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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처음 만나는
미국 미술
현대미술 전문 뮤지엄

허쉬혼 미술관 & 조각공원

도넛 미술관, Hirshhorn Museum & Sculpture Garden
요약 테이블
위치 Independence Aveneu at Seventh Street SW
휴관일 크리스마스
이용 시간 월~일요일(10:00~17:30)

전 세계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방대한 현대미술 컬렉션

내셔널 몰 중심부에 위치한 허쉬혼 미술관 & 조각공원(Hirshhorn Museum & Sculpture Garden)의 닉네임은 ‘도넛 미술관’이다. 원형 건물의 중심부가 텅 비어 도넛 모양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외양 탓이다.

1966년 미국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고든 번샤프트(Gordon Bunshaft)는 이 미술관을 조각작품 개념으로 설계해 워싱턴 D.C.의 수많은 미술관과 차별화를 이뤄내는 데 성공했다. 7년의 공사 기간을 거쳐 1974년 10월 5천여 평의 대지에 설립된 이 미술관은 스미스소니언 인스티튜션 산하 19곳의 뮤지엄 가운데 유일하게 현대미술 작품만을 전시한다. 덕분에 스미스소니언의 다른 미술관들에 비해 늦게 지어졌음에도 단시간 내 마니아를 많이 확보했다.

이 미술관의 설립자는 라트비아 이민자 출신의 조셉 허쉬혼(Joseph H. Hirshhorn)이다. 1950년대 우라늄에 투자해 5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그는 풍부한 재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작가들의 미술품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6천여 점(그림 4천여 점과 조각 2천여 점)을 수집한 그는 자신의 컬렉션을 스미스소니언 인스티튜션에 기증했으며, 스미스소니언 측은 그의 이름을 따 ‘허쉬혼 미술관’을 설립했다.

도넛 모양을 연상케 하는 허쉬혼 미술관 & 조각공원 전경

ⓒ blueVelcro | CC BY

도넛 모양을 연상케 하는 허쉬혼 미술관 & 조각공원 내부 모습

ⓒ blueVelcro | CC BY

미술관에서 골리앗을 만나다

개관 당시 6천여 점이던 소장품이 매년 작품 구입과 기증을 통해 1만 2천여 점으로 늘었다. 소장품 가운데는 극사실주의 화가인 척 클로스의 〈로이 Ⅱ〉를 비롯하여 앤디 워홀의 〈자화상〉, 에드워드 호퍼의 〈오전 11시〉, 윌 렘 드 쿠닝의 〈분홍빛 숙녀〉,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비디오 성조기〉 등이 있다.

척 클로스의 〈로이Ⅱ〉는 큰 캔버스가 수천 개의 작은 마름모로 나뉘어 있다. 하나하나의 작은 네모 속에는 다른 네모나 도넛 모양의 동그라미가 가득해 마치 유리창에 어른거린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척 클로스 특유의 추상과 구상이 혼재된 독특한 작품이다.

70개의 비디오 모니터를 소재로 한 백남준의 〈비디오 성조기〉는 〈자유의 여신상〉에서 빌 클린턴, 조지 부시까지 미국의 정치인들과 상징들을 빠른 속도감으로 투영해낸 작품이다. 한국 작가의 자존심을 세계에 알린 이 작품은 미술관 3층에서 상설 전시하고 있다.

백남준 〈비디오 성조기〉

1985~1996, 모니터 70개 · 레이저 디스크 플레이어 4개 · 컴퓨터 등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허쉬혼 미술관 컬렉션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빼어난 조형미술을 자랑한다는 점이다. 론 무에크의 〈빅맨〉, 로버트 고버의 〈무제〉, 존 커린의 〈분홍색 나무〉 등은 20세기 현대미술의 다이내믹 파워를 보여준다. 호주 출신으로 현재 영국에서 활동 중인 조각가 론 무에크는 애니마트로닉스(영화와 광고 제작 등에서 동물이나 사람 로봇을 실제처럼 보이게 하는 전자공학 기술)를 활용하여 작업하고 있다. 무에크는 인체의 사소한 부분까지도 충실히 작품으로 재현하고 있지만, 시각적으로 거부감을 줄 정도의 거대한 스케일을 선호한다. 그의 설치 작품인 〈빅맨〉은 골리앗을 맞닥뜨린 다윗처럼 관람객을 당황스럽게 한다.

이 같은 방대한 컬렉션을 바탕으로 연중 열리는 현대미술 상설전에는 전세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해 평균 방문객은 약 80만명이다.

