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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을 말하다
아침 드라마 시청의 실세로 떠오른 50대 이상 중년층
방송사가 10대와 20~30대 젊은 층을 붙잡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이탈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드라마 시청의 주도권은 중년층에게로 넘어가고 있었다. 2006년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조사에 의하면 50대 이상 여성 점유율은 1992년 7.9퍼센트에서 2006년 18.8퍼센트로, 같은 연령의 남성 시청률은 1992년 4.8퍼센트에서 11.1퍼센트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대 여성의 비율은 13.4퍼센트에서 9.5퍼센트로, 20대 남성 역시 7.0퍼센트에서 3.7퍼센트로 감소했다. 2006년 5월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6년 실버세대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들의 하루 TV 시청 시간은 3시간 2분으로 나타났다. 노인 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물론 드라마로 48.9퍼센트에 달했다. 그래서일까? SBS의 〈사랑과 야망〉, KBS의 〈서울1945〉, 〈고향역〉 등과 같은 '그때 그 시절' 류의 드라마가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중년 여성 못지않은 중년 남성의 드라마 사랑이었다. 이는 아침 드라마에서 도드라지게 나타났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김나경 과장은 "가구 시청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40~50대 남성의 시청률이다. 이전에는 시청률이 높아야 상위 20위권에 들던 아침 드라마가 최근 들어 10위권 안에 들기도 하는 것은 50대 남성 시청자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라고 해석했다.
아침 드라마가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면서 인기 작가들이 극본을 맡거나 유명 연예인들이 인기의 발판으로 삼는 현상도 나타났다. 『시사저널』 2006년 5월 23일자 기사에 따르면, "196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한 〈강이 되어 만나리〉는 〈은실이〉 등을 쓴 관록의 작가 이금림 씨가 자기 드라마 〈지평선 너머〉를 리메이크해 집필하고 있고, 〈사랑하고 싶다〉는 지난해 비교적 시청률이 높았던 주말 드라마 〈그린로즈〉의 작가 유현미 씨가 극본을 맡았다. 또한 지명도 있는 소설가의 작품을 원작으로 삼는 것도 특징이다. 〈그 여자의 선택〉이나 〈이제 사랑은 끝났다〉는 각각 양귀자의 『모순』과 이병주의 『망향』이 원작이다. ······ 가수 겸 탤런트인 구본승 씨가 〈이제 사랑은 끝났다〉로 복귀해 화제를 모았고, 조만간 MBC에서 방송될 새 아침 드라마에는 하희라 씨가 처음으로 아침 드라마에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몹' 수석 에디터 이성주는 중년층의 아침 드라마 사랑은, 젊은 층과 중년층의 드라마 수용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해석했다. 방송사가 주력하고 있는 미니 시리즈의 경우 배경음악이 DVD·OST 음반 등으로 출시되고, '드라마 폐인'들이 이른바 '어둠의 경로'를 통해 돌려보고 팬 사이트에 드라마 비평을 줄지어 올리며 담론을 재생산하는 것에 비해, 아침 드라마는 1980~1990년대 방식으로 소비하는 마지막 드라마인데 팬덤이나 다른 유통 경로 없이 오로지 '텔레비전 앞에서만' 소비된다는 것이다.
2006년 7월 미디어수용자운동단체인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은 '주부들이 원하는 아침 드라마'라는 제목으로 내놓은 보고서에서 남편의 외도와 아내의 일탈, 출생의 비밀, 사랑의 배신과 약탈 등을 아침 드라마의 '고정 메뉴'로 지적하고 "유독 아침 드라마는 이런 소재 외에 다른 것엔 눈을 돌리지 않는다."라고 했다. 보고서는 또 '근친혼만 아니면 다 된다는 식의 사랑관과 결혼관'이 버젓이 방송되고 있다며 "마지막 회만 권선징악으로 마무리하면, 이전 과정은 비윤리로 일관해도 된다는 게 제작진의 신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같은 아침 드라마의 병폐는 시청자들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제작진은 교육과 입시, 군대, 재테크 등 주부들의 다양한 관심사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주부들은 사회문제를 다루기를 원할까? 이문혁PD의 다음과 같은 분석에 동의하는 주부들이 더 많지 않았을까? "한미 자유무역협정이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를 혹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생태계의 위기를 아침 드라마에서 소재로 다루길 원한다면 욕심이다. 재미를 결정하는 것은 만든 사람이 아니라 보는 사람이고, 지금의 안정적인 시청률은 뻔한 얘기를 보며 아침부터 욕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얘기다. 통속과 우연과 불륜으로 점철된 드라마라는 저주 섞인 평가보다는, 어찌됐건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 훨씬 더 건강하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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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송형국, 「노인들이 즐겨보는 프로 드라마 …… 뉴스 순」, 『경향신문』, 2006년 5월 4일, 29면.
- ・ 신동흔, 「TV가 늙어간다」, 『조선일보』, 2006년 2월 17일, A2면.
- ・ 차형석, 「아침 드라마는 '마이너'라고?」, 『시사저널』, 2006년 5월 23일, 94~95쪽.
- ・ 강연곤, 「아침 드라마 '불륜·파경' 자극적 소재 남발」, 『문화일보』, 2006년 8월 2일, 33면.
- ・ 이문혁, 「난 뻔한 아침 드라마가 좋다」, 『한겨레21』, 2008년 2월 15일.
글
출처
최초의 드라마사면서 드라마로 보는 사회문화사! 한국인은 왜 이토록 드라마를 사랑하는 것일까? 드라마 공화국, 대한민국 드라마의 역사를 말한다. 한 시대의 문화는 물론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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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아침 드라마 시청의 실세로 떠오른 50대 이상 중년층 – 드라마, 한국을 말하다, 김환표, 인물과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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