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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불과 수년 만에 다국적기업과 이들 자회사의 수가 4배나 증가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는 1990년대 초 다국적기업이 약 3만 7,000개, 그 자회사는 17만 5,000개로 추산했으나, 2006년에 이르러서는 각각 7만 7,000개와 77만 3,000개에 다다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국경을 넘나드는 다국적기업

출처 : UNCTAD - World Investment Report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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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포괄하는 다국적기업 가운데 3/4가량이 산업 선진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그사이 한국, 중국, 인도, 브라질 회사의 외국 투자도 느는 추세다. 지난 수년 동안 중국에 소재한 다국적기업의 자회사가 특히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중국에 있는 약 29만 개 회사가 외국계 기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국적기업들이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전체의 2/3에 이른다. 이 자회사들이 수출하는 제품과 서비스업의 규모만 무려 4조 달러를 웃돌고 있다. 대규모 다국적기업들의 매출액은 중간 규모 국가 예산과 맞먹는다. 제너럴일렉트릭(GE), BP, 보다폰(Vodafone)이 세 회사의 매출액만도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국가 전체의 국민총소득(GNI, Gross National Income)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다국적기업이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는 기여도는 극히 미약하다. 국제노동기구(ILO, International Labor Organization)는 거대 다국적기업이 소규모 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밝힌다. 더욱이 거대 외국계 기업의 투자는 주로 융자나 해당국의 보조금으로 운용되는데, 이로 인해 해당국 중산층에 대한 지원액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다국적기업의 경제권력은 정치적 영향력을 통해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World Trade Organization) 중재위원회를 상대로 한 소송 등에서 이들의 경제권력은 노골적으로 나타나는데, 여기서는 대개 소규모 기업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지켜 내려는 해당국 정부의 주장보다도 무제한적인 거래를 요구하는 다국적기업의 이해가 걸린 사안이 훨씬 비중 있게 받아들여진다.

국경을 넘나드는 다국적기업의 활동은 국가법의 적용 범위를 넘어선 지 이미 오래다. 국제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규정과 통제는 없는 형편이다. 어쨌든 지금까지 3,000개 기업이 2000년 당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제창한 '글로벌 콤팩트(UN Global Compact)'에 가입했다. 이 글로벌 콤팩트에는 각 기업이 인권과 노동, 환경기준 및 부패 방지와 관련한 중요 원칙에 대한 의무사항이 포함되어 있지만 구속력이 없어서 어떤 제재도 불가능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