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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을 말하다
여러분, 우리 드라마 막장 아닙니다
막장 드라마는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을 접수했지만, 광고계로부터는 환영받지 못했다. 문주영에 따르면, "〈아내의 유혹〉은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주부층은 물론 남성층까지 TV 앞으로 끌어들이며 화제를 모았지만 방송 CF에 출연한 연기자는 극 중 정교빈 역을 맡은 변우민이 유일했다. 그나마도 그가 찍은 KT의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CF는 드라마 속 '찌질이 남편'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한 것이었다. 이처럼 막장 드라마는 시청률로는 성공할 수는 있어도 극 중 연기자들에게 CF 기회는 잘 주어지지 않는다. 드라마 속 악하거나 못난 이미지가 너무 강해 광고주들이 좀처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일기획 이정은 국장은 "광고라는 건 제품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야 하는데 드라마 속에서 나쁜 이미지로 각인된 연기자는 아무래도 피하게 된다."라면서 "극 중 고급스럽고 깔끔한 이미지가 광고계에선 더 사랑받으며 소위 막장 드라마의 출연자들은 CF스타로선 선호되기가 힘들다."라고 말했다.
한국광고주협회 상근부회장 김이환은 "막장 드라마에 대해 우리 광고주들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후 "욕하면서 즐겨 보는 막장 드라마는 주부 시청자와 높은 시청률을 감안할 때 광고 효과가 높은 프로그램임에 틀림없다. 광고 집행에 있어 광고 효과가 최우선이지만, 최근 미풍양속에 반하는 드라마, 반교육적인 드라마 등에 광고를 하는 것은 신중하게 재고를 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광고주들도 이제 사회 책임을 다하는 윤리 경영 차원에서 막장 드라마에 광고를 하는 일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할 시점에 왔다고 본다."라고 했다.
이어 김이환은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은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 이런 경우 광고를 자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우리나라 기업은 기본적으로 윤리 경영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여러 사회 공헌 활동을 벌이며 많은 노력을 해왔다.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도 광고 집행에 보다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 드라마 콘텐츠의 해외 수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요즘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도 미풍양속에 저해되고 반교육적이며 비상식적 드라마의 제작은 지양되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 아울러 드라마 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유익하고 좋은 프로그램이 많이 제작돼 광고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막장 드라마에 대한 비판은 이른바 작가와 배우들의 자기 검열도 불러왔다. 배우 안내상은 〈수상한 삼형제〉의 제작 발표회에서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했다고 '막장'이라고는 할 수 없다."라며 드라마 작가 문영남을 변호하고 나섰다. 이게 시사하듯, 막장 드라마가 범람하자 드라마 제작 발표회에선 배우들이 먼저 나서 자신들이 출연하는 드라마는 '막장'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여러분, 우리 드라마 막장 아닙니다."(안내상), "막장 드라마가 아니라고 해서 출연을 결심했어요."(권오중), "막장 취급하는 것은 출연 배우로서 거부하고 싶다."(조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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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문주영, 「CF계는 막장 드라마를 싫어해」, 『경향신문』, 2009년 6월 5일.
- ・ 김이환, 「막장 드라마, 광고주들은 어떻게 할까?」, 『조선일보』, 2009년 8월 13일.
- ・ 권영전,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 대안은?」, 『연합뉴스』, 2009년 11월 1일.
글
출처
최초의 드라마사면서 드라마로 보는 사회문화사! 한국인은 왜 이토록 드라마를 사랑하는 것일까? 드라마 공화국, 대한민국 드라마의 역사를 말한다. 한 시대의 문화는 물론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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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여러분, 우리 드라마 막장 아닙니다 – 드라마, 한국을 말하다, 김환표, 인물과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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