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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판매가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는데, 비단 선진국에서만이 아니다. 불과 수년 사이 생수 매출액은 2배나 늘었다. 생수 시장은 네슬레, 다농(Danone), 코카콜라와 펩시, 유니레버 등 몇몇 대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수많은 개발도상국에서 해당 지역의 몇몇 주요 업자를 끌어들였으며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해마다 두 자리 수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민 대다수가 깨끗한 물을 접할 수 없는 지역에서조차 이들은 병 속에 담긴 '안전한' 생수 광고를 쏟아 내고 있다.

전 세계 생수 판매

출처 : Beverage Marketing Corp.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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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 담겨 판매되는 생수는 비싸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겐 더더욱 비싸다. 평균적인 인도 가정이 마실 물을 사 먹는 생수로 대체한다면, 물값으로만 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가나의 수도 아크라의 수돗물 가격이 100리터에 5센트인데, 같은 양을 생수 가격으로 계산하면 5~8달러에 이른다.

사 먹는 생수 때문에 정작 마실 물이 고갈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기업들은 각 지역의 식수원 사용권을 사들이고 있는데, 예컨대 코카콜라는 생수를 위해 인도 남부의 플라치미다 지방에서 매일 물 35만 리터를 펌프로 끌어 올렸다. 그 때문에 주변 지역의 샘물이란 샘물은 모두 고갈되고 말았다. 주민들의 항의 시위가 잇따르자 인도 당국은 공권력을 동원하기도 했지만, 마침내 오랜 법정다툼 끝에 코카콜라는 사업을 중단해야 했다.

네슬레사의 퓨어라이프(Pure Life), 펩시콜라사의 아쿠아피나(Aquafina), 코카콜라사의 다사니(Dasani) 같은 상표 이름이 매혹적으로 들리지만, 생수 판매가 대중에게 공급해야 할 식수원을 훼손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물 사용권을 민간 기업에 매각한 나라에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식수 공급은 철저히 실패했다. 더욱 화가 나는 사실은 기업들이 식수원을 마구 남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돈이 지극히 적은 상징적인 금액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생수 판매 호황은 생태학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2001년 세계자연보호기금(WWF, World Wide Fund for Nature)은, 생수용 물병 생산에 플라스틱이 연간 1,500만 톤이나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이 중 재활용되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플라스틱 물통 수십억 개가 쓰레기로 묻히고, 이러한 경향은 계속 늘기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