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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처음 만나는
미국 미술
인상주의 미술의 보고

보스턴 미술관

MFA, Museum of Fine Arts, Boston
요약 테이블
위치 465 Huntington Avenue Boston
휴관일 1월 1일, 독립기념일(7월 4일),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이용 시간 월 · 화요일(10:00~16:45) / 수~금요일(10:00~21:45) / 토 · 일요일(10:00~16:45)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최고의 19세기 회화 컬렉션

보스턴은 미 건국 2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관광 명소와 최첨단 고층 빌딩들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도시다. 보스턴 미술관(Museum of Fine Arts, Boston, MFA)은 보스턴 시내에서 전철로 20분 정도 거리인 헌팅턴 에비뉴에 자리 잡고 있다. 2008년 7월 찾은 보스턴 미술관은 깔끔하게 화장한 새신부 같았다. 한 달 전 5개년 증축 공사의 핵심인 펜웨이 출입구를 재개관하는 등 제2의 도약에 나섰기 때문이다.

2008년 5년간의 증축 공사 끝에 완공된 보스턴 미술관의 펜웨이 입구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오래된 도시 보스턴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밀집된 거리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새로 건립된 펜웨이 출입구를 향하다 보면 조각가 조나단 브롭스키의 〈걷고 있는 남자〉가 시선을 붙든다. 우리에게는 〈망치질 하는 남자〉로 잘 알져진 이 작품을 보스턴 미술관 정문에서 본 순간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웠다. 보스턴 출신의 브롭스키 작품을 미술관의 들머리에 설치한 아이디어가 신선했다. 게다가 미술관 천장에 그의 또 다른 대표작 〈나는 내가 날 수 있기를 꿈꿨다〉가 매달려 있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보스턴 미술관은 브롭스키를 밀어주는 듯했다. 보스턴을 빛낸 세계적 조각가인 만큼 전 세계에서 온 관람객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보스턴 미술관 내부의 관람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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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미술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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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브롭스키의 〈나는 내가 날 수 있기를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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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인상주의 미술은 ‘세계 최고’

보스턴 미술관은 미국 독립 기념 100주년인 1876년 7월 4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보스턴 시민들은 미 독립전쟁의 도화선이 된 보스턴 차 사건(1773년)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미술관 건립에 뜻을 모으고 ‘가보(家寶)’로 간직해온 진귀한 작품들을 기꺼이 내놓았다. 5,600점의 컬렉션으로 출발한 미술관은 작품 기증과 관람객들이 급증하면서 1909년 지금의 자리로 둥지를 옮겼다.

미술관 컬렉션 45만 점은 질적인 면에서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나 파리의 루브르 미술관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미술관은 동양 미술, 이집트 미술, 그리스 · 로마 미술, 유럽 장식미술, 미국 장식미술, 회화 · 소묘 · 프린트 · 사진, 직물과 의류, 현대미술의 8개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특히 19세기 인상파 및 후기인상파 작품들과 고대 이집트의 희귀 유물, 아시아 컬렉션은 세계적 규모를 자랑한다. 한국실은 중국, 일본과 비교하면 소박한 규모지만 국보급에 해당하는 고려시대 종(鐘) 등 우리 문화재 7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동양 미술 다음가는 자랑거리는 이집트 미술이다. 보스턴 미술관과 하버드 대학이 공동으로 이집트와 수단에 발굴대를 파견하여 1905년부터 1945년까지 40년간 발굴한 미술품들인데, 그 수량이 놀랄 정도로 많다. 그리스 · 로마 미술에도 뛰어난 조각, 고대 청동품, 화병, 장식품 등이 진열되어 있다.

이집트 미술 전시관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2층 건물인 미술관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처럼 아시아 · 유럽 · 아메리카 · 아프리카 등 대륙별 회화와 조각,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이 가운데 2층에 꾸며진 유럽 회화 전시관은 관람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특히 가장 인기 있는 프랑스 인상파 전시관에서는 모네, 세잔, 르누아르, 고갱 등의 대표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모네의 〈루앙 대성당, 일몰〉, 고갱의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 르누아르의 〈부지발의 무도회〉 등은 보스턴 미술관을 대표하는 걸작이다.

보스턴의 아이콘, 〈에드워드 달리 보이트의 딸들〉

무엇보다도 보스턴 미술관은 세계 최고의 19세기 미국 회화 컬렉션을 자랑한다. 미국 회화계의 제1인자인 존 싱글턴 코프리의 50여 점에 달하는 작품과 사전트, 휘슬러, 호퍼, 레인 등의 작품은 독보적이다. 미국 남북전쟁 이전의 의자와 테이블 등 가구류와 장식품은 실제로 보스턴 시민들이 사용하던 것으로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수많은 컬렉션 가운데 존 싱어 사전트의 〈에드워드 달리 보이트의 딸들〉과 폴 고갱의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 반 고흐의 〈우체부 조셉 룰랭〉은 보스턴 미술관의 백미이다. 이 가운데 미국의 인상주의 화가인 사전트의 대표작 〈에드워드 달리 보이트의 딸들〉은 파리에서 활동할 당시 그의 열렬한 후원자였던 보이트의 아름다운 딸들을 모델로 한 작품이다. 스페인이 낳은 위대한 초상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걸작 〈시녀들〉에서 영감을 얻었다.

