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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드라마, 한
국을 말하다

노골적인 욕망의 상품화로 가는가

노골적으로 '욕망의 상품화'에 나서기로 마음을 먹은 것일까? KBS는 3월 1일부터 방영한 2TV 월화 드라마 〈부자의 탄생〉에 대해 "'옥탑방 F4(꽃미남)'도 당당히 '대한민국 상위 1퍼센트 로열패밀리'가 될 수 있는 '희망의 비법'을 전수하겠다."라며 "'로열패밀리'들의 리얼한 생활상과 함께 부자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실전 적용 가능한 생활 습관, 재벌이면서도 여느 짠순이 못잖은 생활을 하는 '생계형 재벌녀'의 실상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디어오늘』 2010년 3월 3일자 기사는 "KBS가 최근 3개월여 동안 부자와 학벌(특정 대학 입시)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잇달아 편성해 다양한 사회계층의 삶을 표현해야 할 공영방송이 과도하게 부와 출세를 추구하는 데에만 열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부자가 되는 법, 재벌이 되는 법을 그려내는 드라마를 천하대 가는 법, 공교육보다 특별 교육을 통해 문제풀이 능력을 키우는 공부법을 강조한 직전 드라마에 이어서 방송하는 것은 KBS가 드라마라는 장르를 통해 시청자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은 것인지 혼란스럽게 한다. 더구나 기획 단계에서부터 수많은 논란을 빚으며 지난해 12월부터 방영된 〈명가〉의 경우 경주 최부자집의 일대기를 그린 대하드라마였고, 그 후속편은 제주 거상 김만덕의 얘기(〈거상 김만덕〉)가 방송된다. KBS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부자의 덕목을 시청자에게 교훈 삼아 전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그럼에도 공영방송에서 3개월여 동안 연이어 부자-거대 상인, 수험생의 일류대 도전기(학벌)-부자 비법이라는 테마로 드라마를 방송한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는 적지 않다."

윤성도 KBS 노동조합 중앙위원(기획제작국)은 "최근 KBS에서 〈명가〉, 〈거상 김만덕〉 등 부자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보여주려고 한 드라마, 〈기업열전 K-1〉, 〈일류로 가는 길〉 등 성공과 일 등의 중요성을 강조한 프로그램을 통해 '부'와 '일류'에 대해 '충분히 대접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쪽으로 미화하고 정당화하려는 이데올로기가 많이 퍼져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 정부의 기업 프렌들리라는 이데올로기와 부합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그는 또 "어떻게 다루느냐가 문제겠지만 드라마를 통해 필요 이상으로 많이, 그런 가치관을 시청자에 주입한다는 것은 위험성이 높다."라며 "돈과 교육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분야인데 자칫 이에 대한 편향되고 그릇된 이데올로기를 심어주지 않을까 우려된다."라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2010년 3월 8일자 기사는 "안방극장이 노골적인 성공 비법을 가르치는 드라마로 넘쳐나고 있다. 사랑과 의리 등 비현실적인 판타지를 주로 묘사하던 과거와 달리, 이젠 드러내놓고 돈과 학벌을 강조하며 성공에 이르는 방법을 알려준다. '낯부끄럽다'며 노골적인 언급을 꺼리던 때와는 한참 다르다."라고 했다.

"과거에도 부자 등 성공한 사람들에 관한 드라마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재벌들은 서민과 어울리다 그들 삶에 녹아들었고(〈꽃보다 남자〉 등), 성공을 이룬 주인공은 뒤늦게 야망의 덧없음을 깨닫거나(〈하얀 거탑〉 등), 이미 좋은 학벌을 획득한 청춘들은 뒤늦게 찾아온 사춘기적 고뇌에 괴로워했다(〈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등). 하지만 요즘 드라마는 그보단 성공에 이르는 법 자체를 낱낱이 쪼개 보여준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공부의 신〉은 아예 '천하대(서울대) 합격하는 방법'을 주제로 삼아 화제가 됐다. 얼마 전 종영한 KBS 〈명가〉도 경주 최씨 가문이 어떻게 부를 축적하고 행사했는지를 주제로 했고, 최근 방영을 시작한 KBS 〈거상 김만덕〉은 제주 출신 천민 여성이 어떻게 조선 최고의 부를 축적한 상인으로 거듭났는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케이블 채널은 한발 더 나아가 실제 부유한 인물을 등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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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조현호, 「부자·출세를 지향하는 KBS 드라마: 〈명가〉 〈부자의 탄생〉 〈거상 김만덕〉 등 연작에 우려 쏟아져」, 『미디어오늘』, 2010년 3월 3일.
  • ・ 박세미, 「서울대 가는 법·재벌 되는 비법 …… 뻔뻔해진 드라마」, 『조선일보』, 2010년 3월 8일.

김환표 집필자 소개

IT와 SNS 문화, 사회학에 관심이 많은 문화평론가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월간 『인물과사상』에 ‘사회문화사’를 연재했으며, 지금은 ‘인물 포커스’를 연재하고..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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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한국을 말하다
드라마, 한국을 말하다 | 저자김환표 | cp명인물과사상사 도서 소개

최초의 드라마사면서 드라마로 보는 사회문화사! 한국인은 왜 이토록 드라마를 사랑하는 것일까? 드라마 공화국, 대한민국 드라마의 역사를 말한다. 한 시대의 문화는 물론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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