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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난 휘슬러는 어린 시절을 제외하곤 대부분을 유럽에서 보냈다. 1855년 웨스트포인트 아카데미에서 3년간 복무한 뒤 파리로 건너간 그는 스위스 태생의 인상주의 화가 글레이르의 문하생이 되었다. 이곳에서 2년간 머무는 동안 드가, 마네, 존 싱어 사전트, 쿠르베, 시슬레 등 인상주의 운동을 평생 함께할 동지들을 만났다.

1862년 〈흰옷 입은 소녀〉를 살롱전에 출품했으나 낙선하자 파리에 혐오를 느껴 런던에 정착했다. 하지만 당시 영국 화단에 깊숙이 만연되어 있던 감상주의에 강한 거부감을 느낀 나머지 ‘색채와 톤의 조화에 주목하라’는 독특한 메시지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림이 어떤 감정이나 사상, 교훈 등을 전달하기 위한 도구가 되는 데 반대했다.

런던의 템스 강과 밤 풍경을 주제로 한 〈푸른색과 은색의 야상곡 : 첼시〉 등과 〈살색과 분홍색의 심포니 : 프랜시스 릴랜드 부인의 초상〉 같은 전신 초상화를 주로 그렸다. 유럽의 인상주의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강렬한 색상을 즐겨 사용하는 프랑스의 인상주의와는 사뭇 다른 색채의 은근한 하모니를 강조하는 미국적인 인상주의를 개척했다. 대표작으로는 〈화가의 어머니〉, 〈야상곡〉 연작, 〈흰옷 입은 소녀〉 등이 있다. 〈화가의 어머니〉는 그의 대표작이자 분신이다. 자신의 어머니를 모델로 한 작품으로, 화사하고 우아한 어머니상보다는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고 인내하는 어머니상을 그려냈다. 미국의 제1회 어머니날 기념우표에 등장하는 등 수많은 광고와 영화에 인용되었다. 납을 이용한 흰색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결국 납에 중독돼 죽음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