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파키스탄 제1의 해항이자 최대 도시이며 옛 수도이다. 인더스 강 삼각주에서 북서쪽으로 얼마 멀지 않은 아라비아 해 연안에 있다.

이 도시가 급격히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영국령 인도의 인더스 강 유역과 펀자브 지방의 항구 역할을 하면서부터였다. 오늘날에는 혼잡하고 인구가 밀집한 상공업 중심지가 되었다.카라치의 천연항 밖에는 폭풍을 막아주는 키아마리·마노라 섬과 오이스터 암초 등이 있다. 시는 좁고 긴 해안저지보다 37m 더 높은 넓은 평원에 자리잡고 있다. 간헐천인 말리르 강과 라야리 강이 도시 한가운데를 흐른다.

여름이 무덥고 겨울은 서늘한 기후를 보인다. 5~6월의 평균최고기온은 34℃이나 때로는 41℃를 기록하며 1~2월의 평균최저기온은 13℃이다. 연평균강우량은 203㎜로 주로 6~8월 중에 내린다.

제조업과 무역이 산업의 기반을 이루나 서비스업과 전문직에도 많은 사람들이 종사하고 있다. 섬유·신발·금속제품·종이·가구·기계·화학제품·피혁·고무·전기기구 제조업 등이 활발하며, 인쇄업과 식품·음료·석유 가공업은 물론, 수직의류·레이스·양탄자, 금속제품과 도자기를 생산하는 가내공업도 큰 몫을 한다. 카라치 항은 파키스탄과 인접한 내륙국 아프가니스탄의 해상무역을 거의 독점하며 금융업과 보험업의 중심지로서 증권거래소가 있다.

도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동서방향으로 나란히 배열된 4개의 간선도로가 항구 인접지의 메리웨더 타워 가까이에서 시작하여 도시의 한복판을 가로지른다. 구도시는 항구 부근에 있는데, 무질서한 주택경관이 근동과 유럽의 중세 도시들을 연상시킨다. 구도시의 동쪽에는 드리그 병영구(兵營區), 고급 공무원들의 주택지구인 문관구(文官區), 사다르 시장구(市場區) 등의 행정구들이 있다. 도시 외곽지역에는 주로 교외 주택단지와 질서정연한 공업단지들이 들어서 있다.

인구의 약 절반이 1947년 이후 인도·파키스탄의 다른 도시, 또는 다른 나라에서 온 이주민들이며, 큰 비율을 차지하는 인종집단은 없다. 문화·사회 활동은 종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종교는 이슬람교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주요 문화기관은 파키스탄 예술협회이다. 간시암 예술관과 불불 아카데미에서 파키스탄의 춤과 다른 예술활동을 주관한다. 카라치의 소규모 박물관에는 고고학 유물과 민족학 유물들이 소장되어 있다.

카라치대학교에서는 여러 분야의 대학원 과정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부속 도서관은 카라치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도시 중심부에서 고속도로가 사방으로 뻗어나가며 통근과 현지 화물수송을 위한 순환철도가 운행되고 있다. 도로를 통해 파키스탄 내륙지역뿐만 아니라 이란과 다른 중동 국가들과 연결된다. 파키스탄의 화물·여객 열차의 종점이기도 하다. 수에즈 동쪽에서 가장 번화한 항구 가운데 하나이며, 카라치 공항은 국제교통의 중심으로서 큰 몫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