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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개발계획(UNDP, 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은 최빈국에 대해 가장 높은 무역장벽을 쌓은 이런 행위를 '왜곡된 과세'라고 일컬었다. 선진국은 수입품의 1/3을 개발도상국에서 조달받고 있지만, 이 수입품에서 거둬들인 관세 수입은 2/3에 이른다. 가난한 나라에서 수입한 제품에 대해 선진국끼리 거래하는 제품보다 평균 3배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이는 농산품뿐만 아니라 공산품에서도 마찬가지다.

개발도상국은 서서히 자국 내에서 원자재를 재가공해 가공품으로 판매하려 노력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수십 년 동안 떨어졌고 완제품 가격이 훨씬 비싸졌기 때문에(많이 회복되었다지만 지금도 1960년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노력은 경제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의 이러한 재가공산업 구축을 전력을 다해 저지하는데, 관세 강화 조치가 그 예다. 예컨대 유럽연합은 원료인 카카오에 대해서는 거의 면세하고 있지만, 가공품 초콜릿에 대해서는 3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한다.

카카오 '원료'와 초콜릿 '가공품'에 대한 관세

출처 : World Bank 2005; BMF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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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가공식품 수입 시 원료보다 무려 600%나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한다. 이는 유럽연합이 2배의 관세를 정한 것과 비교해도 너무 심한 조치라 할 수 있다. 농산품에도 세금을 높게 부과하지만 자국 생산업자들이 경쟁할 필요가 없는 원료품에는 과세를 거의 부과하지 않고 있다.

재가공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만이 선진국이 가난한 나라들과의 경쟁을 피하는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수입 제품 할당량을 제한하고, 계절에 따라 제약을 가하고, 규정 지침을 복잡하게 적용하는 불공정 무역장벽이 바로 더 효과적인 수단이다. 계약 자체가 가난한 나라들로 하여금 수출품을 어쩔 수 없이 유럽연합이 요구하는 조건에 맞춰 공급할 수밖에 없게 하는 불합리한 것으로 변질하는 셈이다.

'원산지 규정' 역시 자의적이긴 마찬가지다. 생산자가 각각의 제품에 대해 제품 가치별로 30~50% 범위에서 수출국에서 실제로 만든 것을 사용했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셔츠의 단추나 실이 제3국 제품이라면 관세 특혜를 받을 수 없다. 유럽연합과 특별조약을 맺었음에도 지난 30년 동안 유럽연합의 수입 비율에서 아프리카, 카리브 국가와 태평양 국가의 비중이 늘지 않은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