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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와 외주 제작사의 드라마 제작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되면서 드라마 제작 시장은 머니 게임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를 반영하듯 2006년 '드라마 펀드'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PD저널』 2006년 10월 18일자 기사는 "최근 외주 드라마 확대에 따라 드라마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라고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방송영상산업전문조합을 운영하고 있는 CJ창립투자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프라하의 연인〉 등 총 11개 드라마에 127억 원(2005년 12월 기준)을 투자했다. 2004년부터 150억 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설립해 운용하고 있는 KTB네트워크는 드라마 시장 확대에 따라 내년 하반기에 2호 투자조합을 새롭게 설립할 계획이다. KTB네트워크는 문화관광부 25퍼센트, 일반 법인과 개인 등이 50퍼센트 출자한 'KTB 1호 방송영상투자조합 MCT 제2호'를 운용하고 있으며 〈주몽〉을 비롯해 〈불량주부〉, 〈그린로즈〉, 〈연애시대〉 등에 투자해 수익을 거뒀다. 이뿐만 아니라 튜브인베스트먼트도 방송위원회와 국민연금이 특별조합원으로 참여하는 150억 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결성해 투자를 하고 있다. 방송 드라마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서울자산운용과 김종학프로덕션, 골든브릿지자산운용과 올리브나인은 각각 1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또 마이에셋자산운용과 MBC는 최근 6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MBC가 중국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공동 제작하는 한류 드라마에 투입될 예정이다."

외주 제작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선 곳은 김종학프로덕션이었다. 2005년 9월 굿앤리치자산운용과 각각 100억 원의 펀드를 결성했던 김종학프로덕션은 〈태왕사신기〉의 경우 '태왕사신기 주식회사'를 설립해 투자자들과 함께 〈태왕사신기〉와 관련된 모든 사업을 이곳에서 추진했다. 박창식 재무이사는 "마케팅과 아이디어 그리고 자본력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투자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있다."라며 "이재규, 안판석, 이병훈 PD가 준비 중인 드라마의 경우에도 선투자 개념으로 투자자를 모집할 예정"이라고 했다. 드라마 펀드 바람에 대해 KTB네트워크 김성호 부장은 "드라마가 고마진 비즈니스도 아니고 수익의 폭발성 역시 낮지만 해외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부가사업에 따른 수익 증대도 기대된다."라고 했다. 이준근 방송영상산업진흥원 콘텐츠진흥팀장은 "투자조합 운영은 드라마 시장의 변화를 가늠하는 한 축"이라며 "아직까지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았지만 케이블이나 뉴미디어 시장 확대에 따라 드라마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투자 형태로 다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예측했다.

드라마 펀드 바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투자 유치가 확대될 경우 PPL, OST 등 부가사업에 따른 수익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에 드라마의 상업화가 심화되고 사모펀드의 경우 투자자 유치를 위해 스타 캐스팅에 따른 몸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태왕사신기〉의 경우 주연인 배용준의 회당 출연료가 1억 원대로 치솟았다는 소문마저 무성하게 일었는데, 한 외주 제작사 관계자는 "연예인 몸값이 방송사들과 외주사들의 과다 경쟁으로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측면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펀드를 통해 대자본을 끌어들였기 때문일까? 드라마 대형화 경쟁에 불이 붙었다. 김고은은 2007년 10월 "2007년, 드라마가 더 크고 화려해진다."라면서 "방송 3사의 올 하반기부터 2007년도 드라마 라인업을 보면 최근 부쩍 심해진 시청자 이탈과 시청률 가뭄 해소를 위해 부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방송사들은 병원, 공항 등 특정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전문 드라마로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한편, 계속되는 사극 열기로 중장년층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계획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