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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시기 | 1963년~1964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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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 $38,442,000(403억 3000만 원)각주1) |
작가 |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 |
미술 전시에 나온 작품 중에서도 포스터나 도록 표지에 들어간 작품은 훨씬 더 비싸게 팔린다. 아무래도 전시 주최 측에서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을 포스터나 도록 표지에 넣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바로 그런 작품이다. 1989~1990년 뉴욕 현대 미술관과 파리 퐁피두 현대 미술관에서 순회 전시한 앤디 워홀 회고전에서 프랑스판 도록의 표지에 실렸다.
워홀은 대표적인 다작(多作) 작가다. 2012년 가을 앤디 워홀 재단이 워홀의 작품 이만 점을 경매로 판다고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그가 얼마나 다작을 했는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화제를 모으는 작품들이 어떻게 이처럼 계속해서 시장에 나올 수 있을까? 기계적인 제작 방식을 써서 가능한 것이기도 하지만, 소재를 바꿔 가며 대표적 시리즈를 줄줄 쏟아 낼 정도로 그에게는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했다.
매릴린 먼로, 엘비스 프레슬리, 엘리자베스 테일러, 재클린 케네디, 말런 브랜도 등 유명인 시리즈, 죽음과 재난을 다룬 시리즈, 코카콜라, 캠벨 수프 깡통, 1달러짜리 지폐 등 자본주의 사회의 상징적 상품을 다룬 작품들과 함께 워홀의 대표적 스타일로 꼽히는 것 또 하나가 자화상이다. 서양 미술사에서 자화상을 많이 그린 작가를 꼽는다면 워홀이 빠지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자화상은 르네상스 이후 가장 중요하면서도 흔한 미술의 소재였는데, 워홀은 이 전통적인 소재를 완전히 자기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그의 자화상도 여러 버전이 있다. 이 자화상은 증명사진처럼 찍은 워홀의 얼굴 네 컷이 위에 두 장, 아래에 두 장 붙어 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구도다. 맞다. 바로 포토부스에서 동전을 넣고 찍은 사진이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의 워홀의 다른 시리즈에 쓰인 사진들은 사진을 찍은 원작자가 있다. 하지만 이 사진은 100퍼센트 기계가 찍었다. 그러니 ‘작가의 손’을 배제하고 차가운 기계 같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워홀의 콘셉트에 딱 맞는다. 선글라스를 쓰고 부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하는 것은 작가의 정체를 가리고 일부러 창의성을 배제하려는 의도다. 자화상이나 초상화는 그 모델만이 지닌 개성을 드러나게 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자화상의 전통을 깰 뿐만 아니라 미술의 독창성과 창의성에 대한 관념도 깨고 있다.
이 작품을 처음 소장한 플로렌스 배런은 미국에서 존경받는 컬렉터였다. 큰 부자는 아니었지만 남편과 함께 1960년대 초 막 시작한 젊은 팝 아트 작가들 작품을 사면서 후원했다. 한마디로 보는 눈이 대단한 컬렉터였다.
이 작품은 플로렌스 배런이 워홀에게 주문 제작한 것이다. 보통 자화상을 주문할 때는 컬렉터 자신의 얼굴을 그려 달라고 하게 마련인데, 특이하게도 플로렌스 배런은 워홀의 얼굴을 그려 달라고 주문했고, 워홀은 자신의 팝 아트 정신이 그대로 반영된 자화상을 만들어 냈다. 배런은 1963년 당시 이 작품에 1600달러(168만 원)를 지불했다고 한다. 그런데 3844만 달러(403억 3000만 원)에 팔렸으니,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가격이 엄청나게 오른 셈이다. 이 작품은 1999년 플로렌스 배런이 죽은 뒤 그의 외아들에게 상속되었고, 그 아들이 12년간 가지고 있다가 2011년 경매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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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 원화 환산 환율은 외환은행에서 제공하는 2014년 1월 1일~6월 30일의 평균환율(고시 회차 최종, 매매 기준 환율)을 따랐습니다.
글
출처
미술품 거래 역사상 가장 비싼 그림들을 정리하고 각 작품의 예술사적 가치와 비싸게 거래된 이유들을 소개한다. 등장하는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소개한 내용과 각 작..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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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자화상 –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이규현, 알프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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