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이집트에서도 이와 비슷한 데이터가 나왔다. 달리 말해, 깨끗한 화장실을 갖추기만 해도 첫돌도 채 되기 전에 죽는 전체 영아의 절반 이상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위생시설이 없는 상황의 실상은 이렇다. 전 세계적으로 26억 명이 집 밖에서, 야외에서 대소변을 보는데, 그것도 정화조 같은 배설물 처리시설이 없어서 일회용 비닐에 처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억 명이 먹는 물 공급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식수가 요리하고 빨래할 때 나오는 물과 하수 용수와 마구 뒤섞여 온갖 오물과 배설물로 오염되는 것이다.
결과는 끔찍하기 그지없다. 매년 아동 180만 명이 설사로 죽어가는데, 이 가운데 3/4이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지역 아동이다. 이곳에서는 지금도 인구의 60%가 위생시설을 전혀 갖추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나라에서 이 끔찍하고 참담한 위생 환경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것은 분명 '사회적 해결능력'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과 직접 관련 있는 문제이며 빈곤 퇴치 및 교육에서 체계적인 진보를 저해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각 학교에 적절한 위생시설이 없어서 특히 수많은 여자아이가 사춘기가 한참 지난 후에도 등교할 수 없을 정도다. 유엔개발계획(UNDP, 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은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지역의 여자아이 가운데 절반이 단지 위생시설 미비로 학교를 떠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아시아의 몇몇 나라에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사람다운 대접을 받는 건강한 생활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화장실을 꼽았다.
파키스탄 대도시 카라치 근교의 불법 거주지 오렌지타운에서는 1980년대 주민들이 9만 가구가 넘는 가정에 위생시설을 설치했다. 이러한 자발적인 실천을 통해 신생아 1,000명당 130명이던 영아 사망률(infant mortality rate)은 40명으로 뚝 떨어졌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파키스탄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방글라데시는 비정부기구(NGO)와 당국의 지원을 통해 전국에 위생시설을 설치할 계획을 세웠다. 인도와 중국, 캄보디아와 잠비아에서도 비슷한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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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유엔개발계획(UNDP) - 인간개발보고서(Human Development Report) 2006
- ・ 세계보건기구(WHO) 2005 - 세계보건보고서(World Health Report)
- ・ 유엔인간정주위원회(UN-Habitat) 2006 - 아시아 도시를 위한 수자원 프로그램(Water for Asian Cities Programme)
글
저자 카를 알브레히트 이멜은 1950년에 태어난 이멜은 개발정책 분야에서는 독일에서 가장 정평이 나 있는 언론인이다. ‘독일 언론인상’을 세 차례나 수상했다. 아동구호 단체 ‘인간의 대지(Ter..펼쳐보기
출처
식량, 교육, 인구, 빈곤, 환경, 전쟁, 인권 등의 주제를 두루두루 다루며 미국과 서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부터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까지 살펴 세계화를 제대로 바라보고..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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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26억 명, 위생시설 없이 살아가다 – 숫자로 보는 세계화 교과서, 알브레히트 이멜, 현실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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