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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세계 인구 1인당 160달러가 군비로 지출되며, 이 중 절반가량을 미국이 지출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률이 5% 떨어질 때마다 그곳에서 분쟁이 일어날 개연성은 50%나 더 높다. 빈곤이 분쟁(내전과 테러, 전쟁)을 낳고, 분쟁은 빈곤을 더욱 증폭시킨다.
'동서 냉전' 종식 이후, 그리고 1990년대의 군축 시대가 지나고 2001년 9 · 11사태 이후, 전 세계는 또다시 과도한 군비 지출 경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계속될 것 같았던 세계적인 군비 감축에 대한 희망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세계 유일 초강대국 미국이 전체 군비 지출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엄청난 경제성장세를 보이는 중국과 인도 역시 군사 예산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몇몇 나라가 전 세계 군사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15개국이 전체 군사 예산의 84%를 독점하고 있다.
기업들도 군수산업에 손을 뻗치고 있다. 특히 라틴아메리카와 유럽에서는 과거 국가가 직영했던 군수업체들이 민간 기업으로 전환되었으며, 수백 개에 이르는 무기 생산업체의 무기 판매액은 2005년 2,680억 달러에 이르렀고, 이 매출액의 절반을 불과 5개 기업이 독식하고 있다.
군수산업에서 민간 기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정보통신 기술과 전자공학이 무기 기술을 선도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아울러 군사 분야에서 민간 회사로 이관되는 업무가 많아지고 있는데, 민간 회사들은 수송에서 기술 지원과 보안 업무까지 과거 군이 맡았던 역할을 맡고 있다.
1945년 이후 발발한 전쟁과 내전은 모두 200건이 넘고, 이 분쟁들은 대부분 가난한 지역에서 일어났다. 최근 몇 년 동안 실제로 전투가 발생한 횟수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만, 분쟁 기간은 길어지고 있다. 특히 전쟁 기간과 전쟁 이후의 차이를 구분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공식적으로는 전쟁이 종식되고 나서도 폭력 사태는 줄지 않고 있으며, 이라크에서는 '전후(戰後)' 상황에서 전쟁 기간보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폭력과 테러로 죽어가고 있다.
여러 갈래로 나누어진 비(非)국가 집단이 전쟁 당사자로 등장하는 횟수도 점차 늘고 있다. 특히 각 반군 집단이 서로 총을 겨누기 때문에, 콩고민주공화국과 수단 다르푸르 지역에서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은 갈수록 힘겹기만 하다. 이로 인해 고통 당하는 사람들은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여러 전선 틈에 끼여 있는 민간인들이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분쟁은 특히 용병들이 전투에 참여함으로써 더욱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 민병대는 전쟁 수행국 정부로부터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지휘 체계를 갖추고 스스로 전쟁 비용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거대 다국적기업은 예컨대 다이아몬드 생산지, 원유 수송 지역이나 광산 지역 안전을 위해 때로는 용병 공급 에이전트로 변모하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용병 부대에 대해 알고 있지만, 그 어떤 통계자료에서도 용병 부대의 실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지난 몇 년간 정규군 규모는 2,000만 명 이하로 축소되었지만, 군사 장비는 더욱 '첨단화'하고 있다. 물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강대국이 주도하는 전쟁이 재래식 무기를 쉽게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보기도 한다. 베트남전쟁 이후 이러한 양상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전쟁이 항구적인 평화를 보장해 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개발 관점이 무엇인지 밝혀야 할 것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군사 '소탕작전'을 과대평가하고 있으며, 민간 재건 활동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2006년 유엔이 7만 병력으로 구성된 16개 대규모 평화유지군과 정찰 및 경찰 병력 등 평화 유지 임무에 쓴 비용이 50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휴전을 통한 군사적 안정이 재건 지원과 병행해서 이루어진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 이유는 다시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 금융자본(예컨대 투자자 회의 등) 가운데 해당 분쟁 지역에 유입되어 그 지역에 생산적으로 투자되는 자본 비율이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들을 우리는 동티모르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와 콩고에서 목격할 수 있다.
수년 전부터 정치적, 종교적 동기에 의한 테러 음모가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서양과 동양'이라는 이분법적 도식은 '선과 악'의 대립으로 단순화해 온갖 분쟁 원인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게 했다. 실상은 식량과 물, 에너지와 원자재를 둘러싼 분쟁인데도 말이다. 광적인 민족주의자와 종교적 광신도들은 자신들의 맹목적인 목적에 이 기폭제를 이용하고 있으며, 게다가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 스스로 '악의 축'이라는 도식적인 규정을 만들어 여론에 불을 지르고 있다. 이런 식으로는 합리적인 판단과 의식 있는 정치를 기대하기가 더욱 어렵기 마련이다. 아울러 무수히 많은 정치인과 여론도 분쟁과 갈등을 극복하기보다는 '종교전쟁' 같은 개념을 함부로 언급함으로써 오히려 분쟁과 갈등을 증폭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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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 - Yearbook 2006
- ・ 본 국제군축센터(BICC) - 컨버전 서베이(Conversion Survey) 2005: 세계의 군축, 무장해제, 복원(Global Disarmament, Demilitarization and Demobilization)
- ・ 월드워치연구소(Worldwatch Institute) - 바이탈 사인(Vital Signs) 2006~2007
글
저자 카를 알브레히트 이멜은 1950년에 태어난 이멜은 개발정책 분야에서는 독일에서 가장 정평이 나 있는 언론인이다. ‘독일 언론인상’을 세 차례나 수상했다. 아동구호 단체 ‘인간의 대지(Ter..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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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교육, 인구, 빈곤, 환경, 전쟁, 인권 등의 주제를 두루두루 다루며 미국과 서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부터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까지 살펴 세계화를 제대로 바라보고..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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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국제평화문제 – 숫자로 보는 세계화 교과서, 알브레히트 이멜, 현실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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