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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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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미술관

AMoA, Austin Museum of Art
요약 테이블
위치 823 Congress Avenue at 9th Street
휴관일 월요일
이용 시간 화 · 수 · 금요일(10:00~17:00) / 목요일(10:00~20:00) / 토요일(10:00~18:00) / 일요일(12:00~17:00)

거친 사막에 예술의 향기를 전하는 미술관

미국 텍사스 주는 서부 개척시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웨스턴 문화의 정수를 간직해 오고 있다. 그래서인지 미국의 다른 주에 비해 텍사스는 보수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강하다. 하지만 텍사스 주의 주도(州都)인 오스틴은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오스틴은 북동쪽의 샌안토니오를 비롯해 휴스턴, 댈러스, 엘파소를 거느리고 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텍산(Texan, 텍사스 사람들)의 별’로 불리기도 한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수인 5만여 명의 재학생을 자랑하는 오스틴 대학이 위치해 있어서인지 깔끔한 분위기를 풍겼다. 무엇보다도 오스틴 미술관(Austin Museum of Art, 일명 AMoA)을 둘러본 뒤에는 그 이유를 확실히 알게 됐다. 텍사스는 더 이상 삭막한 도시가 아니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수를 자랑하는 오스틴 대학의 저녁 풍경

ⓒ Kumar Appaiah | CC BY-SA

오스틴 시의 다운타운인 콩그레스(Congress) 에비뉴에 자리한 오스틴 미술관은 그 자체만으로 마초의 도시를 문화적 감성으로 적신다.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의 화려한 랜드마크는 없지만,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분위기의 미술관 외관은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사실 미국 미술관 하면 그 자체만으로 예술 작품인 멋들어진 외관이 먼저 떠오르는데, 그런 점에서 오스틴 미술관은 여느 미술관과 분명 거리가 있었다.

심플하고 모던한 분위기의 오스틴 미술관 전경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오스틴 미술관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오스틴 미술관은 시내 중심가인 콩그레스와 교외 지역인 라구나 글로리아(Laguna Gloria) 두 곳에 위치해 있다. 콩그레스 미술관이 오스틴 미술관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본관이라면, 라구나 글로리아는 아트스쿨로 운영되는 분관이다. 하지만 라구나 글로리아는 지금의 오스틴 미술관(콩그레스)을 있게 한 모태였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텍사스의 심장에 위치한 오스틴 미술관은 지난 40여 년 동안 지역 사회의 문화 수준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왔다.

오스틴 미술관의 라구나 글로리아 분관 전경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척 클로스가 텍사스에 온 까닭은?

1943년 자선사업가인 ‘텍사스의 전설’ 클라라 드리스콜 여사는 시 외곽의 라구나 글로리아에 있는 자신의 빌라를 텍사스 사람들의 예술적 감성을 키우는 미술관으로 사용해 달라며 오스틴 시에 기증했다. 그의 뜻을 받아들인 오스틴 시는 1961년 빌라를 라구나 글로리아 미술관으로 개조,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 명소로 키웠다. 1960년대 초 라구나 글로리아 미술관 이사회는 오스틴 시민들의 문화 마인드를 계발하기 위해 이곳에 미술관의 핵심 시설 중 하나인 아트스쿨을 열었다. 문화 욕구에 대한 갈증을 보여주듯 아트스쿨은 학생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미술관은 수강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1만 5천여 평 규모로 아트스쿨을 확장하였다.

1980년대 이후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미술관은 양과 질적인 면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시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접근성이 용이한 다운타운 미술관 건립이 필요했던 것이다.

1992년 미술관 이사회는 가칭 오스틴 미술관 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금운동을 전개했다. 성공적인 모금운동에 힘입어 1996년 지금의 다운타운인 콩그레스에 문을 연 오스틴 미술관은 수준 높은 기획전과 교육 프로그램을 갖춘 공간으로 거듭났다.

오스틴 미술관은 최근 수년간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 전시(2003)와 생태미술가 앤디 골드워시 전시(2004), 대지미술가 크리스토와 장 클로드 부부의 작품전(2006)을 잇따라 기획해서 지역민들의 문화 욕구를 해소시켜주었다.

