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1990년 이후 무력분쟁이 주로 발생한 지역은 '인간개발지수(HDI, Human Development Index)'가 가장 낮은 10개국 가운데 9개국이다. 유엔개발계획(UNDP, 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자료에서 개발지수가 낮다고 파악된 전체 나라 중 2/3가 최근 15년간 일어난 내전의 무대가 되고 있다. 통계적으로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률이 5% 떨어질 때마다 그곳에서 분쟁이 일어날 개연성은 50%나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거꾸로, 1인당 국민총생산이 2배 증가하면, 앞으로 5년 이내 내전이 발발할 가능성은 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분쟁이 일어날 확률

출처 : Macarten Humphreys 2003 - Economics and Violent Conflict; UNDP - Human Development Report 2005

ⓒ 현실문화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전쟁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빈곤과 전쟁 발발의 위험성은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빈곤이 분쟁을 낳고, 분쟁은 빈곤을 증폭시킨다. 제2차 세계대전 후 40년 동안 벌어진 모든 분쟁의 2/3가 특히 저소득 개발도상국에서 발발했으며, 이런 상황은 오늘날에도 50%를 넘고 있다.

자국 내 개발 양극화도 분쟁의 빌미가 된다. 네팔에서는 1996년 내전이 터지기 전에 서부 지역 주민 가운데 3/4이 극도의 빈곤 상태였던 반면, 카트만두 지역의 빈곤층은 4%에 불과했다. 유엔은 분쟁의 가장 중요한 뿌리가 지역적, 인종적 경계지에 따라 구분된 이러한 개발 불균형에 있다고 보고 있다.

개발 정책에 관한 결론은 분명하다. 내전과 테러를 예방하려면 먼저 빈곤과의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유엔은 '2005 세계개발보고서(World Development Report)'에서 분쟁 지역 내에서 군사적 해결책이 과도하게 강조되고 있지만, 인간을 위한 발전은 도외시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경우만 보더라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점점 증가하는 여러 개별 지역에서의 유혈 무력분쟁은, 테러리스트들이 다른 나라에 근거지를 구축하거나 지역적인 국지전이 국제 전쟁으로 확대되는 형태로 세계 전체의 안정에 위협이 되고 있다. 또한 이는 세계무역과 국제 주식 동향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최빈국과의 개발 협력은 부유한 국가의 이해와도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교역 당사자들과 판매 시장이 눈길을 보내는 나라들은 대부분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몇몇 개발도상국에만 집중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