세계적인 현대 조각작품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

허쉬혼 미술관의 또 다른 특징은 화려한 야외 조각공원을 거느리고 있다는 점이다. 상당수의 미술관이 조각공원을 끼고 있지만 허쉬혼만큼 거장들의 작품이 가득한 곳도 드물다. 19세기 로댕의 〈칼레의 시민〉을 비롯해 브루델, 브랑쿠시, 마티스, 피카소, 헨리무어, 알베르토 쟈코메티, 토니 크렉, 로이 리히텐슈타인, 알렉산더 칼더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 조각가들의 작품이 미술관 주변에 늘어서 있다.

조각작품들이 산책로를 따라 전시되어 있기에 관람객들은 산책을 하며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다. 실내 원형 전시장과 야외 조각공원이 한데 어우러져 발산하는 독특한 아우라는 허쉬혼 미술관의 큰 자랑거리이다.

허쉬혼 미술관 & 조각공원 내 분수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미술관 정면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거대한 스케일을 뽐내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붓 자국〉이다. 20세기 사회적 · 정치적 · 경제적 쟁점을 다룬 공공미술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리히텐슈타인은 영웅적인 이미지를 찾는 대신 기존의 이미지를 패러디한 팝아트 미술을 추구했다. 자유분방하면서도 거침이 없는 붓놀림을 상징화한 이 작품은 대중의 일상과 예술의 간극을 좁히고자 한 팝아트의 의미를 극대화하고 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붓 자국〉

1996, 알루미늄에 페인트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미술관 입구를 지나면 데이비드 스미스의 〈큐비12〉, 마크 디 수베로의 〈세월이란?〉, 제임스 샘본의 〈대척지〉, 후안 무노즈의 〈마지막 대화〉가 손짓을 한다. 이 가운데서도 스페인 조각가 후안 무노즈의 〈마지막 대화〉는 여행자의 지친 심신을 말끔히 씻어주는 청량제 같은 작품이다. 무엇보다 따뜻한 분위기가 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후안 무노즈는 인간의 희로애락이 담긴 얼굴을 서정적으로 형상화한 작가이다. 특히 그가 빚어낸 함박웃음을 짓는 얼굴 표정은 중국 작가 웨민쥔(岳敏君)의 웃는 얼굴을 연상케 한다. 두 명이 정겹게 담소를 나누고, 멀찍이 서 있는 두 사람은 이들의 대화 내용을 잔뜩 궁금해 하는 눈치다. 혹시나 자신을 흉보는 것은 아닌지 하고 말이다. 비록 네 명이 오순도순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아니지만, 대화를 궁금해 하는 이들도 이내 대화에 합류할 것만 같다. 관찰자인 관람객 또한 그들의 대화 내용이 문득 궁금해 진다. 이처럼 관람객으로 하여금 마치 작품의 일부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무노즈의 힘이다.

후안 무노즈 〈마지막 대화〉

1994~1995, 브론즈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마크 디 수베로 〈세월이란?〉

1967, 철에 페인트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허쉬혼 미술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자산은 풍부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교육부에 소속된 미술관 에듀케이터들이 상설전을 통해 지역 사람들에게 미술품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허쉬혼 미술관은 사회 교육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트 인터렉티브, 영아트, 갤러리 토크, 예술가를 만나다, 하이틴 워크숍, 패밀리 이벤트, 교사 워크숍, 학교 투어, 다큐멘터리 상영 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웨민쥔 〈쓰레기 처리장〉(왼쪽)과 〈민중이 쟁취한 자유〉(오른쪽) 관람 모습

2003, 캔버스에 아크릴, 300×440cm(왼쪽) / 1995, 캔버스에 유화, 249×360cm(오른쪽) / Robert & Li 아트 갤러리 소장

ⓒ Robert & Li 아트 갤러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허시혼 미술관 & 조각공원 전시장 내부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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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 집필자 소개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을 졸업하고 광주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거쳤다. 현재 편집부국장 겸 문화선임기자로 재직 중이다. 지난 25년 동안 미술분야와 광주비엔날레, 아시아 문화중심..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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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미국 미술관
처음 만나는 미국 미술관 | 저자박진현 | cp명예담 도서 소개

미술관은 다른나라의 역사와 정치, 문화를 들여다 볼 수 있다고 한다. 현대 문화예술의 메카인 미국 전역에 있는 미술관 27곳의 탄생 배경과 전통, 변천 과정, 건축 구..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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