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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에서 수확하는 곡물의 양은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지역에 비해 무려 열 배가 넘는다. 주민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는 지역에서도 주민들 몫으로 돌아가는 곡물은 너무도 부족하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의 소농들은 대부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료와 질 좋은 종자, 농기구를 살 돈도 없고 신용대출을 받을 처지도 못 된다. 급수 시설은 대부분 감당할 엄두조차 못 낸다.

순수 곡물 수입량

출처 : FAO 2006 - World Agriculture: Towards 2030/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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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농경지가 외딴곳에 있어서 수확한 농산물을 유통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발도상국 농민의 처지에서 곡물 수확의 보람을 앗아가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대규모 다국적기업들이 농업 보조금을 받는 자국산 곡물을 덤핑 가격으로 판매하는 바람에 개발도상국 국내시장 자체가 붕괴하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과잉 수확된 밀이 세계 곳곳에서 해당 국내 생산가의 50%도 안 되는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결국, 수많은 농민이 농사를 포기하고 고향을 떠나 도시로 흘러들고 있다.

이 때문에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조차 수요 증가에 비해 곡물 수확률이 현저하게 뒤처지게 되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의 진단에 따르면, 주민 대부분이 굶주리는 다수 지역의 곡물 수입량이 많지 않다.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국가의 곡물 수입량은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반면, 성장 속도가 빠른 아시아와 부유한 중동 석유 수출국의 곡물 수입량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지급 능력이 있는 지역만이 구매하는, 철저한 시장 법칙에 곡물 거래가 무릎을 꿇고 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이 수입하는 곡물의 산지가 도대체 어디인지 명확하지 않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유럽연합의 곡물 수확량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르헨티나산과 타이산, 베트남산 곡물의 수출 증가도 곡물 수요를 충당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크게 늘고 있는 구 동유럽권 국가의 곡물 수출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에너지 식물의 재배 증가가 식량 공급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도 불확실하다. 많은 경지면적이 사람이 먹는 곡물과 채소 대신, 평지(유채), 옥수수, 콩, 사탕수수, 기름야자 재배 면적으로 탈바꿈하는 것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은 곡물 공급을 줄게 하고, 가격을 급등케 할 가능성이 크다. 오늘날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구 대비 식량 비축률은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떨어진 상황이다. 한편으로, 사료용 식품의 수요 폭등으로 곡물 가격은 한없이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