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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술
관 미국의 내셔널 트레져
워싱턴 국립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Art위치 | National Mall at 7th Street and Constitution Avenue N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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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관일 | 크리스마스, 1월 1일 |
이용 시간 | 월~토요일(10:00~17:00) / 일요일(11:00~18:00) |
중세부터 21세기까지 회화, 조각, 그래픽 예술을 아우르는 세계 최고의 컬렉션
워싱턴 D.C.는 세계 정치의 1번지이다. 세계 최강의 국력을 자랑하는 미국 수도인만큼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쏠린다. 하지만 워싱턴 D.C.로서는 이 같은 편향된 이미지가 다소 억울하다. 정치 수도 못지않게 문화적인 볼거리도 풍부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술관에 관한 한 결코 뉴욕에 뒤지지 않을 만큼 내로라하는 미술관이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워싱턴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은 알려지지 않은 ‘내셔널 트레져’ 같은 곳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을 소장한 미국 유일의 미술관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미술관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워싱턴 국립미술관은 스미스소니언 인스티튜션의 미술관들이 밀집해 있는 내셔널 몰에 자리하고 있다. 중세부터 21세기를 아우르는 회화, 조각, 그래픽 예술은 세계 최고의 컬렉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미술관은 여러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서관(West Building)과 신고전주의(Neo-Classic) 양식의 동관(East Building) 그리고 조각공원(Sculpture Garden)이 각기 다른 모습을 자랑한다.
본관인 서관은 제퍼슨 기념관과 국립 자료 보관소를 설계한 건축가 존 러셀 포프(John Russel Pope)가 설계했다. 대리석 기둥으로 둘러싸인 연못과 로툰다 천장이 돋보이는 건물이다. 서관은 주로 인상주의 이전 작품을, 동관은 근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그리스 양식의 열주들이 늘어서 있는 서관 내부에는 마치 방점을 찍어놓은 듯한 조각작품들이 관람객을 먼저 반긴다. 전시장에는 엘 그레코, 브루겔, 퍼신, 페르메이르, 얀 반 에이크, 루벤스, 길버트 스튜어트, 윈슬로 호머, 컨스터블, 윌리엄 터너, 메리 카사트 등 거장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서관에서 오른쪽으로 나가면 신관 건물인 동관이 나온다. 서관과 동관은 미술관 지하에 설치된 ‘콘코스(Concourse)’라는 에스컬레이터로도 연결되어 있다. 현대식 건물인 동관은 1978년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 I. M. 페이가 설계했다. 동관은 사각형 모양의 두 기둥이 하늘로 향해 치솟아 있는 독특한 형태이다. 컬렉션뿐 아니라 기획전을 선보이는 갤러리와 연구센터, 도서관, 행정실, 드로잉과 판화 수장고로도 이용된다.
- 1동관과 서관을 이어주는 콘코스
- 2서관 내부
- 1동관 로비 상공의 알렉산더 칼더 〈모빌〉
1972, 알루미늄에 페인트 · 강철 와이어
- 2동관의 폴 고갱 갤러리
앤드류 멜론의 컬렉션이 모태
워싱턴 국립미술관은 금융인이자 미술품 수집가인 앤드류 W. 멜론(Andrew W. Mellon)의 기증이 모태가 되어 설립되었다. 평생 수집한 미술품을 대중에게 되돌리고 싶다는 멜론의 뜻을 미 의회가 받아들이면서 1937년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피츠버그 출신의 금융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19세 때부터 가업에 뛰어들어 탁월한 수완을 발휘했다.
멜론의 미술품 수집은 피츠버그 시절부터 시작됐다. 1921년 워싱턴 D.C.로 삶의 터전을 옮긴 뒤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미술품을 사들였다. 그 이유는 훗날 워싱턴에 번듯한 국립미술관을 건립해 문화 국가로서 미국의 자존심을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컬렉터로서 멜론의 전성기는 1930년부터 1931년이다. 당시 그는 러시아 에르미타주 미술관(Hermitage Museum)으로부터 그림 21점을 직접 사들였다. 대형 미술관에서 한 점도 아닌 20여 점의 작품을 구입한 것을 보면 그의 재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에르미타주 미술관에서 구입한 작품 리스트에는 얀 반 에이크의 〈수태고지〉, 산드로 보티첼리의 〈동방박사의 경배〉, 티치아노의 〈거울을 보는 비너스〉, 렘브란트의 〈화려한 의상의 귀족〉 등 희귀 작품들이 포함됐다. 1936년에는 유명 미술중개인으로부터 회화와 조각 등 42점을 한꺼번에 손에 넣었다.