오스틴 미술관의 컬렉션은 주로 미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텍사스 출신의 작가는 물론 미 전역의 작가, 종종 외국 작가들의 작품도 소장한다. 소장 작품 가운데는 백남준의 작품을 비롯하여 척 클로스, 폴리 아펠바움, 도널드 주드, 쟈콥 로렌스, 앤디 워홀, 에드워드 루샤, 로버트 라우센버그, 사진작가인 마뉴엘 알바레즈 브라보, 리 프리드랜더, 크리스 조단 등 유명 작가들의 명작이 다수 포함된다. 특히 텍사스 주 출신의 테리 앨런, 엘런 버먼, 키이스 카터, 미카엘 레이 찰스, 벤 쿠웰, 피덴치오 두란, 데이비드 맥지, 조나단 마샬, 마고 소이어, 로디 로드리게스, 리즈 워드 등의 작품은 오스틴의 큰 자산이다.

폴리 아펠바움 〈타운스 빌〉

2000, 벨벳과 염색 천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오스틴 미술관의 보석은 척 클로스와 에드워드 루샤의 컬렉션이 아닐까 싶다. 척 클로스를 아는 사람은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나 잘 안다. 흔히 이름은 알아도 생김새는 잘 모를 수 있지만 척 클로스는 예외이다. 척 클로스는 자신을 모델로 한 자화상을 많이 그렸기 때문이다.

척 클로스는 난독증에 하반신 마비 등 온갖 장애에도 불구하고 1970년대 이후 미국 현대미술을 이끌고 있는 극사실주의 화가이다. 사실주의, 추상주의, 미니멀리즘이 함께 혼재된 양식의 회화와 사진 및 판화를 통해 초상화를 재정립했다. 특히 그는 “내 그림의 주요 목표는 사진적 정보를 그림으로 번역하는 것”이라면서 회화의 기초가 되는 사진들을 작품의 밑그림처럼 애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의 작품은 독특하다. 대표작인 〈자화상〉은 큰 캔버스가 무려 수천 개의 작은 마름모로 나뉘어 있다. 하나하나의 작은 네모 속에는 다른 네모나 도넛 모양의 동그라미들이 가득하다. 그야말로 추상이다. 그런데 이런 추상이 합쳐지면 사람 얼굴이 된다. 멀리서 볼수록 잘 드러난다. 척 클로스의 〈자화상〉이 멀리서 보면 구상, 가까이서 보면 추상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이다.

척 클로스 〈자화상〉

1999, 커스텀 그레이 종이에 릴리프, 63.5×50.8cm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2001년 이후부터는 표현 방식과 스케일 면에서 두드러지게 달라진 자화상 컬렉션을 선보여 거장의 또 다른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2009년 오스틴 미술관이 주최한 ‘색다른 무언가를 하는 일련의 방식들에 관하여’ 특별전에서 그는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와 포토그라비어 등의 기법으로 자신은 물론 신디 셔먼, 세슬리 브라운 로리 앤더슨 그레고리 크루슨, 필립 글래스 등 동료 작가들의 얼굴을 담은 작품들을 내놓아 오스틴 시민들을 흥분시켰다.

현대인의 고독을 함축한 〈스탠더드 주유소〉

에드워드 루샤는 거리의 글자를 예술로 되살려낸 팝아티스트이다. 전후미국 미술에 활기를 불어넣은 그는 1960년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고유의 지방색과 대중적 이미지를 결합한 캘리포니아 팝아트를 선보여 주목 받았다. 특히 문자, 즉 단어나 구를 이용한 새로운 도상을 실험하였다. 이는 캘리포니아 광고회사에서 그래픽 아티스트로 일한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가령 ‘슬램(slam)’, ‘스매시(smash)’, ‘홍크(honk)’ 같은 단음절의 단어에 흥미를 가지고 이러한 낱말을 거대한 화면에 단색조로 그려 넣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처럼 만화책에 자주 나오는 단어들로 대중문화에 대한 팝아트의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스탠더드(standard)’, ‘아트(art)’, ‘20세기 폭스(20th century fox)’, ‘할리우드(hollywood)’ 등의 단어로 일상 환경 속의 시각적 특징과 예술의 상업적 가치를 환기시켜 주었다.

