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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처음으로 추상표현주의를 이끌어 국제 미술계에서 유럽에 뒤졌던 미국의 자존심을 세워준 작가이다. 와이오밍 출신으로 뉴욕 스튜던트 리그에서 토머스 벤튼을 사사했고, 1930년경부터 표현주의적 화풍을 버리고 추상화가로 전향했다. 그 후 페기 구겐하임과 모더니즘 미술의 옹호자 그린버그의 후원 아래 격렬한 필치의 추상표현주의 회화를 시도했다. 1947년부터 바닥에 화폭을 깔고 그 위에 공업용 페인트를 뿌리는 드리핑 기법을 발휘해 일약 미국의 국민 화가로 떠올랐다.

그의 기법이 액션 페인팅으로 불리는 이유는 행위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완성된 작품보다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의 예술적 가치를 더욱 중시한 폴록의 예술관을 보여준다.

폴록은 은둔형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감정 기복이 심했으며 평생 술과 전쟁을 치르는 등 사생활에서는 그리 평탄치 않은 삶을 살았다. 그나마 1945년 예술가 리 크렌스너와 결혼하여 아내의 내조에 힘입어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피카소 이후의 최고의 스타 작가’로 불리며 부와 명성을 거머쥐었지만 술에 취해 과속으로 차를 몰다 44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뉴욕 현대미술관은 그가 세상을 떠난 해인 1956년 대규모 회고전을 비롯해 두 차례 특별전을 열었다.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도 2000년 폴록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기획전을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다.