존 싱어 사전트 〈에드워드 달리 보이트의 딸들〉

1882, 캔버스에 유화, 221.93×222.57cm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림 속 주인공인 보이트의 딸들은 아름다운 외모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배경 때문인지 그 나이 또래 특유의 발랄함은 찾아볼 수 없다. 맨 왼쪽에 서 있는 셋째딸 메리 루이사(8세), 뒤편 일본 화병에 기댄 채 심통이 난 표정의 큰딸 플로렌스(14세), 언니와 반대로 화가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는 둘째딸 제인(12세), 그리고 맨 앞에 인형을 안고 있는 막내딸 줄리아(4세)는 공간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서로 고립되어 있다. 이 때문인지 캔버스를 감도는 분위기는 어두우면서도 우울함이 짙게 깔려 있다.

이들 자매는 평생 독신으로 지냈다. 특히 유난히 내성적이던 큰딸 플로렌스와 둘째 제인은 말년에 정신질환을 앓았다. 사전트는 이 두 자매의 운명을 예견이라도 한 듯 뒤쪽에 배치했는가 하면, 다른 두 딸과 달리 마치 하녀를 연상케 하는 의상을 입혔다. 사전트가 초상화가로서의 탁월한 재능 뿐 아니라 이들 자매의 암울한 미래를 예견한 혜안 덕분인지 이 그림으로 사전트는 부와 명성을 거머쥐었다.

폴 고갱의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는 사랑하는 딸 알린느가 죽었다는 소식을 남태평양의 타히티에서 듣고 실의에 빠져 자살을 결심한 뒤 있는 힘을 다해 그린 생애 최대의 대작이다.

폴 고갱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

1897~1898, 캔버스에 유화, 139.1×374.6cm

ⓒ 예담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작품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전개되는 탄생(과거), 삶(현재), 죽음(미래)의 3부작으로 구성되어 인간 운명의 행로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암시한다. 이 그림을 유작으로 남기고 죽음을 선택했던 고갱은 자살에 실패했지만, 그의 ‘회화적 유언’은 불후의 명작으로 남았다.

빈센트 반 고흐의 〈우체부 조셉 룰랭〉 역시 보스턴 미술관이 애지중지하는 작품이다. 고흐는 파리에서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아 왕성한 작업을 했지만 대도시 생활에 건강이 악화됐다. 쇠약해진 심신을 추스르기 위해 프랑스 남부의 아를르로 내려간 그는 자연이 빚어내는 색채의 무한한 신비를 경험한다. 약 2년 동안 머문 아를르에서의 생활은 삶의 격정기이자 작품의 완성기로 꼽힐 만큼 고흐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어 넣었다. 〈우체부 조셉 룰랭〉은 바로 이 아를르에서 그린 작품으로 이 시기에 제작했던 200여 점 가운데 하나이다.

빈센트 반 고흐 〈우체부 조셉 룰랭〉

1888, 캔버스에 유화, 81.2×65.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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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는 고갱과의 불화로 자신의 귀를 스스로 자른 반사회적 행동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많은 사람과 어울렸다. 조셉 룰랭은 고흐가 아를르에서 사귄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모델이었다. 룰랭은 고흐의 집주인이던 지누 부인과 더불어 고흐가 아를르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던 이웃이었다. 비록 평범한 얼굴이지만 고흐가 존경할 만큼의 품격과 위엄이 느껴진다.

고흐는 초상화를 그리면서 동생 테오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써 보냈다.

“나는 지금 또 다른 모델인 우체부를 그리고 있단다. 이 친구는 푸른색의 제복을 입었는데, 제복에 달린 금빛 장식이 어찌나 화려한지 눈이 부실 정도다. 수염이 절반을 차지한 얼굴은 마치 소크라테스를 보는 것 같단다···.”

고흐는 룰랭뿐 아니라 룰랭의 부인과 아이들을 모델로 여러 점의 초상화를 그렸다. 1888년 고흐는 아를르에서 그린 그림들을 파리에 있는 동생에게 보냈지만, 이 룰랭의 초상화만큼은 자신이 가지고 있었다. 1889년 5월 아를르 생활을 정리하고 생레미로 떠나면서 고흐는 지누 부인에게 다수의 그림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그가 이 그림들을 잠시 지누 부인에게 보관하려고 했는지 아니면 감사의 선물로 전하려고 했는지는 지금도 불분명하다.

미술관의 명성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프로그램

보스턴 미술관은 세계 4대 미술관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사회에서의 역할 또한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신나는 예술 모험’은 미술관과 지역 단체들이 연계해 꾸미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은 전시장을 무대로 영화 감상, 공작 놀이, 드로잉 등 색다른 경험을 즐긴다.

보스턴 미술관에서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가족들만을 위한 공간’이 펼쳐지며 방과 후 수업, 스튜디오 강좌, 생일 파티 등 흥미로운 행사들이 연중 시민들을 불러 모은다. 특히 하버드와 MIT 등 명문 대학들이 가까이 있는 지리적 특성을 살려 전문화된 프로그램을 개설, 대학생들을 미술관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 1~2미술관의 드로잉 교실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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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 집필자 소개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을 졸업하고 광주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거쳤다. 현재 편집부국장 겸 문화선임기자로 재직 중이다. 지난 25년 동안 미술분야와 광주비엔날레, 아시아 문화중심..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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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미국 미술관
처음 만나는 미국 미술관 | 저자박진현 | cp명예담 도서 소개

미술관은 다른나라의 역사와 정치, 문화를 들여다 볼 수 있다고 한다. 현대 문화예술의 메카인 미국 전역에 있는 미술관 27곳의 탄생 배경과 전통, 변천 과정, 건축 구..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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