워싱턴 국립미술관이 다른 수집가들의 작품 기증을 이끄는 계기가 되길 바랐던 멜론의 희망은 이후 실현되었다. 사무엘 H. 크레스, 조셉 와이드너, 첼스터 돌, 알리사 멜론 브루스, 레슬링 J. 로센왈드, 에드가 윌리엄, 버니스 크라이슬러 가비치 등 큰손뿐 아니라 수백 명의 개인 수집가들의 작품 기증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다 빈치 작품, 〈지네브라 데 벤치〉
워싱턴 국립미술관의 ‘No.1’을 꼽으라면 아마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지네브라 데 벤치〉가 아닐까 싶다. 〈지네브라 데 벤치〉가 미국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다 빈치 작품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관람객들을 설레게 한다. 다 빈치는 약 15년의 간격을 두고 여인의 초상화를 3점 그렸다고 한다. 바로 〈지네브라 데 벤치〉(1474~1478)와 〈체칠리아 갈레라니〉(1489) 그리고 〈모나리자〉(1503~1505)이다.
〈지네브라 데 벤치〉는 양면 그림이다. 앞면에는 피렌체의 부유한 은행가인 아메리고 데 벤치(Amerigo de Benci)의 딸 지네브라 데 벤치 초상이 그려져 있고, 뒷면에는 상징적인 식물들이 그려져 있다. 1457년 출생한 지네브라 데 벤치는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귀족 집안 여인인데, 피렌체 미술가들은 그녀의 지성미를 화폭에 담고 싶어 했다. 이 초상화는 1474년 지네브라가 당시 유명한 행정관인 루이지 데 베르나르도 니콜리니와 결혼한 직후에 그려졌다. 이후 이 초상화는 18세기 초 벤치 가문의 대가 끊기면서 리히텐슈타인(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사이에 있는 나라) 왕자들 손에 들어갔다. 워싱턴 국립미술관은 나무 위에 그려진 이 초상화를 1967년 리히텐슈타인 왕자 가문으로부터 당시 최고가인 500만 달러를 지불하고 영구 소장했다. 노간주나무의 잔가지가 장식되어 있는 초상화의 뒷면에는 “VIRTUTEM FORMA DECORAT(Beauty adorns Virtue : 아름다움은 순결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그렇다면 다 빈치는 왜 노간주나무를 그려 넣었을까. 일설에는 노간주나무가 르네상스 시대에 순결을 상징하는 식물이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이탈리아어로 ‘지네브로(ginepro)’라 불리는 노간주나무의 발음이 모델인 지네브라 이름과 비슷해서라는 것이다. 진짜 이유를 들으니 왠지 속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럼에도 초상화 속 지네브라의 도도한 품위는 많은 관람객의 찬사를 자아낸다. 너무 근엄하고 무심한 표정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반감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신비로움을 더한다. 작품 훼손으로 초상화 하단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현재는 지네브라의 아름다운 팔과 손을 볼 수 없다.
워싱턴이 배출한 국민 조각가, 마틴 퓨리어
미국인들이 미술관을 많이 찾는 시기는 여름방학 기간이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기간이 비슷한 한국과 달리, 미국은 여름방학 기간이 무려 3개월이나 된다. 때문에 여름휴가와 방학을 이용해 미술관을 찾는 일은 미국인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연례행사이다. 미국 미술관이나 박물관들이 여름에 공을 가장 많이 들여 특별 기획전을 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워싱턴 국립미술관은 2008년 6월 22일부터 9월 28일까지 약 3개월간 ‘마틴 퓨리어 조각전’을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다. 퓨리어는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문화를 작품에 반영했다. 보통의 작가들이 즐기는 단기간의 리서치 여행이 아니라, 일정 기간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지내며 삶의 경험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특히 아프리카나 유럽, 아시아 등 현지의 토착 문화를 자신의 작품에 적극 끌어들였다. 그의 작품이 다른 현대 조각품들과 구별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작가의 이력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D.C.에서 출생한 퓨리어는 가톨릭 대학에서 생물학을 공부했지만 얼마 뒤 회화로 전공을 바꿨다. 그는 1963년 졸업과 동시에 베트남전에 참가하는 대신 평화봉사단에 들어가 서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에서 교사로 봉사활동을 했다. 2년 동안 시에라리온에 머물며 그는 서아프리카의 예술성에 흠뻑 매료됐다.