에드워드 루샤 〈할리우드〉

1977, 캔버스에 유화, 55.8×203.1cm, 에드워드 루샤 스튜디오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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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루샤 〈홍크〉

1964, 종이에 아크릴, 28×35.5cm, 도널드 머런 부부 컬렉션 소장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2001년 오스틴 미술관이 기획한 ‘에드워드 루샤 1959~1999’ 전시는 지역민들뿐 아니라 미 전역에서 관람객들이 찾아올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대표작인 〈스탠더드 주유소〉는 그가 캘리포니아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상업 미술과 조형미술을 공부할 때 캘리포니아와 오클라호마 시를 오가던 길 위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당시 그는 “오클라호마 시에는 시인이나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이 없다”면서 서부로 여행을 떠났다. 서부 여행 중 텍사스 아마릴로의 주유소를 지나치던 루샤는 미국 서부의 영감을 발견한 것 같은 강한 인상을 받았다. 어딘지 모르게 스산하고 한편으로 아름다운 색다른 분위기를 접한 것이다. 루샤는 곧바로 스탠더드 주유소를 사진 촬영한 뒤 또 다른 매력적인 주유소를 만날 때까지 계속 달렸다.

에드워드 루샤 〈스탠더드 주유소〉

1966, 캔버스에 유화, 66.68×102cm, LA카운티 미술관 소장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에게 있어 도로 위의 사인(표지)은 새로운 현실이었다. 일부 사인은 지명을 나타내는 단순하고 원시적인 표지판일 뿐이지만 루샤는 다르게 생각했다. 서부로 향하는 여정에서 할리우드 표지를 여행자가 겪게 되는 다양한 경험들을 내포한 스펙트럼으로 여겼다. 답답한 사회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현대인의 갈망을 함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루샤의 〈스탠더드 주유소〉는 현대인의 고독이 짙게 묻어나는 에드워드 호퍼의 을씨년스러운 〈주유소〉와는 다르게 보인다. 미지를 향하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에너지를 가득 채워주는 ‘희망 주유소’라고 할까.

지역 문화의 산실, 아트스쿨

오스틴 미술관의 강점은 철저히 지역 사회에 뿌리를 둔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있다. 연령별, 계층별 프로그램들을 통해 지역민들을 미술관으로 끌어들인다. 여기에는 라구나 글로리아 분관이 운영하는 아트스쿨의 역할이 크다.

아트스쿨은 수강생들의 창의성을 키우고 시각적인 인지력과 재능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모든 수업이 소규모 단위로 진행돼 교사들과의 상호 교감이 가능하다. 지리적 특성을 이용한 야외 수업이 커리큘럼으로 짜여 있으며, 학생들은 학기 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아울러 아트스쿨은 콩그레스 오스틴 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와 연계한 이원 체제로 운영된다. 초보자뿐 아니라 예술가를 꿈꾸는 미래의 작가 등 모든 지역민들에게 문호를 개방한다. 일 년에 3학기(겨울 시즌 제외)로 나뉘어 열리며, 성인 강좌(드로잉, 유화, 도예, 조각, 사진, 컴퓨터아트, 북아트 등)와 4세부터 17세까지의 어린이 · 청소년 프로그램,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수업 등 다양한 내용으로 진행된다.

    • 1~2어린이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아트스쿨

또한 ‘패밀리 랩’, ‘두 번째 토요일 행사’ 등 가족 단위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이들을 미술관의 평생 후원자로 양성하기도 한다. 패밀리 랩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예술적 감상과 관찰, 체험을 동시에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인터렉티브 프로그램이다.

성인 대상으로 갤러리 토크, 강좌, 영화 상영, 가이드 투어 등의 프로그램 개설, 시각 문화에 대한 심미안을 길러주는 데 주력한다. 또한 오스틴 뮤지엄 데이, 독서 감상회, 영화 상영의 날 등 어린이 관람객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곁들여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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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 집필자 소개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을 졸업하고 광주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거쳤다. 현재 편집부국장 겸 문화선임기자로 재직 중이다. 지난 25년 동안 미술분야와 광주비엔날레, 아시아 문화중심..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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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미국 미술관
처음 만나는 미국 미술관 | 저자박진현 | cp명예담 도서 소개

미술관은 다른나라의 역사와 정치, 문화를 들여다 볼 수 있다고 한다. 현대 문화예술의 메카인 미국 전역에 있는 미술관 27곳의 탄생 배경과 전통, 변천 과정, 건축 구..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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