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1911년 파리에서 태어난 부르주아는 남편을 따라 뉴욕으로 이주한 뒤 화가로 활동했다. 이후 여러 재료(왁스, 플라스틱, 고무, 라텍스, 천, 금속, 나무 등)들에 눈을 돌리며 초현실주의, 추상표현주의, 포스트미니멀리즘 등 20세기 미술사조의 영향을 두루 받았다. 그녀는 1940, 50년대 추상 경향의 조각품으로부터 1960, 70년대 신체의 성적(性的) 이미지들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작품 세계로 옮겨갔다. 회화, 드로잉, 판화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작품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이 조각가로서의 그녀를 가장 많이 기억한다.

1993년 부르주아는 베니스 비엔날레, 1999년 호주 멜버른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특히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1999년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으로부터 터빈홀의 조형물 제작 의뢰를 받았다.

2007년 일반인에게 공개된 이 조형물은 가로 35미터, 세로 155미터의 대형 철탑으로 〈I Do〉, 〈I Undo〉, 〈I Redo〉 세 개의 탑으로 구성됐다. 각각의 탑 안에는 어머니와 아이의 형상으로 조각된 벨 모양의 병이 설치됐다. 그녀는 관람객들이 탑 구조물 내에 제작된 나선형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서 미술관의 터빈홀에서 템스 강을 내려다보는 즐거움을 맛보게 했다. 이에 앞서 1999년에는 테이트 모던 미술관의 북쪽 외곽에 대형 거미 설치작품인 〈마망〉을 설치해 영국 사람들에게서 큰 사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