특히 그는 이곳에서 만난 수많은 장인에게 깊은 존경심을 가졌다. 제재(題材)에 관한 다양한 지식들을 새로 얻었기 때문이다. 또한 전기 시설이 부족해 손으로 직접 나무를 깎는 목수들로부터 목조 기술과 바구니 세공법을 배우는 등 일찍이 접하지 못했던 비서구적인 스타일을 배웠다. 〈욕망〉, 〈어느 먼 곳에〉, 〈C.F.A.O〉, 〈브룬힐데〉 등의 작품에서 아프리카 토속 공예품의 분위기가 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퓨리어의 작품에는 젊은 시절 외국에서의 체험이 다양하게 스며들어 있다. 초기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절제된 모습이지만, 그의 작품은 유기적인 형상을 취하고 있다. 불필요한 디테일을 생략한 대신 사물의 특징을 살려 관람객들에게 친절하게 다가간다. 작품의 메시지가 좀 더 쉽게 전해져 관람객과 작가의 소통이 한결 수월하다. 나무를 소재로 한 〈신전〉, 〈상자와 막대〉, 〈무제 1987〉, 〈늙은 두더지〉 등의 작품들은 투박하면서도 세련된, 다소 이질적인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한 느낌을 갖게 한다.
주로 목조를 소재로 한 퓨리어의 조각작품은 고유한 미적 가치를 지닌다. 나무를 깎아 형상을 만들기보다는 여러 부분을 서로 연결시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퓨리어는 관람객들이 완성된 작품을 보는 것은 물론이고, 여러 부분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의미를 전달하는 ‘과정’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신전〉은 작가의 이러한 철학을 잘 드러낸 작품이다. 소나무, 단풍나무, 체리나무를 소재로 제작된 〈신전〉은 두 개의 두꺼운 나뭇가지 위에 속이 비어 있는 상자를 받치고 있는 형상이다. 나뭇가지들은 하단 부분에 있는 바퀴의 중심까지 뻗어 있으며 벽과 마루에 의존한 채 설치됐다. 이는 안정성과 이동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장치이다. 즉 상자는 벽에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는 반면 바퀴는 마루 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해 안정성과 이동성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드러냈다.
퓨리어는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신전〉을 통해 현대인들의 생존 게임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바람을 표현했다. 벽에 고정된 상자가 현대인들의 삶이라면, 바퀴는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자유로운 의지를 상징한다.
워싱턴 국립미술관은 워싱턴 D.C.의 보고답게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이벤트로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일선 학교의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예술 관련 교육 자료를 공급하는 자원은행을 필두로 성인 · 청소년 · 어린이 · 유아 등 연령별, 계층별로 세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성인 프로그램으로는 갤러리 토크, 주말 강연회, 여름 강좌, 영화 상영회, 재즈 콘서트, 음악회 등이 있다.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은 일선 학교와 연계해 예술에 대한 안목과 감성을 키우는 가이드 투어, 강좌, 워크숍, 체험학습 등 다양하다. 여름철엔 미취학 어린이를 둔 부모들을 대상으로 미술관에서 한나절을 보낼 수 있는 서머 드롭 인 프로그램, 구연동화, 어린이용 예술영화 상영회 등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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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은 다른나라의 역사와 정치, 문화를 들여다 볼 수 있다고 한다. 현대 문화예술의 메카인 미국 전역에 있는 미술관 27곳의 탄생 배경과 전통, 변천 과정, 건축 구..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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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워싱턴 국립미술관 – 처음 만나는 미국 미술관, 박진현, 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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